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누적 1만대 돌파하며 전년 대비 성장
-지난달 판매량 뚝, 주요 신차 효과 이어질지 의문
아우디가 올해 11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 1만대를 넘기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월별 판매 변동이 크고 신차 효과의 지속성 등 여러 상황을 비춰볼 때 축배를 들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의견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누적등록 1만252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3% 상승했다. 9,000여대 초반에 머물렀던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1만대 클럽에 재진입하며 회복세를 나타낸 것. 여기에는 올해 공격적으로 선보인 다양한 세그먼트의 신차가 큰 역할을 차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기쁨을 나누기에는 다소 성급해 보인다. 회복의 신호를 보여줬지만 안정적인 성장 그래프를 그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당장 지난달 판매량만 봐도 알 수 있다. 11월 아우디는 총 705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9% 빠졌다. 전체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 순위도 10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들쑥날쑥한 격차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리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
물론 판매가 떨어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볼륨을 차지하는 A6의 경우 내년 신형 출시를 앞두고 기존 물량 소진이 이뤄졌고 이 외에 연말이라는 시기적 특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연식의 제품 상당수를 판매해 마무리 지은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절대적인 판매 숫자나 하락폭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부 지자체 별로 보조금이 끝난 상황에서 브랜드 주력 판매를 담당했던 Q4 45 e-트론은 한 자리 수 등록에 머물렀고 새로 출시한 Q6 e트론 역시 10월부터 두 자리 수에 머물며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요가 높은 세그먼트 중 하나인 중형 SUV 시장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올해 신차로 등장한 완전변경 Q5의 실적이 미지근한 것. 라이벌인 BMW X3, 벤츠 GLC 등이 매월 수 백여대 판매되는 것과는 대조된다.
아우디는 지난 1월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공격적인 신차 투입과 올해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고성능 버전 등 파워트레인 종류 가리지 않고 16종에 이르는 신차가 한국 땅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올해 1만대 돌파는 아우디가 다양한 신차를 한꺼번에 쏟아낸 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수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문제는 이 많은 신차가 실제 시장에서 강력한 반향을 일으켰느냐에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판매 회복을 견인할 만큼의 존재감은 보여주지 못했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정도의 파급력도 부족했다. 다시 말해 신차 물량이 늘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숫자이지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린 결정적 신차 효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만큼 아우디의 고민은 깊어질 듯하다. 올해 나온 신차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더 강력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가올 2026년 한국에서 아우디의 방향에 대해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