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두 개의 심장이 주는 축복, 우루스 SE

입력 2025년11월12일 09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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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마력 내뿜는 초고성능 PHEV SUV
 -능동적인 LSD, 굵직한 사운드 등 매력
 -SUV 사실을 잊을 정도의 민첩한 움직임

 

 강인한 디자인과 듬직한 차체, 섬세한 감성 포인트와 폭발적인 성능까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초 고성능 SUV가 있다. 바로 람보르기니 우르스다. 지난 2017년 공개와 동시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는 소비자 선택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낯설기만한 초 고성능 SUV 시장을 확대하며 리더로서 이미지까지 구축한 상황. 이 가운데 쐐기를 박을 신형 우루스 SE가 등장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리고 지오메트리와 차의 성격까지 완벽히 바꿔 놓았다. 여전히 정상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서 확인했다.

 



 

 ▲디자인&상품성
 얼핏 보면 기존 우르스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차를 꾸미는 각 세부적인 요소들은 전부 달라졌다. 헤드램프는 크기를 줄이고 눈꼬리를 찢어 더욱 명확한 존재감을 심어준다. 아래쪽을 휘어 감는 주간주행등은 황소의 꼬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와 함께 날카로운 주름을 넣은 보닛의 조화도 마음에 든다. 범퍼 공기흡입구는 훨씬 더 간결해졌고 차체 페인트 컬러가 갈고리처럼 양끝에서 단단하게 맞물리는 느낌이 좋다. 그만큼 균형감에 있어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옆은 근육질의 모습 그대로다. 굵직한 캐릭터라인을 여러 조각으로 집어넣었고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높은 벨트라인을 통해 스포티한 대형 SUV 인상을 구현했다. 펜더에 붙은 장식과 독특한 다각형의 휠하우스 클레딩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 포인트다. 앞 285/40ZR 22, 뒤 325/30ZR 22 사이즈의 피렐리 피제로 타이어와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 레드 캘리퍼도 환상적이다. 신형다운 특징도 살펴볼 있는데 바로 두 개의 주유 및 충전구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답게 왼쪽에는 완속 충전 포트를 마련했고 오른쪽에는 주유구가 위치한다.

 

 뒤는 Y자 모양의 테일램프와 람보르기니 레터링, 새로운 스포일러가 한 덩어리로 묶여 있는 것이 핵심이다. 깔끔하면서도 정체성을 극대화한다. 참고로 스포일러는 다운포스를 35% 증가시켜 기능적인 역할로도 최선을 다한다. 이 외에 야구공 하나는 거뜬히 들어갈 것 같은 쿼드 테일파이프는 배기가스 배출량을 80% 감축했다. 번호판을 살짝 낮춰 범퍼로 옮긴 것도 차이점이다.

 











 

 실내는 기존과 같다. 두툼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다각형 송풍구, 두 개의 분할 화면 등 익숙한 모습들로 가득하다.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여전히 멋있고 흥분을 부추기는 구성이다. 이는 풀 디지털 계기판의 그래픽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장이라도 트랙에서 운전해야 할 것 같은 경주차 느낌이 묻어난다.

 

 적당한 사이즈의 D컷 스티어링 휠은 알칸타라로 감싸 손에 쥐는 맛이 좋고 길다란 패들시프트의 절도 있는 감각도 한 수 위다. 인포테인먼트 테마는 더욱 선명하고 직관적으로 바뀌었다. 햅틱 반 응은 물론 각 아이콘의 모양과 정렬되어 있는 모습도 직관성을 높인다.

 

 센터 터널 아래쪽에는 물리 버튼으로 채웠다. 람보르기니를 상징하는 시동 버튼과 비행기 렌딩 기어를 연상시키는 주행모드 레버, 스포츠 드라이빙에 즐거움을 주는 마법 버튼까지 전부 조작 감성을 높인다. 매우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진짜 전투기 콕핏에 앉아 있는 듯한 웅장함마저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소재와 컬러, 마감 품질은 단연 럭셔리 브랜드답다. 절도 있게 맞물리는 패널과 질 좋은 가죽, 나무, 금속 소재가 다채롭다. 물론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하는 애드퍼스넘(Ad Personam) 프로그램으로 입맛에 맞게 차를 꾸밀 수 있다. 수 없이 다양한 조합으로 오직 나만의 차를 만들기만 하면 된다.

