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볍고 경쾌하게 탈 수 있는 데일리 소형 CUV
- 필요한 기능으로 군살을 뺀 상품성
쉐보레는 GM의 대중차 브랜드로 실용성과 접근성을 앞세운 자동차를 만든다. 매일 출퇴근에 이용하는 차, 부담 없이 학교와 일상을 오갈 수 있는 차, 유지관리 또한 비교적 수월한 차가 쉐보레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그 중 글로벌 판매를 위해 대한민국에서 생산하는 소형 CUV로 대중적인 위치에서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는 차는 단연 트랙스 크로스오버일 것이다. 오늘은 가볍고 경쾌한 마라토너 같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이하 트랙스)를 시승했다.
▲디자인 & 상품성
트랙스는 쉐보레의 대표 CUV이다. 전장(㎜)×전폭(㎜)×전고(㎜)는 4,540 × 1,825 × 1,560이며, 휠베이스는 2,700㎜이다. 크기가 국내 도심 도로와 주차 환경을 고려하면 상당히 편하게 탈 수 있는 크기다. 국내 소비 트렌드가 중, 대형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소형, 준중형 SUV, CUV의 판매량이 이전 같지 않아도 우리나라 실정에서 타기 편한 차는 이러한 크기의 CUV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전면 디자인은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흐름을 따르고 있다. 강렬하고 강인한 인상이다. 더불어 미드나잇에디션이라 검정의 통일성 미학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미드나잇 에디션은 미국 경찰차와 같은 느낌으로 크롬 몰딩과 밝은색 몰딩을 없애고 검정색 위주로 사용했기에 더욱 강한 인상을 전달할 수 있다.
비율상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갖고 양끝으로 보낸 세로 배치 헤드램프는 차량이 더 넓어 보이게 한다. 주간주행등은 전면 엔진후드 라인과 맞춰 마치 2개의 눈썹처럼 양쪽으로 점등되게 했다. 글로스 블랙 그릴바의 적용과 함께 전면부는 남성적인 강렬함이 물씬 묻어난다.
측면은 휠하우스 클래딩을 적용해 CUV임을 강조하며, 앞, 뒤 휠하우스 부분과 도어에 볼륨을 넣고 C, D필러로 갈수록 높아지는 라인을 택해 더욱 역동적인 성격을 부여했다. 도어 하단부에는 우레탄 몰딩을 넣어 하단부 보호할 수 있도록 했고, 윈도우 몰딩과 루프렉이 검정처리가 되어 오히려 미드나잇 에디션을 더욱 강조했다. 휠은 미드나잇 에디션 전용 18인치 글로스 블랙 알로이 휠과 블랙 휠 캡을 사용했고, 225/55/18의 굿이어 어슈어런스 타이어를 사용했다.
후면은 디자인 상 낮고 넓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주었다. 소형 CUV이지만 날렵하고 커 보이는 이미지다. 후미등을 ‘ㄷ’자 형태로 처리하고 끝으로 모아 차량이 더 넓어 보이게 했다. 검정색 보타이 쉐보레 앰블럼과 붉은색 RS 레터링이 차량의 트림 등급을 알 수 있게 했고, 차급 특성상 후미 콤비네이션 램프는 브레이크 등만 LED가 적용됐다.
▲실내 & 공간 활용성
트랙스의 실내는 화려하지 않지만 간결하고 깔끔하다. 마치 일본 만화 ‘건담’ 로봇에서 볼 수 있는 각진 선들과 원, 곡면을 조화롭게 사용해 간결하게 표현했다. 운전석은 일상을 즐기기에 충분히 편하게 설게됐다. 소형차이지만 다양한 편의장비가 구비되어 쾌적한 운전이 가능하다.
미국형 차량답게 센터콘솔의 팔걸이는 높이가 낮지 않아 편안하다. 자동변속기 조작 방식은 플로어 시프트인 레버식이다. 기어레인지는 P-R-N-D-L로 간단하다. 실제로 매일 운행하는 방식의 자동차에서 복잡한 선택이나 기능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기어 셀렉터 뒤에는 주차브레이크 버튼이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운전석은 8-way 전동조절식과 2-way 럼버 서포트가 적용됐고, 조수석은 4-way 수동조절시트다. 시트 착좌감은 나쁘지 않다. 시트 높이도 최대 낮은 위치와 최대 높은 위치의 차이가 크기에 다양한 체형에 맞추기 좋다. 시트에는 붉은색의 RS 레터링과 곳곳에 스티치와 라인이 들어가 있어 상위 트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클러스터는 8인치 컬러 LCD로 간결하게 많은 정보를 나타내주고, 인포테인먼트는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을 사용해 ‘적당함’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쉬보드 하단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이 있고, 기어레버 옆으로는 대용량 텀블러를 놓을 수 있는 컵홀더와 컵홀더 사이에는 핸드폰 홀더가 마련됐다.
