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브랜드의 압도적인 성장세 주목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신선한 매력 키워
2025년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인 반등 흐름을 보이며 정체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국내 시장 역시 소비자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테슬라·폴스타·BYD와 같은 브랜드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띈다.
테슬라의 올해 1~7월 국내 누적 판매량 2만6,569대를 기록하며 수입 전기차 전체 판매량(4만2,613대)의 62.3%를 차지했다.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BYD 역시 7월 한 달간 292대를 판매해 전월 대비 약 30% 성장했다. 특히, 폴스타는 같은 기간 1,609대를 판매해 지난해 대비 301% 성장하며 괄목할 만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브랜드들의 성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 전반의 확대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등록된 전기차는 총 11만8,7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47.3% 증가했다. 이는 휘발유, 디젤 등 다른 파워트레인 차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전기차만 판매하는 브랜드와 함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판매하는 브랜드로 양분되어 있다. '독삼사'로 대표되는 벤츠, BMW, 아우디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같이 양산하는 반면, 테슬라와 폴스타, BYD 등은 국내에서 전기차만을 선보이는 중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시장에서조차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전기차 시장이 생각만큼 성장하지 못하자 내연기관차 브랜드들이 잠시 숨을 고르며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내연기관차 판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5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1위는 BYD(158만 대)다. 2위는 폴스타를 소유하고 있는 지리(79만 3,000대), 3위는 테슬라(53만 7,000대)로 나타났다. 그 뒤를 볼보, 상하이자동차, 창안자동차, 현대·기아 등이 뒤를 이었으며 '독삼사' 중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어간 브랜드는 BMW뿐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전문 브랜드들의 상승세에 대해 기존 내연기관차 브랜드와 차별화된 전략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특징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에서 찾을 수 있다. 북미 외 지역에서 기능이 제한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오토파일럿과 FSD로 대변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소프트웨어만으로 전기차의 성능, 안전, 주행 특성, 서비스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것도 테슬라 전기차만의 특성이자 강점이다.
폴스타 역시 고급화 전략과 퍼포먼스를 내세워 주목을 이끌고 있다. 폴스타 4는 통풍 및 마사지 기능과 하만카돈 헤드레스트 스피커가 통합된 나파 가죽, 일렉트로크로믹 글래스 루프 등의 고급 기능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폴스타 4 롱레인지 듀얼모터(LRDM)는 544마력의 최고출력, 686Nm의 최대토크, 시속 100㎞까지 3.8초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를 처음 경험하는 소비자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세팅된 주행 질감은 또 다른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폴스타의 이러한 전략은 퍼포먼스와 주행 감성을 모두 중시하는 프리미엄 전기차 소비층을 성공적으로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BYD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아토 3는 3,000만 원 초반대 가격임에도 통풍 시트, 어라운드 뷰 등의 주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최근 국내 판매를 시작한 씰 또한 530마력이 넘는 고출력을 가졌음에도 4,69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 기준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비와 가격 경쟁력이 우선순위였지만 이제는 브랜드 철학, 디자인 완성도, 주행 감성까지 함께 평가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국내 출시 직후부터 꾸준한 호응을 얻어 누적 판매 2,000대를 넘기고 현재 출고 대기만 3~5개월에 달하는 폴스타 4의 인기는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점차 ‘실용성’에서 ‘경험 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