 











 

 2열은 SUV 본분의 역할에 충실한다. 3m가 넘는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넓은 무릎공간을 연출했고 시트포지션도 낮아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하다.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를 비롯해 전용 송풍구와 공조장치, 전동식 햇빛가리개, 하이파이 뱅엔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등 편의 품목도 충분하다. 헤드레스트에 자수로 새겨 넣은 빨간색 람보르기니 로고와 블랙 시트도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구성이다. 트렁크는 기본 600ℓ가 넘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600ℓ 가까이 넓어진다. 대형 SUV답게 차고 넘치며 공간 활용이라는 부분에서 큰 이점을 보여준다.

 

 ▲성능
 사실 신형 우루스 SE의 핵심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4.0ℓ V8트윈 터보 엔진은 전기 파워트레인과 최적의 시너지를 내도록 재설계했다. 최고출력 620마력(456㎾)과 800Nm를 발휘하는 엔진은 192마력(141㎾), 483Nm의 토크의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와 조화를 이룬다. 최고출력을 내기 위해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 간의 조정 전략에 중점을 두었고 모든 주행 모드와 노면에서 최적의 파워 곡선을 보장할 수 있도록 800마력의 합산 최고출력을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우루스 S 대비 크게 개선된 3.13㎏/CV의 중량 대 출력비를 갖췄다. 묵직한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4초, 200㎞/h까지 끌어올리는 시간은 단 11.2초면 충분하다. 최고속도는 312㎞/h다. 한마디로 무시무시한 괴물 심장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조금만 가속 페달을 밟아보면 쉽게 알아차린다. 지체없이 훅 하고 튀어나가며 매우 강력한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거침없이 튀어나가고 무서울 정도로 질주한다. 속도 바늘은 운전자가 생각했던 숫자보다 2배는 높은 곳에 찍혀 있다. 주변 사물과 교통 흐름이 정지된 것처럼 뒤로 사라지고 비현실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굽이치는 코너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차의 움직임이 SUV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민첩했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앞 머리를 찔러 넣고 화끈하게 돌아나간다. 여기에는 새로운 전동식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한다. 전기 유압식 멀티 플레이트 클러치를 넣었는데 구동 시스템 중앙에 위치해 전륜과 후륜으로 전달되는 구동 토크를 시시각각 배분한다. 노면 접지에 대응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고 안정감 있게 방향을 튼다. 

 

 이와 함께 트랜스퍼 케이스는 리어 액슬에 새로운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LSD)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운전자 의도에 맞춰 오버스티어링을 제공해 순수 혈통의 슈퍼 스포츠카 감성을 전달한다. 각 주행 모드마다 LSD를 활용하는 범위가 넓어서 무척 재미있는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뒤 꽁무늬가 살짝 빠지는 스릴을 안겨주면서도 제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짜릿함을 한 스푼 추가하는 정도이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섀시 컨트롤이 결합된 결과 무게 중심이 살짝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차의 운동신경이나 반응은 매우 훌륭하다. 와인딩 로드뿐만 아니라 레이스 트랙에서도 손색없는 결과를 보여줄 듯하며 사막이나 모래 언덕, 빙판길, 비포장 도로 등 어떤 주행 환경에서도 최고의 트랙션과 민첩성이 가능하다.

 











 

 차의 능력을 조금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콘솔 중앙에 위치한 "탐부로(tamburo)" 셀렉터 유닛을 돌리면 된다. 심지어 우루스 SE에는 매우 다양한 기능이 마련돼 있어 차 한 대로 여러 성격을 경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6가지 우루스 주행 모드와 전기 파워트레인에 최적화된 4가지의 새로운 EPS 등 총 11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기존의 스트라다, 스포츠, 코르사(공도용과 트랙용), 네브, 사비아, 테라 모드에 이어 EV 드라이브,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리차지 등이다.

