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 대신 브레이크, 하부 보호 위한 접근법 내놔
-초기 출원단계..상용화는 아직 미지수
차체가 낮은 슈퍼카는 과속 방지턱이나 주차장 진입로 등에서 하부 손상 위험이 크다는 점이 공통된 문제다. 이런 가운데 페라리가 문제의 해결책을 내놔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는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전면 스플리터와 같은 하부 파츠 손상을 막기 위한 자동 제동 시스템(US-2025/0249877 A1) '을 특허 출원했다.
사실 이 같은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페라리는 이미 프론트 액슬 리프트 기술을 통해 차체의 앞부분을 물리적으로 들어올려 장애물을 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번 특허는 차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 대신 차를 자동으로 멈춰 세우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번 특허의 핵심은 전방 센서가 물체의 높이를 감지하고 이를 차의 지상고와 비교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장애물이 있다는 사실만 인식하는 기존 자동 긴급 제동(AEB) 시스템과 달리 차체와 상대적 높이를 따져 실제 손상 위험을 판단하는 것. 위험이 감지되면 경고음으로 운전자에게 해당 사실을 먼저 알리고 대응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감속 및 제동하는 방식이다.
페라리는 출원 문서를 통해 "해당 기술은 스플리터를 비롯한 차체 하부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주차와 같은 저속 상황에서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자동 제동 시스템과의 차별점도 눈에 띈다. 주행속도를 사전에 파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센서가 두 지점 간 거리를 측정해 자체적으로 속도를 계산하고 반응하는 구조인 만큼 단순 경고음을 넘어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했다.
다만 안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비닐봉지나 휴지심 같은 가벼운 물체에도 차가 급제동할 경우 오히려 뒤차와의 추돌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값비싼 카본 파츠를 보호하려다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이번 특허는 출원 단계에 그쳐 있는 만큼 실제 양산차 적용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차체가 낮은 슈퍼카 특성상 향후 상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