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외면과 내면이 모두 아름답다”, 마세라티 MC푸라 첼로

입력 2026년03월10일 08시4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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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같은 순간을 만드는 슈퍼카
 -강력한 디자인과 성능의 조화 인상적
 -주행 모드별 차의 성격 분명히 해

 

 자동차의 절대적인 미의 기준을 꼽으라면 단연 마세라티가 떠오른다. 오랜 시간 아름다운 자동차라는 수식어와 함께 존재감을 이어온 브랜드이며 그 매력은 수많은 마니아를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해도 마세라티가 지켜온 미학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진화를 거듭하며 더욱 정교하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발전해 왔다. 눈앞에 마주한 MC푸라는 그 정점에 서 있는 존재다. 압도적인 외관뿐 아니라 강력한 심장과 정교한 주행 완성도까지 갖추며 외면과 내면 모두에서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봄이 막 시작되는 길목에서 마세라티가 말하는 진정한 슈퍼카의 가치와 매력을 직접 확인했다.

 



 

 ▲디자인&상품성
 겉모습은 압도적이다. 숨이 막힌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듯하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단번에 “와”하면서 감탄사를 내지르게 된다. 그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매우 훌륭하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환상적인 쉐입과 직선 및 곡선을 적재적소에 그려 넣어 우아하다. 각각의 절개면 마저도 하나로 이어진 듯한 형태이고 그래서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하드톱 오픈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이다. 단정한 헤드램프, 이와 상반되는 공격적인 그릴과 에어덕트, 날렵한 스플리터와 사이드스커트, 필러에 붙은 삼지창 로고 등 모든 요소가 조화롭다.

 

 절정은 뒤로 향한다. 오픈카를 뜻하는 첼로 레터링과 수직으로 표현돼 있는 작은 쪽 창, 가로로 긴 테일램프, 베일 것처럼 날카로운 디퓨저 등이 슈퍼카의 덕목을 온전히 채운다. 이 외에 볼록하게 솟은 양쪽 기둥 사이로 거대한 마세라티 엠블럼이 페인트로 표시돼 있는데 차체 컬러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빛을 받는 순간에만 드러난다. 제법 신선하고 센스있는 포인트가된다.

 

 두툼한 버터플라이 도어를 열어본다. 앞바퀴가 온전히 노출돼 있고 도어 플레이트에는 탄소섬유로 MC푸라 레터링이 표현돼 있다. 탑승을 위한 단편적인 시선만 보더라도 이 차가 무척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이후 실내에 들어오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스포츠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면서도 사치스럽고 호화롭기 때문이다.

 











 

 먼저 사벨사 시트다. 모터스포츠 및 에프터마켓 시장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이며 이번 MC푸라를 위해 전용으로 협업 및 개발했다. 사벨사 시트의 특징은 두께가 얇으면서도 착좌감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실력을 운전하는 내내 경험할 수 있었다. 몸을 지지해주는 능력이 수준급인데 안락함까지 동시에 챙겼다. 장시간 운전을 해도 피로하지 않았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허벅지 안쪽까지 깊게 감싸는 시트의 쿠션감과 그럼에도 얇은 두꼐로 인한 실내 공간의 이점 등 사벨사 시트는 단연 물건이다.

 

 이와 함께 정면에서 마주하는 더블 D컷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손에 쥐는 맛이 좋다. 사이즈가 작고 시동 및 런치 컨트롤 버튼 등이 함께 마련돼 있어 한결 편리하다.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크고 길쭉한 패들시프트도 마음에 든다. 통 카본으로 만들었는데 절도있는 조작감이 끝내준다.

 

 디지털 요소도 빼 놓지 않았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직관성을 키운 그래픽으로 고속 주행에서도 부담이 없다. 반응이 빠르고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도 전부 다 몇번의 터치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톱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도 화면안에서 조작한다.

 

 센터 터널에는 꼭 필요한 버튼만 마련했다.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는 조그셔틀과 전자식 변속 버튼, 창문 스위치와 볼륨 조절이 전부다. 여기에 주변을 감싸는 패널은 온전히 카본이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건 컵홀더다. 맨 뒤에 한 개 있는데 차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대신 앞쪽에 깊고 넓은 휴대폰 무선충전패드가 있어 위안을 삼는다.

 











 

 소재는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으며 시승차는 알칸타라를 적극 둘러 멋을 냈다. 도어와 대시보드, 필러와 천장까지 온통 고급스러운 알칸타라의 향연이다. 조수석에는 이탈리아 삼색 국기와 레터링을 새겨 넣었고 페달과 조수석 발판은 금속 플레이트로 마감했다. 엔진이 뒤에 있지만 나름 알찬 트렁크 공간도 갖춰 장거리 이동에도 부담이 없다. 열이 상당해 간단한 음식이나 가전기기는 앞쪽 프렁크를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성능
 MC푸라는 마세라티가 100% 독자 개발한 3.0ℓ V6 네튜노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는 730Nm에 달한다. 최고속도는 320㎞/h이며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2.9초에 불과하다. 출력 대비 배기량은 리터당 207 마력에 이르며 압축비는 11:1, 스트로크는 82㎜, 보어는 88㎜다.

 

 발진 가속은 매우 경쾌하다. 컴팩트 경량 스포츠카에서 경험하던 호쾌한 가속성능이다. 상당히 민첩하고 손 쉽게 속도를 올린다. 실제로 MC푸라 첼로의 중량은 약 1,600kg대에 머문다. 차체 전체를 카본 파이버와 복합 소재로 제작하는 등 경량화에 힘쓴 덕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량 대비 출력비는 단 2.4kg/hp에 불과하다. 

