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전기차 캐즘? ‘원래 없었다’

입력 2026년01월22일 14시36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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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시장만 캐즘, 글로벌은 성장

 

 EV 시장 분석 기업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가 지난해 글로벌 EV 성적표를 발표했다. 글로벌에 2,07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됐으며 이는 2024년 대비 20% 늘어난 결과로 집계했다. EV를 주도하는 중국이 1,290만대로 17% 늘었고 유럽 또한 430만대로 33% 증가했다. 반면 북미는 180만대로 4% 감소했지만 이외 지역 판매가 170만대로 48% 확대됐다는 통계를 내놨다. 이를 두고 벤치마크는 “EV 시장의 회복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제외하고 EV 시장의 폭풍 성장세는 유럽이 주도했다. 특히 BEV는 2024년 대비 31% 늘었고 PHEV도 38% 증가했다. 배출가스 규제 완화 등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가들이 구매 보조금을 확대하거나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장려한 결과다. 특히 자동차를 주력으로 삼는 독일과 영국이 각각 48%와 27%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프랑스도 작년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이 증액되며 회복세를 나타내 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어떨까? 2026년 전망도 나쁘지 않다. 2027년까지 줄여야 할 배출가스 기준이 여전히 높아서다. 이를 위해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은 기존 보조금 외에 저소득 및 중소득 가구를 대상의 추가 지원책을 만들었고 덕분에 유럽 EV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흥미로운 지역은 미국이다. 지난해 미국은 세액 공제 폐지, 기업평균연비제도 미충족 벌금 완화 등이 EV 확장을 가로막았음에도 1%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소비자 인센티브 부족, 지원 법제 미비, 제조사들의 내연기관 집중 투자 등이 예상돼 EV 판매는 전년 대비 29% 줄어들 전망이다. 다른 나라들이 전기차 전환에 집중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주도의 내연기관을 유지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BEV로 향하는 과정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스텔란티스, 스카우트, 포드, 볼보를 비롯한 여러 제조사가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를 내놓을 수 있어서다. 램(램차저 1500)과 포드(F-150 라이트닝)는 BEV 대체로 EREV를 선택했는데 EREV가 BEV에 가깝다는 점에서 결코 EV를 배제하지는 않는다. 실제 최근 스텔란티스는 2026년까지 모든 PHEV 라인업을 단종하되 EREV 계획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내연기관 유지와 달리 BEV 전환을 선택한 중국은 2024년 대비 2025년 EV 판매가 17% 성장했는데 올해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기차에 처음으로 구매세가 부과되고 중고차 보상 판매 보조금도 줄어드는 탓이다. 전반적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감액되면서 성장률도 낮아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중국 기업들이 눈을 돌리는 곳은 해외다. 지난해 남미,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내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는데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 중국산 비중은 무려 19%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국내 전기차 시장을 돌아봤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50.1% 증가한 22만177대를 기록했는데 2023년부터 이어진 2년 연속 역성장 흐름을 끊고 재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덕분에 전기차 침투율(구매비중)은 13.1%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제조사별로는 기아(6만609대), 테슬라(5만9,893대), 현대차(5만5,461대)가 주도했는데, 특히 중국산 전기차는 테슬라의 중국 생산 물량 유입과 BYD, 폴스타 등 신규 브랜드 안착으로 전년 대비 112.4% 급증한 7만4,728대로 집계했다. KAMA는 중국산 전기차 확산이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가격 인하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국내 제조 기반과 공급망 경쟁 압력 측면에서 위협적인 만큼 중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가 또는 지역별로 다소 등락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전기차 시장 또한 전년 대비 성장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전기차를 두고 벌어지는 캐즘 논란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밀히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만큼 캐즘은 아니었지만 숫자로 나타난 성장세를 보면 캐즘은 이제 불필요한 단어가 되어가는 것 같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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