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소형 전기 SUV도 BMW답게'..iX2 e드라이브20

입력 2025년07월01일 09시4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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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해치 연상시키는 운전의 즐거움 선사해
 -전기차일 뿐, 운전 재미는 X2와 다를 바 없어
 -풍부한 디지털 기능도 만족감 높이는 요인

 

 전기차 시대는 많은 걸 바꿨다. 대부분이 비슷한 출력과 정숙성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자신들만의 가치를 드러내는 차들은 분명히 있다.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내세우는 BMW가 그 중 하나다. 그리고 이 같은 면에서 iX2는 전동화 시대의 BMW식 해법을 보여준다. 작지만 단단하고 조용하지만 날렵하다. 그리고 마치 핫해치를 몰듯 유쾌하게 움직인다. 

 


 

 ▲디자인&상품성
 시선을 단번에 잡아끄는 스타일이다. 단정하게 조율된 쿠페형 SUV 실루엣과 날렵한 앞모습, 그리고 대담하게 조형된 공기흡입구는 단지 귀엽기만 한 소형 전기 SUV가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특히 전면부의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와 내부에 고유 무늬를 새긴 키드니 그릴 조합은 BMW 특유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루프라인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리어 스포일러와 만난다. 쿠페형 SUV라는 장르가 지닌 우아함과 스포티함이 적절히 섞인 모습인 데다, 그 옛날 3시리즈 해치백에서 봤던 것 같은 위트있고 스포티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여기에 M 전용 사이드 스커트, 19인치 더블 스포크 휠까지 더해지며 역동적인 느낌은 더욱 강해진다. 

 



 

 백미는 뒤태다. 과감하게 돌출시킨 휠아치가 근육질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쿠페형 SUV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형 스포일러를 더해 역동적인 매력을 나타낸다. 그 어떤 라인업과도 닮지 않은 유니크한 테일램프도 X2만의 매력 중 하나다. 

 

 실내는 디지털화가 한층 진척된 모습이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있다. BMW 최신 운영체제인 OS9이 탑재돼 응답성이 빠르고 터치 기반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다. 굳이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다양한 콘텐츠 앱이 차 내에서 바로 실행된다.

 





 

 이외에도 M 스포츠 가죽 스티어링 휠, 무선 충전 트레이,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등 각종 편의 기능이 잘 짜여져 있다. 탑승자의 감각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2열 거주성은 무난하다. 잠시 누군가를 태워 이동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다만 헤드룸이 조금 부족하고 등받이 각도는 예상보다 조금 더 서 있는 편이다. 

 

 ▲성능

 iX2 e드라이브20은 전륜에 싱글 전기모터를 얹었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5.5㎏∙m로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8.6초 만에 도달한다.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평범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체감은 다르다. 시속 30㎞부터 90㎞ 구간까지 이어지는 일상적인 재가속 상황에서의 응답성과 가속력이 놀라울 만큼 즉각적이다. 전기차 특유의 토크 전달력과 BMW 특유의 주행세팅이 만나면서 가볍고 경쾌한 주행 감각을 만들어낸다.

 

 패들시프트를 길게 당겨 부스트 모드를 활성화 시키면 체감 출력은 더욱 강해진다. 동급 경쟁차들에서 볼 수 없는 X2만의 포인트로 어필할 수 있겠다. 

 

 핸들링 감각은 SUV보다는 해치백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차체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응답성은 더욱 날카로워지며 서스펜션은 노면 정보를 더 세밀하게 전달한다. 전기 SUV라고 해서 재미를 포기한 건 절대 아니다.

 


 

 전기차여서 무게중심이 낮은 전기차 특성상 가솔린 버전의 X2보다는 더 안정적인 느낌을 보여줄 줄 알았다. 완벽한 오판이었다. X2에서 느꼈던 것 처럼 스포츠 모드에서는 급격한 차선변경과 코너링 시 뒤가 살짝 흐르는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바퀴를 굴리는 에너지원만 다를 뿐 BMW의 주행 감각은 일관되어있다는걸 보여주는 순간이다. 

 

 주행 모드를 이피션시로 바꾸면 승차감은 부드러워지고 에너지 소모는 줄어든다. 전기차로서의 본분도 충실히 수행한다. 그렇게 64.7㎾h 배터리를 알뜰히 쓰면 인증 주행거리인 350㎞ 이상도 거뜬히 주행할 수 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도 만족스럽다. 정차 후 재출발 기능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후방 충돌 경고 기능 등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프로페셔널은 제법 똑똑하게 반응한다. 주행중 끼어드는 차가 있어도 차간거리를 점진적으로 벌려나가는 한편 차간 거리를 다시 좁힐 때에도 운전자를 놀래키지 않는다. 

 


 

 ▲총평
 iX2는 좋은 의미로 볼 때 단순한 전기차 버전의 X2다. 전기로 움직여서 더 효율적일 뿐 탄탄하고 뛰어난 주행감각은 전기차라고 해서 유별나지 않다. 그게 전기차건 가솔린 엔진차건 BMW를 선택하는것이라는 메시지를 아주 일관되게 전달한다. 시속 100㎞까지 3초만에 주파하는 폭발적인 성능을 원한다면 이 차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상과 성능을 조율하면서도 재미있는 전기차를 찾고 있다면 iX2는 그 해답임이 분명하다. 

 

 가격은 6,470만 원. 선택지가 꽤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 단순하게 디자인만 보고 '작은 X6' 같은 수식어로 설명할 수 없다. 작지만 꽤나 진지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달릴 줄 안다. 그리고 이건 BMW여서 가능한 일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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