 

 이처럼 스프린터 자세를 머금고 MC푸라는 화끈하게 달려나간다. 주변 사물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수백미터 앞에 있던 차는 눈 깜짝할 사이에 등 뒤로 사라진다. 속도에 취해 이성의 끈을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 정도로 차는 자극적이고 퓨어한 성격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모터스포츠 정신으로 무장한 예전 마세라티 DNA를 이어받은 느낌이라서 무척 기분이 좋다.

 










 주행 모드별 성격은 극명하다. 먼저 웻은 젖거나 습기가 많은 노면에서 최상의 제어력을 제공해 가속이나 코너링 시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이후 가장 많이 활용하는 GT에서는 일부러 스로틀을 열지 않는다면 충분히 일상 주행이 가능한 편안함을 제공한다. 장거리 고속 주행에서도 이름값을 해내며 빠르면서도 여유로운 면모가 일품이다.

 

 반대로 스포츠에서는 접지력이 높은 조건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서킷 주행에 이상적이며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코르사로 돌리면 극한의 주행 경험을 제공받는다. 트랙션 컨트롤이 크게 줄고 안정성 제어는 매우 높은 임계값에서만 작동한다. 딱딱해지는 서스펜션과 과감한 핸들링은 스릴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참고로 해당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을 눌러 론치 컨트롤을 활성화할 수도 있다. 마지막 ESC 오프는 모든 제어 기능이 비활성화 된다. 트랙션 컨트롤이 완전히 해제되기 때문에 날 것 그대로의 차로 만들 수 있다.

 

 안전이 보장된 서킷이 아니라면 스포츠 모드 만으로도 충분하다. MC푸라의 능력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으며 기대 이상의 재미와 도파민으로 가득하다. 발 빠른 변속 패턴과 끊김없이 힘을 뽑아내는 터보의 능력, 정말 잘 세팅된 네튜노 엔진의 실력이 어우러져 이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프리 챔버 연소 시스템은 한결 같은 스포츠 드라이빙의 매개체다. 트윈 스파크 플러그를 탑재했으며 포뮬러 1에서 파생된 것으로 마세라티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로드카 엔진과 맞물려 지연 현상을 줄이고 고RPM에서 지속적인 출력과 토크를 낼 수 있게 도와준다. 물론 운전자가 해당 기술의 공학적인 원리를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언제 어디서나 답답함 없이 페달 양에 맞춰서 튀어나간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경주용 자동차 제작회사 ‘달라라’와 개발한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새시는 경량뿐만 아니라 강성에서도 큰 이점을 보여줬다. 이는 민첩성, 안정성, 날카로운 핸들링으로 연결된다. 순간적으로 뒤를 날리는 것도 가능하고 마음만 먹으면 차와 함께 묘기를 부릴 수도 있다. 코르사에서는 자유도가 훨씬 높지만 공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 

 

 마세라티하면 소리를 빼 놓을 수 없고 MC푸라에서는 화룡점정을 찍는다. 등 뒤에서 귓가를 때리는 천둥소리 환상적이었다. 단순히 크기만 큰 엔진음과 배기음이 아니다. 저회전에서는 낮고 굵은 금속성 울림이 묵직하게 깔리다가 스로틀을 깊게 열면 음색이 한층 높아지며 날카롭게 치솟는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고막을 울리는 음의 파동이 차체 전체를 진동시키듯 퍼져 나간다. 직선 구간에서 풀스로틀을 유지하면 뒤에서 터지는 배기음과 함께 차가 앞으로 튀어나가고, 변속이 이뤄질 때마다 “탕!” 하고 터지는 사운드가 이어진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GT모드로 돌린 다음에 톱을 열었다. 맹렬히 질주하던 차의 모습은 사라지고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오픈에어링 슈퍼카로 성격을 바꿨다. 여과 장치 없이 실내로 들어오는 봄바람과 햇살, 그리고 은은하게 스며드는 자연의 향기가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꿔 놓는다. 머리 위로 펼쳐지는 하늘과 주변 풍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면이 된다.

 











 

 속도를 높이면 바람의 흐름이 차체 위를 스쳐 지나가고 낮게 깔린 시트와 넓게 펼쳐진 시야 덕분에 마치 도로 위에 몸을 맡긴 듯한 개방감이 전해진다. 이런 순간에는 굳이 빠르게 달릴 필요도 없다. 천천히 스로틀을 조절하며 풍경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MC푸라는 맹목적인 빠른 슈퍼카가 아니라 감각과 감정을 동시에 자극하는 ‘드라이빙 경험 그 자체’를 완성하는 자동차였다.

 

 ▲총평
 마세라티 MC푸라는 빠른 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감각과 감정을 동시에 자극하는 슈퍼카로 정의하고 싶다. 아름다운 외관과 정교하게 다듬어진 실내, 그리고 폭발적인 성능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방향을 향해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여기에 네튜노 엔진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출력과 특유의 감성적인 사운드는 운전자의 감각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차와 교감하는 즐거움을 전달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극단적인 성능을 지녔음에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공격적인 슈퍼카의 본능을 드러내지만 또 반대로 GT 모드와 오픈 톱을 활용하면 우아한 그랜드 투어러로 변신한다. 하나의 차 안에 두 가지 세계가 공존하는 셈이다.

 









 

 결국 MC푸라는 숫자나 성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자동차다.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내는 디자인,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 그리고 운전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순수한 주행 감각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진다. 마세라티가 오랫동안 지켜온 아름다움과 감성, 그리고 모터스포츠 DNA가 응축된 결과물이다. MC푸라는 그 이름처럼 마세라티가 생각하는 ‘순수한 슈퍼카의 본질’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존재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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