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렉서스다움으로 가득 찬 전기 SUV, TZ

입력 2026년05월27일 20시04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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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난 정숙성과 어우러지는 강력한 성능 
 -승차감 기준 끌어올리는 리어 컴포트 인상적 
 -이동의 질감 자체를 다듬는 데에 집중해

 

 정숙성과 승차감의 대명사인 렉서스가 전기차를 만든다면 어떤 감각일까? 그것도 3열 대형 SUV라면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마주한 신형 렉서스 TZ는 짧은 동승 시승만으로도 렉서스가 전동화 시대에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조용한 전기 SUV를 넘어 브랜드가 오랫동안 다듬어온 감각의 기준 자체를 다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지난 7일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에 마련된 시승 코스에 들어서기 전, 잠시 차를 둘러볼 시간이 주어졌다. TZ는 렉서스 전동화 디자인의 최신 흐름을 대담하게 담아낸 차였다. 막혀 있는 전면부와 굵직하게 다듬은 스핀들 형상의 조형미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여기에 두툼한 주간주행등과 분리형 헤드램프는 차의 존재감을 더욱 강조한다. 큼직한 유리 면적과 전자식 도어 시스템은 가장 최신의 대형 SUV다운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차체 곳곳에 새겨 넣은 기하학적 선과 면은 단순히 매끈하기만 한 자동차들과는 또 다른 활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후면부의 완성도가 인상적이었다. 좌우를 길게 연결한 테일램프와 범퍼 양 끝에 밀어 넣은 L자형 방향지시등은 차를 더욱 넓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여기에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낸 정제된 마무리는 오히려 렉서스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요소처럼 느껴졌다.

 

 실내는 화려함보다는 최대한 깔끔하게 다듬고 그 속에서 고급감을 찾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렉서스가 말하는 드라이빙 라운지 콘셉트가 어떤 의미인지 차에 오르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해됐다. 우드 트림의 섬세한 결, 손끝에 닿는 부드러운 가죽의 감촉, 공간 전체를 풍성하게 채우는 마크레빈슨 오디오 시스템까지 단순히 이동을 위한 차가 아니라, 탑승자 모두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하나의 라운지에 가까웠다. 가족과의 대화, 음악, 휴식 같은 일상의 순간들을 더욱 부드럽고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었다.

 

 본격적인 주행은 시모야마 원선회 트랙에서 진행됐다. 위장막이 씌워진 TZ에 동승해 다양한 주행 모드를 바꿔가며 차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첫인상은 한마디로 “렉서스답다”였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조급하지 않았다. 가속과 감속, 조향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지나치게 인위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졌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을 억지로 강조하기보다는 탑승자가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부드러움만 앞세운 채 마냥 무미건조한 차는 아니었다. 시스템 최고출력 407마력의 힘은 언제든 여유롭게 쏟아졌고 속도를 높일수록 더욱 안정적으로 노면을 붙잡았다. 워낙 정숙하고 차체 움직임이 안정적이다 보니 계기판 속도를 확인하고 나서야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정도였다. 거대한 3열 SUV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4초 만에 도달한다는 숫자만 봐도 단번에 설득력을 키운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새롭게 적용한 ‘리어 컴포트’ 모드였다. 전동화 기술과 차체 제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뒷좌석 승객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기능이다. 출발과 감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앞뒤 흔들림이나 코너에서의 좌우 쏠림을 차가 미리 예측하고 억제해준다. 실제로 기능을 켰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차의 움직임이 한층 더 차분해지고 탑승자의 몸이 불필요하게 흔들리는 상황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흥미를 강조한 단순 옵션 수준이 아니었다. 일상에서 탑승자 만족도를 크게 끌어올릴 핵심 기술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TZ의 진짜 핵심은 정숙성이었다. 시승 내내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물론, 거대한 차체를 스쳐 지나가는 풍절음조차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강하게 가속해도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마저 실내로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전기차 시대가 되며 많은 브랜드들이 조용함을 이야기하지만 TZ는 그 기준 자체를 또 한 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듯했다. 렉서스가 오랜 시간 집요하게 다듬어온 정숙성과 승차감의 철학이 전동화 시대 안에서도 여전히 압도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차는 짧은 순간만으로도 증명하고 있었다.

 



 

 TZ는 렉서스가 오랜 시간 쌓아온 조용함과 편안함, 그리고 사람을 중심에 둔 감성적인 이동 경험을 전기차 시대에 맞게 다시 정의했다. 빠르고 화려한 성능 경쟁에 집중하기보다는 탑승자 모두가 얼마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압도적인 정숙성과 차분한 승차감, 그리고 리어 컴포트 모드를 중심으로 한 세심한 움직임 제어는 왜 렉서스가 승차감의 대명사로 불리는지를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여기에 407마력의 넉넉한 출력과 안정적인 주행 감각까지 더해지며 운전의 만족감까지 동시에 챙겼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부분은 렉서스가 전기차 시대에도 자신들만의 색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전기차들이 디지털 기술과 강력한 성능에 집중하는 동안 TZ는 이동의 질감 자체를 다듬는 데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짧은 동승 시승만으로도 이 차가 왜 렉서스 전동화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TZ는 전기 SUV의 미래가 단순히 더 빠르고 더 화려해지는 방향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차였다.
 

 일본(나고야)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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