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유럽 땅 밟은 중국차, 다음은 한국?

입력 2025년03월27일 07시58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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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안, 샤오펑, 체리, 지커 등 몰려와

 

 1862년 중국 군대의 무기 제조로 시작한 창안자동차 소유자는 중국 정부다. 1984년 일본 스즈키와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고 2009년에는 중국 내 하페이(Hafei)와 창허(Changhe) 자동차를 인수했다. 중국에선 창안포드와 창안마쯔다 합작사로 유명하며 4번째로 큰 자동차 기업이기도 하다. 산하 브랜드로는 IT 기업 화웨이 및 배터리 기업 CATL이 개발에 참여한 전기차 브랜드 ‘디팔(Deepal)’,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 ‘아바타(AVATR)’ 등이 있다. 

 



 

 창안자동차가 주목을 끈 이유는 유럽 진출 때문이다. 올해 유럽 내 10개국에 EV 판매 계획을 밝히면서 한국 진출이 임박했다는 관전평이 나오는 중이다. 유럽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중국 자동차기업, 특히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한 곳은 어김없이 한국과 일본을 유럽 다음 시장으로 지목하고 있어서다. 유럽 내 판매를 위한 제품 인증을 획득하면 동일 차종의 경우 한국에서 별도 인증 시험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창안자동차 외에 전기차 전문 신생기업 샤오펑과 샤오미 등도 한국 진출을 저울질 중이다. 실제 샤오미는 유럽에 EV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BMW 출신 인력에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며, 일부는 한국과 일본 시장을 담당했던 경험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그룹 산하 지커는 이미 한국 진출을 확정짓고 빠른 행보로 판매를 준비 중이다. 대도시 중심으로 판매를 담당할 공식 딜러도 이미 영입했다. 비싼 가격에 대한 시장 예측이 엇갈리지만 필요하면 일부 커넥티드 기능을 삭제하는 대신 가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아무리 자율주행 기능이 뛰어나도 한국에선 여전히 절대적 기능이 아닌 탓이다.

 

 이미 유럽에 진출한 체리자동차도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인다. KGM과 기술 파트너십을 맺은 만큼 KGM 판매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된다. 인증에 필요한 추가적인 기술적 도움은 KGM으로부터 받으면 된다. 세단 제품의 라인업이 부족한 KGM도 체리의 세단형 전기차를 전시장에 투입하면 오히려 시너지가 발휘된다. 

 

 케이블을 통한 외부 전원 충전은 물론 충전된 배터리로 손쉽게 교체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중국 전기차 전문기업 니오(NIO)도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니오가 주력하는 배터리 교체 시설 구축을 위해 한국 내 파트너기업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제품 가격 부담을 상쇄하려면 이용 과정에서 최대한의 편의성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배터리 교체 시설에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럽 내 인증을 마친 전기차 전문 스타트업 샤오펑도 한국 진출 계획을 확정했다. 올해 안에 한국 내에 완성차 수입을 위한 법인 설립을 마치고 제품 인증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샤오펑은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스타트업의 장점을 살려 올해 안에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내년 1분기 중에 제품을 소비자에게 인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일부 국내 판매사와 여러 경로를 통해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YD를 필두로 다양한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유럽 다음의 시장으로 한국을 지목하며 앞다퉈 진출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그러자 중국 전기차의 공세를 막으려는 정부의 비규제 장벽도 점차 높아지는 중이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충전기에 배터리 정보를 보내야 한다는 규정을 신속하게 도입했고, 중국이 주력하는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의 보조금 또한 계속 줄이는 추세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형에는 NCM 배터리를 장착하거나 서둘러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충전기에 배터리 정보를 보내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사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한국 진출은 이제부터가 본격 시작이다. 중국 내수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들 간의 총성 없는 전쟁이 한국에서 재현되는 형국이다. 일부에선 이들의 경쟁 상대로 국내 시장 지배력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 등을 지목하지만 실질적인 경쟁은 그들 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 기업 간 경쟁이 한국에서 확대될수록 국내 기업은 그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가기 마련이다. 국내 기업들로선 상대해야 할 중국 전기차가 많아지는 게 부담이다. 한국을 전기차 전쟁터로 삼으려는 중국 기업 간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재용(공학박사,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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