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국내 V2G 시범서비스 인프라 갖추고 실증 ↑

입력 2026년07월08일 1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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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자 가정 내 충·방전 인프라 구축 완료
 -전력망 효율 제고 수단 V2G 주목

 -상용화 위한 제도적 기반은 필요해

 

 현대자동차그룹이 V2G(Vehicle-to-Grid) 시범 서비스에 참여한 일반 고객 가정 내 인프라 구축을 최근 완료하고 전기차와 전력망 간 충·방전 실현에 성공하면서 국내 V2G 실증에 속도를 낸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시범 서비스는 연구소나 제한된 실증 부지가 아닌 일반 고객 가정에서 진행돼실제 생활 환경을 반영한 V2G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을 연결해 전력을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전력 수요가 낮은 심야 시간대에는 충전을 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낮 시간대에는 차 배터리 내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발 지정학 리스크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V2G는 발전 연료 수급 안정화를 넘어 전력망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실증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V2G 기술의 실제 적용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상용화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연구 기관들은 V2G가 본격 상용화되면 전기차가 대규모로 전력망에 연결돼 기존 발전 설비나 고정형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보완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10kW급 양방향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10만 대를 동시에 1시간 동안 방전할 경우 최대 1GW 규모의 양수발전 또는 대용량 ESS에 상응하는 수준의 전력 공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GW는 대형 발전 설비 1기의 출력량에 가까운 규모다. 이를 1시간 전력량으로 환산하면 부천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약 80만 명이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용량에 해당한다.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2030년 약 42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V2G 보급이 확대될수록 대체 전력 자원으로서 효과도 더 커질 수 있다. 한전의 산식을 적용하면 전기차 420만 대를 1GW 규모 초대형 발전 설비 42기에 해당하는 유연 전력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42기 규모의 전력 인프라를 실제로 구축한다고 가정하면 양수 발전에는 약 84조 원이 필요한 반면, V2G는 약 5조 4600억 원 수준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V2G를 활용할 경우 양수발전 대비 최대 78.5조 원의 설비 투자 비용 절감 여지가 있는 셈이다.

 

 전력 인프라 구축 기간에서도 차이가 크다. 1GW 규모 구축에 양수 발전은 7년 이상, 고정형 배터리 저장장치(BESS)는 6개월 이상이 필요하지만 기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V2G는 구축 기간이 약 1개월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참여율과 차량 이용 패턴에 따라 활용 가능 규모는 달라지겠지만 V2G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맞물려 전력망 안정화의 경제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현대차 아이오닉 9과 기아 EV9를 보유한 차주 40명을 대상으로 V2G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참여자들은 국내 최초로 가정에서 차량 배터리와 전력망 간 충·방전을 경험하고 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EV 9 차주인 40대 남성은 “충전기를 꽂기만 하면 돼 기존 충전 방식과 다르지 않아 쉽다”며 “최저 배터리 잔량을 설정해 둘 수 있어 방전 걱정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오닉 9 차주인 40대 여성도 사용의 편리함을 강조했다. “차를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는 충전기를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며 “V2G 전용 요금제와 세제 혜택, 전용 주차구역 같은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더 많은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시범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충전기 연결 빈도와 시간대별 이용 행태, 배터리 방전에 대한 수용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V2G 상용화 서비스 모델과 고객 보상 체계 등을 설계하고, 향후 새만금 AI 수소 시티의 V2G 기반 사업 전개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V2G 상용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관련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기차가 전력시장 참여 주체나 분산 에너지 자원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차가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더라도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이를 비롯해 누가, 어떤 자격으로 전력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지, 전력 공급 대가는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한 산업계 관계자는 “V2G 상용화를 위해 제주 실증에 머물지 않고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규제 개선과 함께 전기차의 전력 시장 참여, 정산·보상 기준 등 법적 기반을 조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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