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부터 최신 SUV까지 갖춰
-센추리 57년 역사 한자리에
토요타가 23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개막한 '2025 상하이오토쇼'에서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 '센추리'의 역대 라인업을 대규모로 전시했다.
'일본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센추리는 토요타가 일본 왕실을 비롯한 최고위층을 위해 개발한 럭셔리카로 현지에서는 렉서스보다 더 고급으로 치고 있는 브랜드다. 이날 토요타는 현장에서 57년에 걸친 브랜드의 진화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최초의 센추리다. 1967년 데뷔 당시 일본 최고의 장인 기술을 집약해 만들어졌고 왕실과 최고위 경제인사들의 전용 차로 사용되며 신화적인 지위를 얻었다. 30년 동안 단 한 번의 세대 교체 없이 세 차례 페이스리프트만 거치며 판매된 차로 가장 오랜 기간 단일 세대로 생산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1997년 등장한 2세대 센추리는 일본차로선 최초이자 유일하게 V12 엔진을 탑재했다. 당시 수프라에 탑재하던 2JZ 엔진을 이어붙여 제작한 형태로 제원상 280마력을 냈지만 실제 성능은 이보다 더 높았다는 후문이다. 12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극도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세대다.
3세대 센추리는 전동화 흐름을 반영했다. 엔진은 5.0ℓ V8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실내는 최고급 울트라 스웨이드와 천연 가죽, 일본 전통 수공예 목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탑승자에게 '움직이는 정원'과 같은 평온함을 제공한다. 여전히 소수 생산 방식을 고수해 토요타 내에서도 특별한 전용 생산 라인에서만 제작되고 있다.
최근에는 센추리 SUV가 추가되며 센추리 브랜드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도 이날 가장 많은 관심을 얻은 차이기도 하다. 핵심은 2열이다. 최대 75도까지 개방되는 도어를 비롯해 슬라이딩 도어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시트는 독립식으로 구성되어있고, 뒤쪽으로는 파티션을 추가해 적재 공간과 승객석을 분리했다. 플랫폼은 토요타의 최신 아키텍쳐 TNGA-K를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3.5ℓ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과 무단변속기가 결합된다.
센추리는 기술 혁신보다는 변치 않는 가치와 품격을 우선시하는 독특한 제품이다. 자주 바뀌지 않는 디자인, 여백을 살린 실내 구성, 그리고 무엇보다 탑승자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설계 철학은 센추리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왔다는 평가다.
토요타는 이번 상하이오토쇼에서 과거와 현재를 함께 선보이며 자신들만의 '럭셔리의 본질'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최신 전기차가 쏟아져나왔던 현장 속에서 센추리가 돋보였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