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에 막힌 글레오..자동차용 AI의 맹점은 '사투리'

입력 2026년07월23일 09시1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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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방언·중의적 표현에는 한계 있어"
 -음성→문자→AI 이해 로직..특정 표현은 제약
 -"자유로운 대화보다 명확한 제어 기능 중시"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자동차용 생성형 인공지능 에이전트 글레오 AI는 일반적인 자연어와 맥락을 이해해 차 안의 각종 기능을 제어한다. 하지만 사투리와 일부 중의적인 특유의 지역 표현을 처리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기술 세미나를 열고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의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사투리 인식 수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현대차 연구진은 억양에 특징이 있는 일부 사투리는 상당 부분 인식하지만 제주 방언이나 중의적인 지역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종호 포티투닷 팀장은 “테스트를 다시 진행해본 결과 억양의 특징이 있는 사투리는 대부분 인지했다”면서도 “제주도 방언과 같은 표현은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이’, ‘가가’처럼 특정 지역에서 사용하는 중의적인 표현은 일반적인 대화에서도 정확히 인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글레오 AI의 작동 구조상 음성 인식 단계의 오류가 이후 과정으로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레오 AI는 사용자의 음성을 먼저 문자로 변환한 뒤 AI 에이전트가 해당 문장의 의미와 맥락을 해석한다. 이후 필요한 기능을 선택하고 결과를 다시 음성으로 안내한다. 사투리 발음이나 지역 표현이 문자로 정확히 바뀌지 않으면 AI가 맥락을 이해하기 전부터 잘못된 입력을 받게 되는 구조다.

 


 

 스마트폰이나 일반 생성형 AI에서는 음성 인식 오류가 잘못된 검색 결과나 엉뚱한 답변에 그칠 수 있다. 반면 자동차용 AI는 목적지 설정이나 공조 작동, 창문 및 시트 조절, 미디어 실행 등 실제 기능을 제어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의도를 잘못 판단할 경우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현대차가 글레오 AI 개발에서 생성형 AI의 자유로운 답변 능력보다 명확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글레오 AI가 사용자의 발화를 자유롭게 추론하도록 두기보다 차량에서 수행할 수 있는 기능 목록과 현재 상황, 이전 대화의 맥락을 종합해 가장 적절한 기능을 선택하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사용자가 “덥다”고 말하면 단순히 날씨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냉방이나 시트 통풍 등 차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회생제동과 같이 일상 언어와 기능 명칭의 연관성이 낮은 경우에는 LLM이 사용자 의도를 추론하기 어려워 프롬프트 등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호 팀장은 “생산성 기반 생성형 AI는 다양한 정보에서 답을 찾지만 차에는 명확한 요구사항이 있다”며 “글레오 AI는 불확실성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LLM의 추론 과정에 명확성을 높이는 구조를 개입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투리는 이 같은 안전 중심 설계의 바깥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과제로 꼽힌다. 같은 의미라도 지역에 따라 발음과 억양, 단어가 달라지고 짧은 표현 하나가 맥락에 따라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특히 “가가 가가”와 같이 동일한 음절이 조사와 명사, 동사 등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는 표현은 문장만으로 의도를 구분하기 어렵다. 생성형 AI가 대화 맥락을 활용하더라도 음성을 문자로 옮기는 단계에서 잘못 인식하면 이후 추론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

 

 한편, 현대차는 글레오 AI를 그랜저뿐 아니라 신형 아반떼 등 대중 차종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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