-가벼운 무게와 높은 강성 동시에 확보
-고성능 슈퍼 스포츠카 기술력 드러내
-2025 멜버른 그랑프리 앞두고 의지 다져
호주 멜버른 그랑프리 시즌이 돌아오면서 포뮬러 1(F1) 팬들의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다. 저마다 치열한 한 해를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중인 가운데 맥라렌은 작년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우승 기세를 몰아 올해 더 큰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전매특허인 카본 파이버 기술을 바탕으로 정상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 이에 오랜 시간 맥라렌이 선도해 온 카본 파이버 기술이 레이싱카와 로드카에 적용되며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살펴봤다.
시작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라렌은 당시 세계 최초로 풀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한 F1 레이스카 MP4/1을 공개했다. 섀시 디자인은 존 바너드가 설계했으며 그 결과 기존 F1레이스카 디자인을 완전히 바꿔 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카본 파이버의 우수성은 1981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입증됐는데 맥라렌 레이싱 드라이버였던 존 왓슨이 시속 225km로 주행 중 발생한 대형 사고에서도 무사했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불과 3경기 후 왓슨은 그해 영국 그랑프리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후 1993년 맥라렌은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슈퍼카, 맥라렌 F1을 통해 카본 파이버 소재 적용을 확장했다. 맥라렌 F1은 풀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섀시를 적용한 최초의 로드카이다. 최소한의 무게로 최대의 강성을 확보했는데 실제로 맥라렌F1의 무게는 고작 1,140kg에 불과했다.
또 최고 627마력의 6.1L V12 엔진을 탑재해 강한 성능을 드러냈다. 로드카로서 전례 없는 무게 당 출력을 달성하며 지금까지 슈퍼카 엔지니어링의 한 획을 그었다. 또 맥라렌F1은 독일의 에라-레지앙 성능 시험장에서 최고속도 386.4km/h를 달성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로드카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후 맥라렌 12C는 최초의 대량 생산 풀 카본 파이버 터브 슈퍼카이다. 맥라렌 프로덕션 센터에서 생산된 로드카 맥라렌12C는 일체형 카본 파이버 터브 형태인 ‘모노셀(MonoCell)’ 타입으로 설계했다. 이 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경량화임에도 높은 강성을 지닌 점이다. 실제로 터브의 무게가 75kg에 불과하며 높은 비틀림 강성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현재 맥라렌 스파이더 제작에도 이어지고 있다. 12C 출시 이후 불과 2년 후인 2013년 맥라렌은 P1을 출시하며 카본 파이버 슈퍼카에 전성기를 이끌었다. 맥라렌 P1은 루프, 하부 구조, 루프 스노클, 엔진 흡기구 뿐 아니라 고성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필수인 배터리와 파워 일렉트로닉스 하우징까지 카본 파이버 모노케이지 구조로 통합했다. 모노케이지 전체 무게가 90kg에 불과한 P1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전동화 제품의 선입견을 깨고 진정한 경량 얼티밋 슈퍼카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2017년에는 720S에 모노케이지 II 카본 파이버 구조를 도입했다. 이는 과거 모노셀과 비교해 강성은 더욱 높고 무게는 가볍다. 특히, 루프 필러가 매우 슬림해 윈드스크린을 통해 높은 가시성을 갖췄다. 여기에 캡 포워드 콕핏 뒤쪽에 위치한 B필러와 함께 공간감도 구현했다. 참고로 모노케이지 II 구조는 750S에도 적용되고 있다.
2021년 아투라에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통합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한 맥라렌 카본 경량 아키텍처(MCLA)를 도입했다. MCLA는 아투라의 하이브리드 V6 파워트레인에 최적화 설계했다. MCLA는 이전에 개발한 모노셀 및 모노케이지 II 구조보다 경량성, 강성 부분에서 높아진 기능성을 보여준다. 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배터리에 세이프티 셀을 통합하고 터브에 추가적인 충돌 및 하중 지지 기능을 추가했다.
한편, 맥라렌의 카본 파이버 기술은 2024년 W1에 이르러 또 한 번 진화를 거듭했다. 맥라렌 W1에는 최신 카본 파이버 섀시 기술인 ‘에어로셀(Aeroshell)’을 적용했다. 이는 프리프레그 카본 파이버를 활용해 동급 대비 높은 강성을 제공한다. 특히, W1에는 맥라렌의 차세대 카본 파이버 기술인 ART 공정이 도입됐다. ART공정은 항공우주 산업 기술을 가져왔으며 더 가볍고 강한 카본 파이버 부품을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W1의 액티브 프런트 윙과 같은 핵심 부품에 적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