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고귀한 컴팩트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 P250

입력 2025년11월07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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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결한 구성, 세련된 디자인 특징
 -레인지로버의 고급스러운 감각 인상적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등장과 동시에 높은 주목을 받았다. 컴팩트한 사이즈에서 오는 기동성과 고급 감각을 품어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했고 이는 높은 소비자 반응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라이벌의 등장과 큰 차 열풍이 불면서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 것도 사실이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랜드로버는 상품성을 높인 2세대 부분변경을 선보였다.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능 위주로 다듬은 것이 특징이다. 여전히 시장 경쟁력을 갖고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확인해봤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언제나 아름답다. 이상적인 비율을 갖고 있고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단번에 “이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레인지로버 시리즈 특징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각이 살아있는 얇은 헤드램프와 그릴이 대표적이다. 가장 최신 무늬를 집어넣어 패밀리-룩을 맞췄고 보닛에 붙은 레터링도 자부심을 높인다. 범퍼 양 끝에는 골드 색상의 가로-핀 장식을 넣어 멋도 부렸다. 


 한 체급 위인 벨라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 외에도 차체 컬러와 유광 블랙을 적절히 섞은 공기 흡입구를 비롯해 펜더와 보닛 장식까지 전부 완벽하다. 19인치 휠은 차분한 감각에 초점을 맞췄고 두툼한 타이어 사이즈가 맞물린다. 

 

 공기역학을 고려할 숨겨놓은 플러쉬 타입 도어핸들과 윈도우 몰딩이 없는 매끈한 벨트라인 등 섬세한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이고 차는 매우 깔끔한 인상을 전달한다. 이보크는 길이 4,371㎜, 너비와 높이는 각각 1,904㎜, 1,649㎜이며 휠베이스는 2,681㎜다. 국산 준중형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1세대와 비교해도 크게 커지지 않았다. 차의 정체성을 온전히 지켜간다는 점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앞뒤 오버행이 짧고 휠베이스가 길어 독특한 비율을 연출하는데 안정적이고 듬직할 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에서도 이점을 보인다. 뒤는 테일램프 크기를 줄이고 가로로 확대했다. 모던한 이미지를 살렸으며 다른 레인지로버 시리즈들과 맥을 같이한다. 작은 뒷 유리창과 과감하게 두른 유광 블랙 장식의 조화도 만족스럽다.

 












 부분 변경으로 오면서 크게 바뀐 부분이 바로 실내다. 송풍구와 풀 디지털 계기판 주변은 기존과 동일 하지만 이를 제외한 센터페시아, 센터터널은 전부 뜯어 고쳤다. 먼저, 위아래로 나눠져 있던 화면을 하나로 합쳤다. 플로팅 타입의 11.4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이다. 여기에 피비-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맞물리는데 단 두 번의 터치로 기능의 90%를 다룰 수 있다. 그만큼 직관적이고 조작이 쉽다. 

 

 오프로드 주행 시 도움을 주는 그래픽도 정교하고 화려하다. 자주 사용하는 공조장치는 양 끝에 붙박이로 마련했다. 다만, 기본으로 제공하는 티맵 내비게이션은 속도가 조금 느려 아쉽다. 사실상 화면 하나로 차의 모든 기능을 다룰 수 있다 보니 센터터널은 무척 깔끔해졌다. 앙증맞게 생긴 작은 변속 레버를 제외하면 그 어떠한 버튼도 볼 수 없다. 

 

 전부 수납함이며 크고 깊어 쓰임새가 좋다. 편의품목은 차고 넘친다. 사이즈가 커진 헤드업 디스플레이, 실시간 공기청정 기능, 열선 및 통풍시트, 파노라마선루프, 디지털 룸미러 등이 전부 기본이며 무드등의 범위도 더 넓어졌다.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은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 역시 큰 만족을 준다. 


 2열은 차의 크기를 고려하면 제법 좋은 공간이 나온다. 특히, 레그룸이 넓은 편인데 확실히 긴 휠 베이스의 혜택을 받았다. 다만, 가운데 턱은 높아 성인이 안기에는 다소 불편할 듯하다. 질이 좋은 가죽시트를 비롯해 전용 송풍구와 공조장치, 열선시트, 컵홀더 겸 팔걸이 등 필요로 하는 편의 기능도 알차게 들어있다.

