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상반된 감각의 절묘한 조화, GV60 마그마

입력 2025년11월24일 09시0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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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 사르트 서킷을 질주한 GV60 마그마
 -경쾌한 리어의 움직임, 순간 펀치력 상당해
 -주행 상황별 최적의 서스펜션 세팅 인상적

 

 이성과 감성이 교집합을 이루고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하며 짜릿한데 편안하다. 지난 21일 프랑스 남부 르 사르트 서킷에서 GV60 마그마를 동승하며 느낀 결론이다. 상반된 단어들로 가득하지만 이 모든 것이 최적의 균형을 맞추며 드라이빙 경험의 몰입도를 높인다. ‘럭셔리 고성능’이라는 새 타이틀을 거머쥘 가치가 충분하며 GV60 마그마는 제네시스의 미래를 화려하게 열 준비를 마쳤다. 

 



 

 트랙에 올라가기 전 간단히 차를 살펴봤다. 외관은 기존 제네시스의 디자인 언어를 따르면서도 마그마만의 감각을 더해 특별함을 나타냈다. 두 줄의 램프와 고급스러운 마감, 블랙 톤으로 꾸민 엠블럼, 세부 요소 등은 고급스러움을 온전히 갖고 있으면서도 거대한 공기흡입구와 사이드 스커트, 에어로 핀 등이 고성능 차임을 암시한다. 적절히 균형을 맞추며 트랙과 공공도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

 

 차체에도 변화가 있다. 넓고 낮아진 차체는 기술적인 것은 물론 시각적으로도 무게 중심을 낮춰 안정감을 준다. 여기에 앞뒤 바퀴 뒤에는 휠 에어 커튼이 추가돼 공기역학적 기능을 극대화한다. 많은 고성능 차들이 날카로운 직선으로 과장된 모습의 과격함을 내세우는 것과 차별화된 우아한 곡선 위주의 표현은 GV60 마그마가 제네시스의 일원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옆의 핵심은 275/35R21 사이즈의 피렐리 P 제로 5 광폭 고성능 타이어다. 부풀린 휠하우스에 맞춰 최적의 신발을 신고 있으며 경량 단조휠과 400㎜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 모노블럭 브레이크 캘리퍼 조합도 훌륭하다.

 

 뒤는 거대한 윙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양 끝단을 치켜올려 공격적인 인상을 구현했고 다운포스 능력에 있어서도 수준급 역할을 해낸다. 이 외에 제네시스 브랜드 로고를 힘있는 블랙으로 만든 것처럼 범퍼 아래 공력성능을 위해 들어간 디퓨저도 블랙으로 칠했다.

 

 실내는 GV60 마그마의 특화 요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마그마 컬러 스티치가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하는 버킷 시트다. 디자인 적으로도 멋있고 몸을 지지해주는 능력과 무게중심도 낮아서 마음에 든다. 심지어 속도와 주행 모드에 따라 몸을 잡아주는 다이내믹 볼스터 기능도 탑재해 몸의 긴장과 피로를 최소화한다. 

 







 

 특히, 10 웨이 전동 시트를 기본으로 적용해 편의성도 신경 썼다. 스포츠 주행 시 다리를 고정하기 위한 쿠션 내부의 시트 슬라브 역시 전동으로 정밀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스포츠 주행과 일상을 함께 고민한 제네시스만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소재는 단연 고급 브랜드 답다. 샤무드 재질의 헤드라이너를 포함해 실내 곳곳에는 감각적인 소재들이 절절히 믹스돼 있다. 마냥 중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마냥 젊거나 차갑지도 않다. 강약 조절이 돋보이며 시각적으로 만족을 준다. 또 여러 조작 느낌과 구현 방식으로 장식한 버튼들까지 쓰임새 부분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

 

 간단히 차를 살펴보고 본격적인 트랙 주행에 나섰다.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를 동승하는 형태였지만 GV60 마그마가 가진 성격과 방향은 온전히 알 수 있었다. 먼저 기본적인 제원을 살펴보면 차는 최대 2만920rpm까지 회전하는 고성능 모터를 통해 앞 175㎾/370Nm, 뒤 303㎾/420Nm의 출력을 발휘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 650마력의 출력과 264㎞/h에 달하는 최고속도, 런치컨트롤 사용 시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단 3.4초가 걸리고 계속 가속 페달을 밟으면 200㎞/h까지 10.9초 만에 도달한다.

