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은 구성원
-기술의 파도가 몰아쳐도 사람은 언제나 1순위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BMW 뮌헨 공장은 가장 과감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과 디지털화, 자동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 하지만 근본은 언제나 사람이라고 말한다. 공장은 바뀌어도 사람은 남고 결국 경쟁력을 결정짓는 것도 사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밀란 네델코비치 BMW 그룹 이사회 생산 담당(생산 부문 총괄)은 "BMW의 사업 모델은 사람을 위해, 사람과 함께 설계된다"며 "우리 구성원들은 전문성과 열정, 혁신 정신과 헌신을 겸비한 독보적인 팀이며 이들이 바로 BMW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 증거는 바로 뮌헨 공장이 보여주었다"며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먼저, 뮌헨 공장에 변화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물류는 이제 단순한 지원 조직의 개념을 넘어섰다. 하루 약 250만 개에 달하는 부품이 오가는 이 공간은 공장의 ‘눈이자 두뇌’와 같다. 디지털 물류 제어소는 모든 입출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공급 상황까지 예측한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공장은 스스로 판단에 가까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BMW는 이 기술을 어디까지나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사람을 돕기 위한 도구로 정의한다. 자동 공급 시스템과 스마트 운송 로봇, 무인 운송 시스템이 향후 물류 업무의 약 60%를 담당하게 되지만 나머지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며 그 역할이 전체 완성도를 좌우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철학은 물리적인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뮌헨 공장은 다층 구조를 기반으로 한 직접 인도 방식을 도입했다. 1층에서 납품된 부품은 컨베이어를 통해 각 층으로 이동한다. 이후 별도의 적재 과정 없이 곧바로 조립 워크스테이션으로 전달된다. 향후에는 전체 부품의 약 70%가 해당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작업자의 동선을 줄이고 이동 부담을 최소화하는 구조다. 내부 운송 거리를 단축하고 공간을 절약하는 동시에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추고 집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자동화는 사람을 위협하는 게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재구성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BMW는 변화의 핵심을 명확히 짚는다. “우리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은 구성원이다.” 이 말은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뮌헨 공장에서는 실제로 사람의 성장을 중심에 둔 시스템이 함께 작동한다. 가상의 트레이닝 툴을 통해 새로운 조립 시스템을 교육하고, 누구나 실무에 가까운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사람을 그 흐름에 맞춰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미래 생산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자동화를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방향성은 공장의 전환 계획에서도 이어진다. 뮌헨 공장은 2027년 말까지 노이어 클라쎄 기반의 순수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완전히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생산 비용은 약 10% 추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화와 디지털화가 핵심 역할을 맡는다.
동시에 공장은 유연성을 핵심 원칙으로 삼는다. 앞으로 등장할 모든 제품을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통합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곧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의 역량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그만큼 직원에 대한 감원은 없다. 전환의 과정에서 모든 직원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향후 미래에 준비할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BMW가 강조하는 경쟁력의 조건은 회복탄력성과 신뢰성, 그리고 그 기반이 되는 사람이다. 프리미엄 품질은 기본이며 효율성과 유연성이 성패를 가르는 시대에서 기술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지난 수년간 BMW 대표 제품들의 생산을 최적화하며 축적한 경험 역시 결국은 사람과 시스템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공장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로봇은 더 빠르고 정확해지고 데이터는 미래를 예측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그러나 그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것을 설계하고 이해하며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는 주체는 사람이다. 뮌헨 공장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으며 결과물로 보여준 곳이었다. 전동화 전환이나 스마트 공장 구축을 넘어 사람을 중심에 둔 새로운 생산 철학이 뮌헨 공장에 담겨있다. BMW는 말한다. 다음 시대의 공장을 결정짓는 것은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에 대한 태도라고 말이다.
독일(뮌헨)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