 

 우루스 SE는 각 주행 모드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 세팅 값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예를 들어 스트라다의 경우 이미 높은 우루스 S의 안락함을 다시 한번 개선했다. 스포츠는 새로운 변속기의 특성을 부각시키며 예민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드리프트의 시작과 지속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운전의 재미를 더욱 높여준다.

 

 코르사에서는 트랙 주행을 위해 특별히 설계한 만큼 엔진 리스폰스와 고 RPM에서의 반응이 두드러진다. 우루스 SE의 역동적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이 외에 네브, 사비아, 테라 모드는 모두 바퀴의 움직임과 접지력의 일관성을 최고로 끌어올려 어떤 노면에서도 최적의 트랙션을 발휘하도록 설계했다.

 











 

 잘 닦인 도로에서 재미를 위한 주행이라면 스포츠만 두어도 충분하다. 스로틀 양에 맞춰서 움찔거리며 강한 힘을 드러내고 절도 있는 차의 거동까지 한 번 맛보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 48V 전자식 안티롤 바와 서스펜션 ECU를 통해 섀시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하고 깊은 코너와 접지력이 낮은 요철 및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주행을 제공한다.  

 

 여기에 가변식 V8 트윈 터보의 사운드는 화룡점정을 찍는다. 굵은 바리톤 사운드를 거침없이 들려주고 실내에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엔진음과 배기음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누구나 아름다운 합주를 완성한다. 단수를 내릴 때 들리는 후 배기음이 무척 자극적이고 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심지어 웅웅 거리는 공명음 마저도 매력적이다. 중독성 짙은 음악에 한번 꽂히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다. 

 

 스릴 넘치는 주행을 마치고 숨을 고르기 위해 전기 에너지를 적극 활용했다. 우루스 SE에는 25.9㎾h 리튬 이온 배터리가 적재공간 아래쪽과 전자 제어식 리어 디퍼런셜 위에 들어있다. 이와 함께 8단 자동 변속기 내부에 위치한 영구 자석 동기식 전기 모터는 V8 엔진의 부스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단독으로 구동도 가능해 순수 전기 4륜구동 차로 EV 모드에서 6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스트라다 모드에서 하이브리드를 선택해 주행하면 된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도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맞추면서 달린다. 때로는 부드럽고 여유롭게 또 때로는 스포티하게 달려나가며 최적의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운전에 대한 부담이 없고 누구나 쾌적하게 드라이브를 할 수 있다.

 











 

 배터리가 채워지는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를 바탕으로 도심 속에서는 EV 드라이브 주행 모드를 적극 활용한다. 이른 아침이나 밤 늦은 시간 동내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고요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샘이다. 참고로 최고속도 130㎞/h까지 다룰 수 있어 충전만 부지런히 한다면 왠만한 상황에서는 전부 커버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스트라다, 스포츠, 코르사, 네브 모드에서 선택할 수 있는 리차지 모드는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배터리를 최대 80%까지 충전한다.

 

 ▲총평
 우루스 SE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효율과 성능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초고성능 SUV다. 전통적인 V8 트윈터보 엔진의 폭발적인 힘과 전기모터의 정숙함이 하나로 어우러져 새로운 주행 감각을 전달한다.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첨단 주행 모드까지 모든 요소가 진화했다. 코너링에서는 민첩하고 직선에서는 폭발적인 가속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다양한 노면에서도 탁월한 트랙션과 안정감을 제공해 진정한 람보르기니의 DNA를 느낄 수 있다. 전기 주행 모드를 활용하면 일상 속에서도 고요하고 품격 있는 이동이 가능하다. 편의성과 감성, 그리고 퍼포먼스를 모두 잡은 완성도 높은 차다. 

 

 이처럼 우루스 SE는 단순한 하이브리드 SUV가 아닌 하이브리드 슈퍼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두 개의 심장이 만들어내는 이 압도적 조화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드라이빙의 세계로 이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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