 

 시작부터 화끈하다. 론치 컨트롤을 이용해 패독을 빠져나왔다. 급격히 시야가 좁아지고 앞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놀라웠다. 강력한 전기 에너지를 몸소 경험하며 제네시스 고성능 EV와 강렬한 첫 만남이 이뤄졌다. 이후 인스트럭터는 주행 모드를 번갈아 가며 차가 가진 운동성능을 확인해줬다. 

 



 

 언제 어디서나 페달을 밟는 즉시 나오는 민첩한 반응과 머리를 튕기는 폭발적인 가속은 단연 고성능차 답다. 하지만 자극적이거나 거칠고 사나운 반응과는 거리가 있다. 충분히 빠르고 강력한데 속도를 올리는 과정이 무척 자연스럽고 풍부하다. GT모드에서는 그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넉넉한 출력을 기반으로 고속 정속 주행 때 후륜 모터만 구동해 주행 부하를 줄인다. 그 결과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속도가 높아지는 가속감은 컴포트 모드보다 경쾌하지만, 스포츠나 스프린트 모드보다는 더 우아하고 정제돼 있다. 앞 모터가 작동하지 않으니 전비가 좋아지는 것은 덤이다. 이름 그대로 장거리를 빠르고 우아하게 달릴 수 있다.

 

 굽이치는 코너에서는 스포츠 모드가 빛을 낸다. 탄탄한 섀시 컨트롤을 기반으로 한계 상황에서도 예측이 가능한 움직임이 나온다. 연석을 타는 상황에서도 불안한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서스펜션과 조향 시스템의 변화가 훨씬 낮아진 롤 센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트랙 주행 등 좌우로 차의 하중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경우에도 타이어가 노면에 더 잘 붙어 있도록 만들었고 위아래로 크게 움직여도 타이어의 접지 위치 변화가 크지 않아 차의 동적 안정성이 크게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차의 자유도가 더욱 높아졌으며 운전 실력을 연마할 수 있는 교보재 역할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스트럭터는 2.2톤이 넘는 무게를 쉽게 다루며 상황에 따라 일부러 뒤를 날리는 드리프트도 시연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전기차로 고성능 핸들링을 달성하고 좋은 승차감까지 모두 잡은 모습이 놀라웠다.

 



 

 서스펜션과 합을 맞추는 전자제어 댐퍼는 주행 모드에 따라 성격을 극명하게 나눈다. 댐퍼 스트로크의 한계 구간인 EOT 제어 기능을 통합했는데 네 바퀴에 달린 차고 센서가 각 바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핸들링 시 롤 각이 발생하는 즉시 감쇠력을 제어한다. 댐퍼가 가장 압축된 상태 및 가장 늘어난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속의 충격을 방지하는 것은 기본이고 불규칙한 노면에서 차의 급격한 움직임도 막아줬다.

 

 사운드도 환상적이다. 대배기량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엔진 사운드가 들리며 흥분을 부추긴다. 속도계를 보기 힘든 트랙 주행에서 기어 단수와 그에 맞는 엔진 사운드는 코너링 스피드를 결정하고 가속과 감속 타이밍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절묘한 세팅과 이에 걸맞은 사운드는 시종일관 만족을 키웠다.

 

 여기에는 8단 DCT 변속을 전기차에서 느낄 수 있게 만든 가상 기어 변속이 큰 역할을 한다. 다른 전기차에서 느낄 수 없는 쾌감을 주는데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각 기어단에 고정이 되어 퓨얼 컷까지 경험할 수 있다. 코너마다 최적의 회전수를 찾고 그에 맞춰 적극적인 변속까지 가능해진다.

 

 비록 짧은 시간 트랙에서의 택시 드라이빙만으로 GV60 마그마를 경험했지만 이 차가 어떤 목적을 갖고 개발됐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조화와 균형을 바탕으로 일성에서는 부드럽고 편안하게, 달리고 싶을 때는 누구보다 역동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차를 만들어 냈다. 스릴과 운전 재미, 짜릿함과 품격을 모두 품고 GV60 마그마는 최적의 접점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GV60 마그마는 상반된 감각의 절묘한 조화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프랑스(마르세유)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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