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카 브랜드, 전동화 속도 조절 나서는 이유

입력 2026년01월16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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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빠른가’에서 ‘얼마나 맞는가’로

 

 한동안 자동차 산업의 화두는 ‘얼마나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느냐’였다. 완성차 브랜드들은 앞다퉈 내연기관 종말을 선언했고, 순수 전기차만이 미래라는 메시지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흐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전동화의 방향성 자체는 유지하지만, 그 속도와 방식에 대해 다시 계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고성능·럭셔리 브랜드에서도 뚜렷하게 보인다. 시장 수요와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로터스는 전기차 전환을 누구보다 빠르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면서 올해 하이브리드 출시를 예고했다.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굴리기보다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에 집중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여기에 900V 고전압 시스템을 결합해 총 주행거리 1,000km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인 충전 불안을 구조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본질은 그대로다. 전동화 시대에도 ‘가벼운 차가 더 빠르고 즐겁다’라는 근본적인 철학을 잃지 않을 예정이다.

 

 페라리는 전동화를 가장 명확하게 ‘비율’로 설명하는 브랜드다. 2030년까지 제품 라인업을 내연기관 40%, 하이브리드 40%, 순수 전기차(EV) 20%로 구성하는 전략을 발표했으며 이는 기존의 전기차 비중 확대 목표에서 조정된 계획이다. 첫 전기차 일레트리카는 올해 출시 예정이며, 1,000마력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한다.

 

 포르쉐는 한때 2030년까지 판매의 8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최근 이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목표’로 표현을 수정했다. 내연기관 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병행 가능성을 열어 두며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했다. 

 



 

 아울러 원래 EV 전용으로 계획했던 대형 SUV는 애초 일정보다 늦추고 출시 초기에는 내연기관·PHEV 옵션 우선으로 운영할 전망이다. 포르쉐는 단순히 EV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수익성·수요 안정성’을 고려한 혼합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람보르기니 역시 현재 전 라인업의 하이브리드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첫 순수 전기차인 란자도르의 출시 시점을 원래 계획했던 2028년에서 2029년 이후로 연기했다. 벤틀리는 최근 2030년 ‘완전 EV 브랜드’ 목표를 공식적으로 유연화하고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2030년대 중반까지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정렬했다. 새로운 전기차는 벤틀리의 기존 제품들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럭셔리 EV 포지션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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