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중국산 짚(Jeep)과 푸조, 그리고 현대차 노조

입력 2026년05월26일 14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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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란티스가 중국 내 파트너인 국영 자동차 기업 둥펑자동차에 한화로 약 1조7,8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둥펑과의 합작법인이 우한 공장에서 푸조 전기차 2종을 우선 생산하고 짚 오프로드 전기차 2종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비용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푸조와 짚 BEV는 중국 내수뿐 아니라 해외로도 수출된다. 

 



 

 그러자 국내에서도 중국산 짚과 푸조 BEV의 도입이 예정된 수순으로 읽혀지는 중이다. 유럽, 미국의 생산 차종 한계와 환율 등을 감안할 때 중국산 BEV의 한국 유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스텔란티스가 미국 내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합작공장 설립을 취소했다는 점은 지역별 생산 전략을 확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BEV 생산은 중국, 내연기관은 미국 및 유럽이 생산 거점으로 삼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슬라를 비롯해 일부 내연기관 프리미엄 브랜드 차종도 이미 중국산이 한국에 들어오는 중이어서 짚과 푸조의 중국산 도입은 그리 어색하지 않은 판단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제품 생산 전략 안에 스텔란티스의 유럽 생산 차종으로 둥펑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보야(VOYAH)가 검토된다는 내용이다. 전기와 PHEV 등의 파워트레인이 갖춰진 만큼 CKD 방식으로 생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이 경우 보야 브랜드를 스텔란티스가 유럽에서 한국으로 들여올 수도 있는데 한국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는 둥펑으로선 보야 제품을 프랑스 생산으로 전환해 무관세 수출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려면 수출용 부품을 유럽 내에서 일부 조달할 수밖에 없어 가격 부담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필요하면 리뱃지 전략을 통해 푸조 브랜드로 바꿔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점차 치열해지는 시장 내 가격 경쟁 구도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중국산 외에 대안이 별로 없어서다. 오죽하면 현대차도 수익성이 낮은 쏘나타 LPi 택시 차종은 중국에서 들여온다. 관세 8%를 포함해 수입 과정에서 부과되는 여러 세금을 더해도 국내 생산보다 중국 생산이 비용 면에서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차 가운데 중국산도 상당수다. 볼보 S90과 폴스타 일부 차종도 중국에서 실려오며 테슬라는 상당수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다. 원산지 규정을 적용하면 중국산 비중은 30%에 육박하고 BEV로 한정하면 80%에 달한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유럽과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막힌 중국 브랜드가 한국을 적극 진출한 결과로 해석하지만 속내는 전혀 다르다. 국내 수입차 시장 내 가격 경쟁력과 이익 등을 고려할 때 중국산은 이제 기업의 존속 측면에서 유일하게 남은 최선의 선택지라는 점에 보다 무게를 둔다. 공장 자동화로 조립 품질의 차이가 없고 BEV 개발 과정에서 미국 및 유럽 자동차 브랜드가 대부분 중국 내 토종 브랜드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자신감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중국산 완성차의 한국 유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때 국산차의 우려는 바로 ‘가격’이다. 중국 생산 원가에 국내 도입 추가 비용을 더해도 가격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국산차는 해마다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는다. 새로 출시된 그랜저 HEV 풀옵션 가격은 수입 프리미엄 제품에 버금가는 6,000만원을 넘는 수준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그간 고정 관념처럼 자리했던 ‘수입차=고가’와 달리 국산차가 오히려 수입차 대비 비싸질 수 있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의 성과금 지급 요구는 국산차 가격을 더욱 밀어 올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격차를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중국산 수입차의 국내 점유율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순간의 선택이 소비자 뿐 아니라 기업마저 10년을 좌우한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셈이다.


 박재용(공학박사,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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