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美 자동차 관세 유예, 대한항공에 기회가 될까?

입력 2025년04월16일 11시0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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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업계, 부품 조기 운반 위해 항공 활용할수도
 -미국 화물 노선망 촘촘한 대한항공에는 단기 호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회사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자동차 분야 관세를 일정 시간 유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세를 바꾼건 다분히 정치적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판단이 먼저다. 그리고 관세 유예가 시행된다면 이른바 '무관세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물량을 미국으로 선적해두는 게 유리하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전자부품처럼 단가가 높고 시급성이 따르는 품목일수록 전략적 조기 출하가 요구된다.

 

 선택지는 둘 뿐이다. 선박이냐, 항공이냐. 단가 대비 물류비가 낮은 선박을 이용하고, 고부가가치와 시간에 민감한 화물은 항공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선박은 운항 시간도 길 뿐더러 통관에 걸리는 시간도 길다. 부산항에서 로스엔젤레스까지 배로 이동한다면 14일,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동부라면 30일 가까이 걸린다. 

 

 결국 관세 유예라는 시간 제한 상황에서 빠르게 주요 부품을 조달하려면 미국 주요 공항까지 하루 이틀이면 연결되는 항공 운송이 유일한 해법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고운임이 부담되더라도 시간의 가치는 그보다 크다. 실제로도 2019년 미중 무역 갈등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관세 부과를 앞두고 동아시아의 기업들이 대거 항공 화물 수출에 나선 것. 

 


 

 대체로 이런 수요는 짧고 강하게 몰린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높은 운임을 동반하며 항공사 실적에는 분명한 영향을 남길 수 밖에 없다. 결국 화물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이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미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화물노선망을 촘촘하게 갖추고 있고 전세기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데다 벨리카고 확보 능력도 뛰어나다. 

 

 관건은 구체성이다. 유예 품목의 범위, 실제 시행 시점, 정치적 연장 가능성 등 모든 요소가 가변적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수출을 준비 중인 기업 입장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게 더 큰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가 최종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항공 화물업계는 한시적 특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대한항공처럼 북미 노선에 강점을 가진 항공사들은 단기적으로 고수익 구간을 운용하며 수익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물류는 언제나 누가 먼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수익 구조가 갈리는 시장이다. 트럼프의 관세 유예 발언은 단지 정책 이슈가 아니라 바로 지금 움직이는 자에게 기회를 주는 실시간 신호일지도 모른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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