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재료에 메시지 담은 전시 열린다

입력 2026년05월13일 00시04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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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석 작가, 콤플렉스 갤러리서 첫 개인전
 -ACCD 등서 활동..미국 생활 기억 담아내

 

 콤플렉스 갤러리가 오는 30일까지 최진석 작가 개인전 ‘Collective Witchcraft’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에서 선보였던 설치·조각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

 

 최 작가는 그간 철거 예정 건물의 폐자재, 전시장 내부 구조, 목공 과정에서 남은 나무 조각과 톱밥 등 완성 이후 버려지는 재료들을 작업의 중심으로 끌어올려 왔다. 이는 미술과 노동, 결과와 과정, 중심과 주변의 관계를 다시 묻는 방식이라는 게 갤러리 측 설명이다.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삭제된 흔적’을 다루는 방식이다. 작가는 미국 체류 과정에서 비영주권자로서 겪은 정치·사회적 압박 속에서 스스로 삭제하거나 감춰야 했던 SNS 메시지와 온라인 기록들을 작업의 재료로 사용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In Vertigo’와 ‘Double Movement’, 벽면을 가로지르는 ‘A Rose In/From/To You’, 평상 형태의 ‘Run Run’에는 트랜스듀서가 장착됐다. 관람객은 조각 자체에서 울려 나오는 진동과 소리를 통해 작가와 동료들이 재현한 대화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 음성들은 해체 과정을 거쳐 의미를 쉽게 식별할 수 없도록 변형됐다.

 

 사진과 문장을 잘게 찢어 엮어낸 작업들도 눈길을 끈다. ‘Clear In Peripheral Vision’, ‘이제는 혼자 울지 않는다’, ‘We Are All ________’ 등은 목재 부산물 위에 잘라낸 사진과 문장을 직조하듯 배치한 작업이다. 시위 현장 사진과 정치적 대화, 이민과 체류, 노동과 공동체에 대한 단편들이 서로를 가리며 중첩된다.

 

 전시 중심부에 놓인 ‘Run Run’은 평상 구조를 활용한 설치 작업이다. 전시 제목인 ‘Collective Witchcraft’를 중심으로 홍콩 시위 현장에서 사용된 트래픽 콘 이미지를 배치해 집단 행동이 만들어내는 힘을 은유한다.

 

 함께 소개되는 ‘Between Our Palms’는 작가를 도운 동료들의 합장한 손 형태를 본뜬 향 조각 작업이다. 톱밥과 향, 글루파우더를 반죽해 만든 조각은 실제로 불을 붙이면 향이 퍼진다. 작가는 이를 통해 예술 작업 뒤에 존재하는 공동 노동의 시간을 시각과 후각으로 환기한다.

 

 한편, 최진석 작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며 뉴뮤지엄, 고비(GOBI),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CCD) 등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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