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요즘 車 개발은 이렇게 한다”, 남양연구소가 보여준 ‘디지털 자동차 개발’

입력 2026년07월02일 08시48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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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뮬레이터와 와이어카, 현실과 가상의 경계 허문 검증
 -시간·공간 제약 줄이고 정밀도는 높인 차세대 개발 방식

 

 자동차 개발의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기계적 완성도를 끌어올리던 시대에서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로 전환되면서 개발과 검증의 기준 역시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수많은 시작차를 만들고 실제 도로를 달려보며 문제를 찾는 방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1일 방문한 현대자동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확인한 변화의 핵심은 ‘디지털’이었다. 현실을 정밀하게 옮겨온 가상 공간과, 차가 완성되기 전 전기·전자 시스템을 그대로 구현한 테스트 환경이 동시에 돌아가며 개발의 속도와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였다. 270도 곡면 스크린과 실제 차량과 동일한 조작계를 갖춘 콕핏이 눈에 들어왔다. 실제 운전을 해본 사람들은 가상의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가속과 감속, 코너링에 따라 콕핏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차체 쏠림과 노면 진동까지 세밀하게 전달한 것. 차의 성능을 개발하는 도구라는 설명이 완벽히 이해가 갔다.

 

 해당 시뮬레이터의 핵심은 현실과의 오차를 최소화한 데이터다. 연구소 주행시험장을 1㎜ 단위로 스캔해 노면의 요철과 질감까지 가상 공간에 옮겼고 6자유도 모션 시스템으로 실제 차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재현한다. 여기에 지형 서버 방식까지 더해 방대한 도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불러오면서도 끊김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날씨나 시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조건을 즉시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기존 개발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렇게 가상에서 검증한 결과는 다시 현실로 이어진다. 실차 테스트와 시뮬레이터 평가를 반복하며 오차를 줄이고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덕분에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성능차나 극한 주행 조건까지 빠르게 검증할 수 있다.

 





 

 이어서 찾은 노바 랩은 또 다른 의미의 디지털 테스트 베드이자 현실을 앞당긴 공간이었다. 이곳에는 완성된 자동차 대신, 수백 개의 제어기와 전장 부품을 실제처럼 연결한 ‘와이어카’가 놓여 있었다. 차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전기·전자 시스템을 먼저 완성해 검증하는 방식이다.

 

 SDV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동차는 거대한 전자기기로 바뀌고 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제어기와 복잡한 통신 구조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실차에서 찾는 것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와이어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이다. 기능, 통신, 진단을 자동화된 시나리오로 검증하고 저전압이나 과전압 같은 가혹 조건까지 즉시 재현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행 상황까지 구현했다는 점이다. 어떻게 멈춰있는 상태에서 주행을 구현했을까? 처음에는 의문이 들었지만 실제 과정과 테스트를 보니 놀랍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자체 개발한 구동 부하 장치와 다이나모미터를 통해 실제 도로에서의 하중을 모사하고 ADAS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레이더와 카메라 입력까지 가상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차는 정지해 있지만 내부 시스템은 실제 주행과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신차 한 대당 수백 건의 문제점이 사전에 걸러진다. 완성차가 나오기 전 이미 대부분의 오류를 수정하는 구조다. 과거 만들고 고치는 개발 방식에서 만들기 전에 완성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남양연구소의 두 공간은 공통된 메시지를 던졌다. 자동차는 여전히 도로 위를 달리지만 그 완성은 이미 디지털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날씨와 같은 환경은 물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줄어들고 검증의 깊이는 한층 더 정밀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실제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진다.

 

 이처럼 요즘 자동차 개발은 현실을 복제하고 그 안에서 먼저 무언가를 완성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현대자동차·기아의 디지털 검증 기술이 자리하고 있었다. 남양연구소는 오늘도 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화성(남양)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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