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입증한 국민 세단, 현대차 쏘나타의 40년 역사 – ①

입력 2025년10월19일 09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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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부터 4세대까지의 발전 과정 소개
 -열정과 노력의 산물, 국산차 역사 속 이정표

 

 쏘나타는 현대차의 핵심 제품으로 지난 40년간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1세대부터 8세대까지, 쏘나타가 이룩한 기술적 도약과 경쟁력을 증명한 일대기를 살펴봤다.

 



 

 1985년 11월, 현대자차의 첫 번째 쏘나타가 등장했다. 이는 한국 중형차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쏘나타 신화’의 시작이었다. 이후 쏘나타는 지난 40년간 여덟 번의 세대교체와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거듭하며 글로벌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쏘나타가 쌓은 기술적 성과는 곧 ‘최초’와 ‘최고’를 향한 도전의 기록이었다. 또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꽃 피운 여정이라고 평가받는다. 

 

 쏘나타의 기술 수준은 점진적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1세대부터 4세대 쏘나타까지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기술과 개념을 소개하고 세계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먼저, 1세대 쏘나타(1985~1988)는 국산차 최초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이를 바타으로 한국 중형차 시장의 ‘고급화’를 선도했다. 

 

 ‘처음 경험하는 기술’의 대중화를 추구해 전 국민의 자동차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국산 중형차로서는 파격적인 2.0ℓ 엔진과 국산차 최초의 4단 자동변속기를 선택으로 제공해 동급 최고 수준의 파워트레인 상품성을 갖춘 점이 대표적이다. 참고로 당시 국산 중형차에는 3단 자동변속기나 4단 수동변속기가 보편적이었다.

 

 여기에 트립컴퓨터, 파워 윈도, 파워 스티어링을 기본화 하는 한편, 크루즈 컨트롤, 전동식 시트 조절(운전석/뒷좌석), 전동식 사이드미러 조절 등 ‘국산차 최초’ 기능을 대거 적용했다. 이는 상위 차종이었던 그라나다에도 없던 고급 품목이었다. 

 



 

 2세대 쏘나타(1988~1993)는 현대차의 북미 수출 전략 제품으로 개발했다. 특히, 선진 시장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디자인, 기술, 상품성 등 전반에서 혁신적인 도약을 시도했다. 미국 수출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캐나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며 현대차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담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서는 국제적 감각의 자동차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 차는 첫인상을 좌우하는 외관부터 진일보했다. 1980년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빠르게 반영한 것. 공기역학적 유려함과 세련된 조형미로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처럼 수준 높은 디자인은 현대차 디자인실에서 주도해 완성한 것이었다. 이는 2세대 쏘나타에서 주목할 기술 성과 중 하나로 디자인 개발 기술 내재화에 대한 현대차의 집념을 보여준 사례였다. 더불어 당시 현대차의 디자인 개발 역량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플랫폼도 새로웠다. 198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는 주행 성능, 실내 공간, 연료 효율 등에 유리한 전륜구동 플랫폼이 최신 기술로 떠올랐다. 흐름에 맞춰 2세대 쏘나타도 전륜구동 플랫폼을 채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까지 구현해 안락한 패밀리 세단의 성격을 강조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 모델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주요 장점으로 내세울 만큼 경쟁력이 높았다.

 





 

 2세대 쏘나타의 개발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컴퓨터(CAD 프로그램)를 활용해 자동차 제작 기술을 보다 고도화한 점이었다. 단순 설계에 CAD를 적용한 것은 소형차 엑셀이 먼저였지만 차체 구조 설계까지 CAD를 사용한 것은 2세대 쏘나타가 처음이었다.

 

 이 외에도 연료를 보다 정밀하게 분사하는 전자식 연료분사 방식 MPi 엔진(1.8ℓ, 2.0ℓ, 2.4ℓ, 3.0ℓ)을 탑재해 성능, 연비, 배기가스 등을 개선했으며, LCD 계기판, ABS 등 첨단 기능 적용으로 글로벌 제품과 동등한 경쟁 기반을 마련했다.

 

 3세대 쏘나타(1993~1998)는 새로운 플랫폼, 높아진 파워트레인, 안전 기술까지 고루 갖추며 ‘국민 중형 세단’의 표준을 제시했다. 새로 설계한 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 크기를 키워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우수한 승차감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여기에 댐퍼 감쇠력을 다단계로 조절하고 가·감속 시 평형성을 유지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ECS)도 국산 중형차 최초로 선보였다.

 

 파워트레인 역시 대폭 개선했다. 1990년대 들어서 DOHC 엔진 기술이 대중화됨에 따라 3세대 쏘나타에도 1.8ℓ DOHC 엔진을 새로 추가하고 기존 2.0ℓ DOHC 엔진의 출력을 강화하는 등 상품성 개선에 나섰다. 특히 ,최고출력 146마력의 2.0ℓ DOHC는 국산 동급 중형차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이었다.

 



 

 안전 기술도 발전했다. 미국 자동차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운전석 에어백을 적용하는 한편, 앞·뒤 도어 내부에는 사이드 임팩트 바로 충돌 안전성을 강화했다. 이 같은 상품성 개선에 힘입어 3세대 쏘나타는 1995년 국내에서 19만4,791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단일 차종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3세대 쏘나타가 ‘국민 중형차’로 기억되는 이유다.

 

 4세대 쏘나타(1998~2004)는 현대차 기술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제품이다. 파워트레인부터 플랫폼까지 모든 부문에서 현대차 독자 기술로 완성한 첫 중형차이기 때문이다. 엔진은 기존 1.8ℓ, 2.0ℓ, 2.4ℓ 외에 현대차의 베타 엔진(4세대 쏘나타 부분변경 기준 1.8ℓ, 2.0ℓ LPG 탑재)과 델타 엔진(2.5ℓ, 2.7ℓ)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현대차 자체 개발 전자식 4단 자동변속기와 CVT를 탑재해 현대차 순수 파워트레인 적용 제품으로 의미를 더했다.

 

 높아진 주행 품질도 만족도를 높였다. 독자적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더블 위시본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채택해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균형 있게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후 현대차의 중형 플랫폼은 3세대 그랜저, 트라제 XG, 1세대 싼타페 등 중대형 차종의 기술적 기반이 됐다.

 



 

 품질 부문에서도 한 단계 도약했다. 2004년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기관 J.D. 파워의 신차품질조사 중형차 부문 1위를 기록하며 품질 경쟁력을 객관적인 지표로 인정받았다. 이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경영 체계’를 본격 도입함으로써 세계 무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었다. 이 외에 4세대 쏘나타는 국산차 최초로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을 탑재해 ICT 기술과의 융합을 선보였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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