 











 

 ▲성능
 국내에서 신형 이보크는 직렬 4기통 2.0ℓ 인제니움 가솔린 터보 단일 트림으로 판매한다. 정확한 명칭은 P250이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최고출력 250마력(제원표상 249마력), 최대토크 37.2㎏∙m를 발휘한다. 여기에 ZF 9단자동변속기와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7.6초이며 안전최고속도는 시속 221㎞다.


 정교하게 다듬은 파워트레인은 우수한 주행 실력으로 보답한다. 이는 조금만 가속페달을 밟아도 알 수 있다. 초기 발진 가속이 매우 경쾌하고 신속하다. 스로틀 양을 조금만 가져가도 속도 바늘이 껑충 올라가며 민첩한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부드럽고 매끈한 회전질감도 갖췄다. 마치 자연흡기 가솔린 차를 몰고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그 정도로 스트레스 없는 속 시원한 가속감을 전달한다.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할 때에는 차의 성격이 한 층 공격적으로 바뀐다. 특히, 토크보다는 출력에서 오는 만족이 더 크다. 끊임없이 차를 밀어붙이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 힘을 써도 충분하다. 9단 자동변속기는 직결감을 강조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정확하게 단수를 찾아 들어가며 능력 하나만큼은 매우 똑똑하다. 


 전체적으로 파워트레인 합이 좋다 보니 차를 다루는 데에도 부담이 없다. 그저 흐름에 맞춰서 상쾌하게 드라이빙을 즐기면 된다. 기대이상의 포인트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바로 핸들링이다. 스티어링휠 감각이 무척 신선하다. 유연 하면서도 한계점이 높아 적극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특히 짧은 회전 반경을 바탕으로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앞 머리를 깊게 찔러 넣고 탈출할 수 있는 운전 재미를 선사한다.

 











 

 컴팩트카의 장점과 가벼운 몸무게까지 더해 경쾌함은 배가 된다. SUV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이며 시야가 다소 높은 키 큰 해치백을 몰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운전이 즐겁다. 이처럼 기본기가 좋다 보니 조금 더 스포츠 드라이빙에 어울리는 타이어 조합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물론 이 차를 가지고 와인딩 로드를 격하게 달릴 운전자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때문에 승차감 위주로 초점을 맞춘 지금의 타이어 세팅이 더 이상 적이기는 하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소리다. 고 RPM으로 치고 올라 갈 때 엔진음이 다소 실내에 들어온다. 물론 엔트리 라인업이긴 하지만 레인지로버 시리즈임을 감안하면 조금 더 흡차음재 범위를 늘렸어도 좋았을 듯하다. 풍부한 메르디안 사운드로 위안을 삼는다.

 

 이 외에 이보크는 우수한 오프로드 역량도 기본으로 갖고 있다. 랜드로버 피가 진하게 흐르는 대목이다. 실제로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 2를 피비 프로를 통해 제어할 수 있으며 운전자가 주행 환경에 맞게 컴포트, 에코, 잔디-자갈-눈, 머드, 샌드, 다이내믹 및 자동 모드 가운데 차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모드는 엔진, 변속기, AWD 시스템, 서스펜션, 스태빌리티 컨트롤 시스템의 설정을 변경해 최적의 견인력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총평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여전히 자신만의 색깔을 잘 갖고 있다. 우아한 자태와 이상적인 비율로 완성한 디자인, 모던한 실내 구성 속 SUV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활용도, 여기에 한 층 완성도가 높아진 파워트레인 등이다.

 

 전체적으로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완성형으로 거듭났다. 자동차는 크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작지만 강하고 고급스러운 SUV 시장을 여전히 리드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 이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차에 대에 인지하고 경험하는 일만 남았다. 옛 인기를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겠다.

 

 한편, 신형 이보크의 판매 가격은 P250 S 7,480만원, P250 다이내믹 SE 8,1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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