2열은 기본적인 편의성에 충실했다. 센터터널에는 에어벤트와 A, C 타입 USB 충전전용 포트를 제공한다. 2열좌석 중간에는 팔걸이와 함께 대용량 컵홀더가 내장됐고, 양쪽 도어트림에도 페트병을 넣을 수 있는 도어포켓 공간이 마련되고, 1열 조수석 시트백 포켓이 적용되어 있다. 운전자 위주의 설계라 1열 앞좌석에만 통풍과 열선, 핸들열선이 적용됐고, 2열 뒷좌석에는 열선도 제공하지 않는다.
트렁크 공간은 차급에 맞게 효율적으로 설계됐다. 약 725ℓ의 용량에 2열시트를 폴딩하면 1,532ℓ정도까지 확장된다. 트렁크 공간 D필러 끝단에 그물망을 제공하고, 트렁크 바닥 하단부는 물품들을 보관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마련됐다. 후륜 휠하우스 내부 트림처리를 깔끔하게 하여 트렁크에 짐을 효과적으로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
▲성능 & 실용성
트랙스의 파워트레인은 1.2ℓ 터보엔진 적용으로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m/2,500~4,000rpm을 발휘하고, GEN III 6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으로 1,330㎏(18인치 타이어)의 무게를 감당한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면서 경쾌한 몸놀림에 다시 한번 데일리카로 충분함을 느낀다. 쉐보레의 3기통 엔진이 진동 측면에서 불리할 줄 알았지만 기대 이상의 진동 억제 성능을 보였다. 3기통 특유의 진동을 아주 잘 잡았다. 더불어 소음 측면에서도 무난한 정숙성을 보였다.
변속기는 3세대 6단변속기를 적용했다. 8단, 10단이 적용되는 현 시점에 뒤처지는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안정적이고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는 편이다. 더불어 유지관리도 편하고, 토크컨버터 방식의 일반적인 6단 변속기이기에 내구성도 좋은 편이다. 시속 100km는 약 2,000rpm에서 발생되어 여느 6단 변속기와 비슷한 엔진회전수를 보인다. 시내주행을 경쾌하게 했을 경우 연비는 ℓ당 8.7㎞ 수준이기에 출력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서스펜션은 소형 CUV의 성격에 맞춰 가볍고 경쾌한 몸놀림을 보인다. 편하게 도심에서 운행하기 좋은 세팅이다. 물론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에서의 주행도 무난하다. 소형 CUV에 걸맞은 설계로 부담 없이 탈 수 있고, 도심과 고속도로 제한속도 정속 주행에서는 롤링이 심하지 않아 1, 2열 탑승객의 주행승차감에 대한 불편함이 적다.
트랙스의 실내에서 8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보다는 일반 3.5인치 모노 LCD 클러스터가 시인성이 좋다고 생각된다. 8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에서는 속도계가 디지털 숫자로만 표시되기에 원형의 속도계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다소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원형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올드패션 같아도 이 형태가 직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레드라인 트림에 스피커가 4개인 것은 많이 아쉽다. 11인치 디스플레이 패키지를 선택해야만 8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11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6스피커가 함께 제공되도록 되어있다. 쉐보레도 온스타서비스를 제공하기에 다양한 원격 제어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여름이나 겨울철 의외로 편한 부분이 원격 제어가 가능한 무선시동이다. 그 외에 차량 상태 정보도 앱에서 확인할 수 있기에 굳이 차에 가지 않아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가 편하다.
▲ 총평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도심형 소형 CUV의 기본기를 가진 차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상품성 부분도 있지만, 전형적인 미국식 실용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그런 자동차다. 거기에 쉐보레 전용 액세서리가 구비되어 소비자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과하지 않은 무난함, 무겁지 않은 경쾌함이 공존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인가구나 부부, 젊은층이나 노년층 등 남녀노소 모두가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그런 경쾌한 차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기본기를 중요시하는 합리적인 소비층을 위해 그 존재감을 부여할 수 있다. 시승차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RS트림에 미드나잇 에디션 사양이 추가되어 2,974만원(개소세 인하 전)이다.
박재용 (자동차칼럼니스트/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