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석현 VS사업본부장 컨퍼런스 연사 나서
-"자동차, 바퀴 달린 생활 공간 만들겠다"
LG전자가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시대를 겨냥한 독자 플랫폼과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 한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컨퍼런스에서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바퀴 달린 생활 공간으로 재정의하겠다”며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는 ‘차 내 경험의 재정의: 왜 콘텐츠 생태계가 중요한가’다. 은 본부장은 “LG전자는 헤드유닛, 디스플레이, 커넥티비티 등 전장 부품 전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70년 가까이 가전과 IT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 중심의 경험을 구현해 차를 생활의 일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자동차용 웹 OS 기반 독자 콘텐츠 플랫폼이다. 이는 전 세계 2억4,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 TV에 탑재된 웹 OS의 경험을 차량으로 확장한 것으로, 집에서 즐기던 OTT와 디지털 서비스를 차 안에서도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와 탑승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티빙, 웨이브 등 글로벌 인기 콘텐츠를 차 내 디스플레이에서 즐길 수 있으며, LG전자의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LG채널’도 지원된다. 연말까지는 라쿠텐TV, 조인, 유넥스트 등 글로벌·로컬 스트리밍 서비스도 합류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엑스박스와 줌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포르자 호라이즌 5’와 같은 최신 게임을 차 안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고, 줌은 자동차용 웹 OS에 네이티브 앱으로 탑재돼 이동 중에도 화상회의를 가능케 한다.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자동차를 업무와 협업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도다. 은 본부장은 “2030년까지 누적 2,000만 대에 웹 OS 플랫폼을 공급해 글로벌 SDV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안전과 연결성 분야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카메라로 탑승자의 행동을 분석해 사고를 예방하는 인캐빈 센싱 기술, 그리고 차량과 외부를 연결하는 텔레매틱스가 대표적이다. 2003년부터 텔레매틱스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보안 안정성에 대한 국제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획득했고, 글로벌 시장조사에서도 1위를 지켜왔다. 은 본부장은 “엔터테인먼트와 안전, 연결성을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을 완비해 SDV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은 ‘LG 알파웨어(LG αWare)’라는 통합 솔루션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알파웨어는 웹 OS 기반 콘텐츠 플랫폼을 포함한 플레이웨어, 증강현실·혼합현실을 활용한 길 안내 메타웨어, AI 기반 인캐빈 센싱을 지원하는 비전웨어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과 협력해 하나의 운영체제로 차량 내 여러 디스플레이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동시 다중 사용자(CMU)’ 솔루션도 선보였다.
한편, LG전자의 노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 GM으로부터 ‘최우수 크리에이티비티 팀’에 선정된 데 이어, 모터트렌드가 주관하는 ‘2025 SDV 이노베이터 어워즈’에서도 수상하며 SDV 혁신 리더십을 입증했다. 은 본부장은 “LG전자는 가전과 IT에서 쌓아온 경험을 모빌리티로 확장해 소비자 경험을 혁신하고, 글로벌 SDV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독일(뮌헨)=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