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7년에 한 번은 늦어..2~3년 단위 혁신 필요"

입력 2026년01월16일 09시4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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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AG CTO 인터뷰
 -"한국, 판매·공급망 동시에 갖춘 중요 시장"
 -"벤츠 본연의 속성과 SW 혁신 아우를 것"

 

 메르세데스-벤츠의 혁신 공식이 바뀌고 있다. 플래그십 S클래스가 아닌 CLA에서 차세대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을 먼저 선보이고 7년 주기의 하드웨어 중심 개발 대신 2~3년 단위의 빠른 혁신 사이클을 선언했다. 그 중심에는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멤버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있다. 그는 “한국은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니라 기술과 공급망, 파트너십이 동시에 작동하는 매우 독특한 곳”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26년간 생산과 구매, 연구개발을 두루 거친 그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자율주행 레벨 2++에서 레벨4로의 도약, 그리고 전동화 전략의 ‘유연성’을 벤츠의 다음 140년을 여는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아래는 15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부르저 CTO와의 일문일답.

 


 

 -한국을 찾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0년대 초 처음 해외 출장을 왔던 곳 중 하나가 한국이었는데, 다시 올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판매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기술과 협력업체 파트너십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다. 딜러와 만나 한국 소비자의 요구사항에 대해 새로 알게된 사실도 있어 매우 유익했고 삼성, LG, SK 등과의 미팅도 예정되어있다. 거듭 강조하고 싶은건 한국은 판매 뿐만 아니라 공급망에 있어서도 중요한, 두 가지 축이 마련되어있는 매우 독특한 시장이라는 점이다."

 

 -생산과 구매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것 같다.
 "벤츠에서 근무한지는 26년 정도 된 것 같다.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는 차체 엔지니어였는데 2~3년간 연구개발 부문에서 근무했고 이후로는 구매와 생산쪽 업무를 맡았다. 다시 연구개발 분야로 돌아오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 경험(생산·구매 분야)이 연구개발에 어떤 관점을 줄 것이라 보나
  "1월 29일이면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 발명 그리고 벤츠가 시작된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이제는 140년, 그 이상을 넘어서는 혁신의 방향을 잡아나가는 게 중요해진 시점이다. 지난 시간 동안의 혁신은 하드웨어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혁신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벤츠는 MB OS라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도입했고 CLA를 시작으로 향후 40여가지 제품에 관련 OS를 탑재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의 최 전선에 서겠다는 목표도 분명하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소식을 들었을 텐데 굉장히 유연성이 높아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큰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율주행 분야에 있어서는 어떤 준비를 해 나가고 있나
 "레벨 2++에 이어 레벨4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이는 차가 움직이는 와중에 운전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단계를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파트너십 뿐만 아니라 센서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혁신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결정 배경이 궁금하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5~6년 전 부터 시작했다. 차 내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생산 시설, 공장 등 가상 공간을 기반으로 생산 설비를 구축하면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설비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엔비디아를 소프트웨어 분야 파트너로 선택한 건 GPU라는 매우 강력한 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역량이 자율주행에서도 강력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알파마요에서 인상적이었던건 리던던시 구조다. 엔드 투 엔드 방식의 첨단 자율주행임에도 매우 클래식한 리던던시 구조를 갖춘 점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았다고 생각한다. CLA에 적용될 첫 자율주행 시스템은 레벨 2++ 수준인데 다른 차의 확대 적용 및 상용화 여부는 각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

 

 -벤츠는 늘 핵심 기술을 S클래스를 통해 선보였는데 CLA에 처음 탑재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CLA에 알파마요를 먼저 적용하는건 자동차에 대한 혁신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S클래스를 기준으로 볼 때 제품의 수명 주기는 통상 7년 정도인데 7년에 한 번 혁신기술을 도입하는건 지금의 시대에선 너무 오래 걸리는 일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만큼 2~3년 단위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것이 CLA를 레벨 2++ 첫 적용 차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업계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협력하고 경쟁할 부분은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벤츠는 어떤가
 "다른 회사들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몇 년 전 BMW와 협업한 사례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동반한다. 이렇다 보니 최고의 협업은 공급 파트너와의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과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싶다."

 

 -벤츠는 SK나 LG 배터리는 쓰고 있지만 삼성 배터리는 쓰고 있지 않다. 삼성과 협력 논의가 있나.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업체들은 혁신이나 기술 면에서 앞서가고 있다. 그래서 배터리 뿐만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협력하길 희망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에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데 자세한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는 점 이해 해달라."

 

 -전동화와 관련해 속도 조절론이 대두되고 있다. 벤츠의 전동화 전략에도 변화가 있나.
 "파워트레인과 관련한 전략은 유연해야 한다. 소비자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기업은 소비자의 요구사항과 각 시장의 규제에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생산 구조를 갖춰야 한다. 개인적으로 전기차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확신하지만 중요한건 소비자의 요구와 방향이다. 그런 점에서 2026년 하반기 선보일 새로운 AMG GT 4도어에 대해 기대해달라. 지난 2~3년간 공들여 개발한 혁신 요소들이 담겨 있는 차다.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처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차로 이 과정에서 여러 특허들을 생산하기도 했다."

 


 

 -CTO로서 중점을 두고 있는 방향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건 약속했던 걸 구현하는 것이다. 벤츠는 향후 2년 반 동안 40여종에 달하는 신제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LA나 GLC 이후에도 많은 신차가 공개될 예정인데 140년간의 혁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벤츠 본연의 브랜드 속성을 유지해나가는것도 중요하고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문화의 변화도 중요한데 연구개발과 협력해야 할 부분, 혁신을 위한 노력, 디지털화, 빠른 의사 결정 등을 위해 노력 중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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