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 인터뷰
-"푸조로 판매 가속·지프는 상징성 강화"
-“되면 가고, 안 되면 멈춘다..평소 속도감 강조해"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금 ‘전환의 한복판’에 서 있다. 할인 중심의 판매 관행에서 벗어나 위탁판매제로 구조를 바꾸는 한편 지프와 푸조라는 성격이 다른 두 브랜드를 통해 볼륨과 상징성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동시에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영업을 하려면 한국 소비자를 최우선에 놓고 운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수익이든 볼륨이든 일정한 성과를 만들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르노를 거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금의 스텔란티스코리아를 ‘굴뚝산업이 아닌 스타트업처럼 움직여야 할 조직’으로 정의한다. 아래는 22일 스텔란티스코리아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와의 이야기를 나눈 일문일답.
-폭스바겐·르노 등 다양한 브랜드를 거쳤다.
"폭스바겐코리아에서 오래 근무하며 소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시장을 긴 호흡으로 보는 시각을 배웠다. 르노코리아는 디자인, 생산, 판매, 서비스를 모두 국내에서 수행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산업 전반의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었다. 신차를 론칭할 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생산 과정에서 어떤 제약과 조율이 필요한지를 몸으로 배운 것 같다."
-지프의 엔트리 제품군이 축소됐다. 이 부분을 푸조가 보완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최근 전시장 방문객을 분석해보니 레니게이드나 어벤저를 보러 왔다가 같은 건물(스텔란티스 브랜디드 하우스, SBH)에 있는 푸조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교차 유입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지프 브랜드가 85주년을 맞았다 국내에서 관련 계획이 있다면
"글로벌 차원에서 준비 중인 프로그램이 있어 이에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지 현재 까지는 고민 중이다."
-판매나 점유율 확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고민은 항상 있다. 한국에서 영업할 때는 한국 소비자를 최우선에 놓고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익이든 볼륨이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와야 하고 그래야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숙제다. 라인업 확대에 대한 고민도 크다. 완성차는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을 준비해야 국내에 들여올 수 있는데 이미 세팅돼 있는 선행 제품이 많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내 출시 라인업이 줄었고 스텔란티스 본사의 전략 변화로 레콘이나 왜고니어 S 같은 모델도 지연됐다. 결국 기존 라인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핵심인데 이 부분은 푸조로 메워야 한다고 본다. 지프는 대중적인 차가 아니기 때문에 갈 수 있는 한계가 어느 정도 있다. 반면 푸조는 새 라인업이 만들어졌고 이제 판매를 가속화해보자는 판단이다."
-위탁판매제로 할인이 없어지거나 줄었는데 판매가 정체되진 않을까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당연히 예상했다. 그동안 오래된 재고를 처리하며 할인을 해왔고 할인에 익숙해진 관행이 있기 때문에 할인 없이 팔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작년에는 구형과 신형이 혼재된 상황에서 할인을 하는 차에 판매가 집중됐는데 이제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근 계약 흐름을 보면 오히려 비싼 차들이 더 잘 팔리고 있다.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소비자의 기대도 점차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8,000만원짜리 차를 6,500만원에 팔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제대로 세팅된 가격의 차를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다. 할인에 대한 기대 심리는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율이 결코 유리한 여건이 아닌데 부담은 없나
"2025년 초 유로 환율이 1,500원대였는데 현재는 약 200원 정도 오른 상황이다. 랭글러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50만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예년보다 200원이 올랐으니 감당해야 할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적으로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조율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스마트 하이브리드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한데
"푸조의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일반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반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을 보조하며 엔진 부하를 줄이는 역할에 그친다. 반면 하이브리드라면 두 가지 동력원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푸조의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단순 보조가 아니라 전기 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한 구간이 존재한다. 이러한 차별점 때문에 스마트 하이브리드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해외에서는 실제로 하이브리드로 판매하고 있다."
-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캠페인을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있을까
"보유 연차에 따라 필요해지는 소모품이나 정비 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안내하고 패키지로 구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빠르게 검토해볼 부분이다. 과거 랭글러 오너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비드락 휠을 패키지로 구성해 판매했을 때 반응이 매우 좋았던 경험이 있다. 이런 사례를 더 확대해보고 싶다."
-테슬라가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했는데 어떻게 보나
"사실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라고 본다. 지향하는 시장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의 움직임은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격을 세팅하거나 본사를 설득할 때 하나의 사례로 활용할 수는 있겠다."
-전기차 브랜드 리프모터를 들여올 계획은 있는지 궁금하다
"어느정도 스터디를 하고 있지만 언제 도입하겠다고 결정한 단계는 아니다. 언제가 적합한지, 적정한 가격에 출시할 수 있는지, 어떤 제품이 있는지 등을 검토 중이다. 국내 인증 법규가 까다롭고, 전기차는 보조금 조건도 매년 변하기 때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한 논의 포인트다."
-평소 조직을 운영하며 자주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빨리’라는 말을 많이 한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회사 운영을 굴뚝산업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스타트업처럼 움직여야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이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다.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는 것을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처럼 오래 고민하다가 놓치는 것이 더 위험하다. ‘빨리’가 핵심 키워드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