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ROF 도입..전국 가격·재고 통합
-성수동 스튜디오 서울 열고 소비자 접점 확대
-올해 신차 11종 투입..S클래스 시작으로 공세 시작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한국 사업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다. 판매 방식을 전면 개편한 데 이어 서울 성수동에 새로운 브랜드 경험 공간을 열었고 올해에는 11종에 달하는 신차를 투입한다. 지난달 부임한 쉬린 에미라 신임 사장도 소비자 경험과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가 올해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판매 방식이다. 지난 4월13일부터 전국 11개 공식 파트너사와 새로운 판매 방식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를 시행하고 있다. 기존 딜러사별로 달랐던 재고와 가격 구조를 하나로 통합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같은 조건으로 차를 살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벤츠코리아가 전국 단위로 재고를 통합 관리하고 공식 온라인 플랫폼 '메르세데스-벤츠 스토어'를 통해 가격과 제품 정보를 공개한다. 소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차를 선택하고 상담과 계약, 인도까지 이어갈 수 있다. 전국적으로 동일한 '원 앤 베스트 프라이스'를 적용해 딜러사와 전시장에 따라 구매 조건이 달라졌던 기존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성수동에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을 열었다. 자동차 탄생 140주년을 맞아 벤츠가 전 세계 18개 주요 도시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은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스튜디오가 문을 연 도시다.
일반적인 자동차 전시장과도 성격이 다르다. 차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소비자가 벤츠의 역사와 기술,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칼 벤츠의 독일 만하임 공장에서 영감을 받은 외관을 적용하고 내부는 헤리티지와 철학, 혁신, 미래 비전 등 4개 테마를 중심으로 꾸몄다. 기존 전시장 밖에서 새로운 소비자들과 만나는 접점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제품 측면에서는 더욱 공격적이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한국 시장에 총 11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단과 SUV, 쿠페 등 주요 차급은 물론 V클래스까지 투입하며 제품 선택지를 대폭 확대한다. 벤츠 본사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신차 출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에 발맞춰 제품군을 빠르게 교체한다는 전략이다.
그 중심에는 최근 국내에 선보인 신형 S클래스가 있다. 현행 7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부분변경 제품이지만 전체 구성 요소의 50% 이상을 개선하거나 새롭게 설계했다.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은 물론 자체 개발 운영체제 MB.OS를 중심으로 디지털 경험까지 대대적으로 손봤다.
김은중 벤츠코리아 제품 및 세일즈 총괄 부사장은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신차 플랜 속에서 플래그십 세단인 S클래스는 단연 최고의 중심축"이라며 "모든 세그먼트에서 가장 선망받는 자동차를 만든다는 전략을 담아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반응도 빠르다. 지난 5월 사전계약을 시작한 신형 S클래스는 현재까지 2,500대 이상의 계약을 확보했다. 특히 S500과 S580,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등 상위 제품의 선택 비중이 이전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지난달 한국법인의 지휘봉을 잡은 쉬린 에미라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지난 19일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 신형 S클래스 시승행사에서 취임 이후 처음 국내 언론과 만난 그는 "가장 큰 목표는 한국의 모든 소비자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소비자 여정 전반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RoF 도입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는 속도보다 안정적인 정착에 무게를 뒀다. 판매 구조 자체를 바꾼 만큼 기존 파트너사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파트너들과 팀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변화가 정착되고 나면 만족스럽고 성공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의 행보는 제품 하나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RoF를 통해 차를 '사는 방식'을 바꾸고, 스튜디오 서울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을 넓히는 동시에 11종의 신차를 투입해 '선택할 제품'까지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흐름이다.
에미라 사장은 한국이 이 같은 변화를 시도하기에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단순히 볼륨만 큰 시장이 아니라 혁신의 정신을 갖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가진 시장"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경청하고 이를 본사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월=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