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강성..로터스의 '뼈대 자신감'

입력 2025년07월29일 09시46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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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부 배터리 통합 구조 적용해 강성 높여
 -강성, 효율, 안전성 등 세 마리 토끼 잡아

 

“차체 강성이 이전 세대보다 20% 향상됐습니다.”

 


 

 신차 출시 보도자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장이다. 여기서 말하는 ‘차체 강성’은 자동차 뼈대의 견고함을 의미하며 주행 안전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강성이 높을수록 차체의 비틀림이나 뒤틀림이 줄어들어 고속주행과 코너링 시 차체가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하고 충돌 안전성도 크게 향상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공개하는 ‘차체 강성’ 수치는 대개 ‘비틀림 강성(Torsional Stiffness)’이다. 이는 차체를 1도 비틀기 위해 필요한 회전력(Nm/deg)을 수치화한 것으로 쉽게 말해 물수건을 쥐어짜듯 차체 좌우에 부하를 가해 뒤틀릴 때 저항하는 능력을 나타낸다. 비틀림 강성 수치가 높을수록 차체가 단단하다는 의미이며, 핸들링 정밀도, 서스펜션 응답성, 주행 안정성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보다 훨씬 무거운 배터리와 전기모터 등 구성 부품을 탑재하기 때문에 차체 강성이 더욱 중요하다. 고급 전동 SUV의 예로는 랜드로버가 최근 공개한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PHEV’가 있다. 이 차량은 이전 세대 대비 35% 향상된 3만3,000Nm/deg의 비틀림 강성을 갖췄다고 발표하며 주행 품질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플래그십 세단의 사례도 있다. 2000년대 초 등장한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 페이톤이 주인공이다. 폭스바겐은 이 과정에서 비틀림 강성 3만7,000Nm/deg라는 전례 없는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경쟁 모델들이 2만5,000Nm/deg 내외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였다. 다만 이로 인해 제조원가가 급증해 시장성은 제한적이었다.

 

 차체 강성은 높을수록 좋지만, 무조건 수치만 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보강 구조물과 고강도 소재를 사용하면 차체 중량이 늘고, 이는 연비나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차의 성격에 맞춰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로터스는 강성과 경량화, 효율성을 모두 충족시킨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터스의 전기 SUV 엘레트라와 전기 세단 에메야는 무려 4만1,200Nm/deg에 달하는 비틀림 강성을 기록했다. 이는 양산 전기차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동급 럭셔리 전기 세단들의 평균 수치(3만5,000Nm/deg 내외)를 크게 상회한다. 애스턴마틴 DBX(3만4,000Nm/deg), 폭스바겐 그룹의 MLB-에보 플랫폼 기반 SUV들(3만7,000~3만9,000Nm/deg)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비결은 전기차 전용 EPA 플랫폼에 있다. 단순히 배터리를 바닥에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를 차체 구조의 일부로 통합해 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하부 구조와 일체화된 배터리 팩은 차체 뒤틀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동시에, 무게 중심을 낮추고 공간 효율도 끌어올린다.

 

 여기에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과 로터스의 경량화 기술이 결합되면서 무게 증가를 억제하고 주행 효율성도 확보했다. 셀을 중간 모듈 없이 곧바로 팩에 통합하는 셀투팩 배터리 기술도 적용됐다. 이 기술은 공간 효율과 무게 최적화는 물론, 충돌 시 배터리 보호 성능까지 강화해 준다.

 

 로터스는 극한 상황에서도 배터리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통과했다. 섭씨 1,000도 내열 실험, 바닷물 침수, 정면·측면·하부 충돌 등 고강도 실험에서 배터리 작동과 전원 유지가 모두 확인됐다. 항공기 등급의 단열재, 능동형 열관리 시스템, 고강도 빔 구조 등 첨단 안전 설계와 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BMS까지 더해져 주행 중이나 충전 중에도 안정성이 보장된다.

 

 한편, 로터스는 최근 엘레트라와 에메야의 2026년형 라인업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 주행 성능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모델명 ‘600’, ‘900’ 체계를 도입하고 일부 트림은 2,000만 원 이상 가격이 인하됐다. 인텔리전트 글라스 루프, 스포츠 페달, KEF 오디오 시스템 등 고급 기능도 기본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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