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크게 오르며 전기차 판매 기대감 ↑
-인스터, EV3 등 합리적 가격, 우수한 상품성 인기
현대차·기아가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선다. 유럽 내 수요가 높은 소형 세그먼트를 바탕으로 전동화 파워트레인 우수성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유럽 시장에서 준수한 전기차 판매를 기록하며 관심을 높이고 있다. 회사가 공개한 연도별 유럽 전기차 판매를 살펴보면 현대기아는 올해 7월까지 총 10만6,716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46%나 성장했다. 반기별로 쪼개 봐도 격차는 상당하다. 24년 상반기 6만2,000여대 수준이었는데 올해 상반기는 9만대를 훌쩍 넘기며 순항 중이다.
이 같은 성장에는 보급형 전기차의 활약이 컸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인스터와 기아 EV3다. 먼저, 인스터는 유럽 진출과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1만2,000여대를 훌쩍 넘겼고 코나 EV의 1등 자리를 넘보기 직전이다. 또 EV3는 3만4,000여대를 기록하며 유럽 내 판매중인 기아 전체 전기차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에서 소형 전기차가 잘 나가는 이유는 먼저, 도시 구조와 주행 환경에 있다. 유럽 주요 도시들은 도로가 좁고 주차 공간이 제한적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차체가 작고 기동성이 좋은 소형차가 훨씬 유리하다. 장거리보다는 출퇴근·근거리 주행 중심이라 대형 전기차보다 소형 EV가 적합한 것. 이는 인스터와 EV3 판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가격 경쟁력도 꼽힌다. 유럽 소비자는 친환경차에 관심이 많지만 여전히 가격에 민감하다. 인스터, EV3 같은 보급형 전기차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접근성이 높아 고가 전기차보다 시장 확대에 유리하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현실도 주효했다. 유럽의 충전 인프라는 확충 중이지만 아직 국가별·지역별로 불균형이 있다. 소형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중대형 EV보다 작아 충전 시간·비용 부담이 적고 일상 충전에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포지셔닝과 이미지다. 현대차·기아는 유럽에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를 바탕으로 실속·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층에 잘 맞아 소형 EV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차가 인스터와 EV3다. 그만큼 유럽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자동차 흐름에 능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소형 세그먼트의 상승폭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상품구성, 오랜 시간 쌓아온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 등을 비춰볼 때 유럽서 전기차 판매는 순항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대내외 변수가 혼재되어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며 “하반기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유럽 소비자 개개인의 입맛에 맞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독일(뮌헨)=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