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같은 심장, 다른 영혼" AMG CLA 45 S의 진중함

입력 2026년07월24일 08시4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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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숙한 주행감각 갖춘 고성능 세단
 -차종별 특화된 성격 만들어내는 AMG

 

 최근 AMG A 45 S를 타고 난 뒤 머릿속에는 하나의 공식이 생겼다. 같은 M139 엔진, 같은 421마력, 같은 AMG 퍼포먼스 4매틱 플러스 시스템이라면 결국 어떤 차들을 마주해도 성격이 비슷하지 않을까? 차체 형태만 다른 형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AMG CLA 45 S는 출발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그 예상이 틀렸음을 알려줬다.

 



 

 분명 심장은 같다. 출력도 같고 토크도 같으며 시속 100㎞ 가속 시간도 큰 차이가 없다. 종이 위의 숫자는 거의 복사한 수준이다. 그런데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달랐고 다른 의미의 감탄사를 내지르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A 45 S가 본능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혈기왕성한 청년이라면 CLA 45 S는 경험을 쌓은 프로 선수에 가깝다. 같은 실력을 갖고도 힘을 쓰는 방식이 다르다는 뜻이다. 조금 더 신중하고 조금 더 계산적이며 조금 더 품위 있게 빠르다. 그리고 이는 운전자가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결국 AMG는 같은 파워트레인으로도 전혀 다른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먼저, 디자인부터 살펴본다. CLA 45 S는 A 45 S보다 훨씬 차분하다. AMG 특유의 공격적인 요소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전체적인 비례가 더욱 안정적이다. 낮게 깔린 차체와 길게 뻗은 루프라인은 쿠페 세단 특유의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앞모습은 익숙한 AMG 파나메리카나 그릴과 대형 공기흡입구, 공격적인 범퍼 디자인이 자리하지만 A 45 S처럼 덤벼보라고 외치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측면으로 시선을 돌리면 CLA만의 진가가 드러난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루프라인과 짧은 트렁크가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지며 정적인 상태에서도 속도감을 만든다. 해치백이 역동성을 강조한다면 CLA는 우아함 위에 퍼포먼스를 입힌 느낌이다.

 











 

 후면 역시 인상적이다. 슬림한 테일램프와 깔끔하게 정리된 리어 디자인, 그리고 큼직한 디퓨저와 원형 쿼드 배기구가 조화를 이룬다.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AMG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가면 역시 기본적인 구성은 일반적인 벤츠의 컴팩트카 라인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디지털 계기판과 MBUX 시스템, 각종 버튼의 구성도 마찬가지다. 다만 AMG 전용 그래픽과 퍼포먼스 메뉴를 추가해 특별함을 키웠고 두툼한 스티어링 휠에는 별도의 조작 버튼을 통해 매력을 더한다. 다만 햅틱 버튼의 사용성은 여전히 아쉽다. 적응하면 문제없지만 물리 버튼만큼 직관적이지는 않다. 어쨌든 이러한 변화로 인해 실제로 앉아보면 분위기는 분명 달라진다.

 

 무엇보다 운전자를 감싸는 공간감이 인상적이다. 낮은 시트 포지션과 쿠페 형태의 실내 구조는 자연스럽게 운전에 집중하게 만든다. 마치 차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운전석에 몸을 알맞게 맞춰 넣는 느낌이다.

 

 디자인이 뛰어난 외관 덕분에 실내 2열 공간은 어느정도 감수해야 한다. 헤드룸이 넉넉하게 나오는 편은 아니지만 나름 시트 포지션을 낮추고 지붕 안쪽을 파 놓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또 프레임리스 도어이기 때문에 타고 내리는 과정은 생각보다는 여유롭다. 트렁크는 세단 베이스 답게 깊고 넉넉하다. 

 











 

 사실 CLA 45 S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주행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M139 엔진 특유의 폭발력이 그대로 쏟아진다. 421마력이라는 숫자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회전수는 순식간에 치솟고 AMG 스피드시프트 8단 DCT는 번개처럼 기어를 바꾼다. 직선에서 보여주는 속도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리고 힘을 전달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A 45 S가 언제든지 지금 당장 달려!라고 외치며 운전자를 앞으로 밀어붙인다면 CLA 45 S는 조금 더 정확하게, 조금 더 완성도 있게 달려보자라고 말하는 것 같다.

 

 출력은 동일하지만 전달 과정이 훨씬 부드럽고 매끄럽다는 뜻이다. 가속은 강렬하지만 흥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빠르지만 서두르지 않는 자세로 연결된다. 분명 강력하지만 거칠지 않은 느낌. 이 차를 타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균형감이었다.

 

 이와 함께 차이는 코너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A 45 S는 운전자의 손끝에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스티어링을 조금만 돌려도 차체가 재빨리 방향을 바꾸며 운전자와 함께 뛰어논다. 마치 장난기 많은 악동 같다.

 

 반면 CLA 45 S는 한 박자 더 생각한다. 물론 반응이 느리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훨씬 정교하다. 차체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움직이며 네 바퀴가 노면을 단단하게 붙잡는다. 스티어링 입력과 하중 이동,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모두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긴 차체로 인해 휠베이스 이점도 느껴진다. 안정적으로 꽁무늬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고속 코너에서는 더욱 인상적이다. 차체는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고 운전자는 차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된다. 불필요한 긴장감이 없고 오히려 속도를 높일수록 오히려 안정감이 커진다. 벤츠 특유의 고속 안정성까지 더해지며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런 다양한 부분에서는 CLA 45 S가 한층 더 성숙한 스포츠 세단처럼 느껴진다.

 

 물론 지나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CLA 45 S에도 분명 악동의 기질은 남아 있다.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800RPM이상 올라가며 자극을 더하고 배기음은 거칠어지고 팝콘 사운드는 연신 터져 나온다. 스로틀 반응도 예민해지고 변속 충격도 더욱 선명해진다.

 

 하지만 끝까지 선을 넘지는 않는다. 흥분해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이성을 유지한다. 마치 혈기왕성했던 청년이 사회 경험을 거치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과 닮았다. 그래서 더 빠르고 더 편안하며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집중력도 안겨다 준다.

 

 이제 다시 맨 처음 질문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해답은 간단했다. 같은 엔진을 얹었다고 같은 자동차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A 45 S는 운전자의 아드레날린을 끝없이 자극하는 순수한 핫해치다. 본능에 충실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운전할수록 웃음이 나오고 계속 와인딩을 찾게 만드는 차다. 반면, CLA 45 S는 속도를 즐기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다. 출력보다 완성도를 먼저 이야기하고, 자극보다 균형을 우선한다. 악동의 심장을 품었지만 행동은 훨씬 신사답다.

 

 만약 순수한 운전 재미와 날것의 AMG를 원한다면 A 45 S가 답이다. 하지만 매일 타면서도 고성능의 즐거움을 조금 더 깊고 세련되게 누리고 싶다면 CLA 45 S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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