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 중국 상용차, 유럽 안방까지 진격 나서

입력 2026년09월18일 08시4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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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C, 레벨4 자율주행·배터리 교환 앞세워
-둥펑, 연료전지 넘어 수소 하이브리드까지
-BYD, 유럽 대형 전기트럭 시장 본격 진출

 

 "중국은 가능합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만난 GAC 관계자의 답변은 단호했다. 레벨4 자율주행 트럭을 당장 상용화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중국 상용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트럭의 수출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전기차는 물론 배터리 교환과 수소, 레벨4 자율주행까지 앞세워 유럽 업체들과 기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이번 IAA에는 BYD와 GAC, 둥펑, 포톤 등 중국 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유럽 상용차 업체들의 안방과 같은 하노버에서 차세대 기술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GAC는 자율주행과 배터리 교환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꺼냈다. 포니.ai와 공동 개발한 T9 로보트럭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 라이다 9개와 레이더 3개, 카메라 13개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여기에 배터리 교환형 시스템을 탑재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대신 방전된 배터리를 통째로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분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만난 GAC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레벨4 자율주행 트럭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자신감으로만 치부하기도 어렵다. 포니.ai는 현재 중국에서 수백대의 레벨4 트럭을 운행하고 있으며 일부는 무인으로 달리고 있다. 회사는 유럽 정부 및 항만과 현지 시험을 위한 협의에도 들어갔다. 향후 2년 안에 유럽과 중동으로 로보트럭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둥펑은 수소에 집중했다. 이번 IAA에서 400㎾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수소 상용차를 공개했다. T1 플랫폼 기반 수소트럭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1,700㎞에 달한다.

 



 

 수소연료전지가 전부도 아니다. 수소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함께 선보였다. 16.2ℓ 수소엔진을 전기모터와 조합해 순수 전기와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연장 등 14개 작동모드를 지원한다. 운송 환경에 따라 수소엔진과 전기 구동을 나눠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중국 업체 중 하나는 BYD였다. BYD는 이번 IAA에서 대형 전기트럭 ETT 44를 전면에 내세웠다. 651㎾h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약 600㎞를 달릴 수 있다. 1.5㎿급 충전을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약 20분 만에 채울 수 있다. BYD의 유럽 상용차 라인업도 3.5t에서 44t까지 확대됐다.

 

 BYD가 노리는 곳은 분명하다. 유럽이다. 회사는 2027년 유럽에 첫 대형트럭을 출시하고 장기적으로 현지 생산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순히 중국에서 생산한 차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럽 상용차 시장에 직접 뿌리를 내리겠다는 의미다.

 


 

 가격 경쟁력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필리핀 자동차 기자는 "BYD 상용차가 이미 필리핀 시장에 진출했고 가격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유럽산 상용차와 비교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느냐고 묻자 그는 "5분의 1 수준"이라고 답했다.

 

 포톤도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낸다. 배터리 전기와 배터리 교환은 물론 기체수소와 액체수소까지 대응할 수 있는 '카반 비콘'을 공개했다. 중국 업체들이 특정 기술 하나에만 베팅하기보다 시장과 운송 환경에 따라 여러 해법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IAA에서 확인한 중국 상용차의 공세는 단순히 '저렴한 중국산 트럭'의 등장이 아니었다. BYD는 전기차와 초급속 충전, GAC는 배터리 교환과 자율주행, 둥펑은 수소, 포톤은 다양한 동력원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았다.

 

 가격 경쟁력에 기술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점은 유럽 업체들로서도 부담이다. 특히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경제성에 민감하다. 초기 구매가격뿐 아니라 연료비와 충전시간, 운전자 비용, 정비비까지 모두 수익과 직결된다. 

 

 유럽 업체들의 안방인 하노버에 들어온 중국 업체들이 노리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싸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덜 쉬고 더 오래 일하는 트럭을 만들겠다는 것. 중국 상용차의 유럽 진출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하노버(독일)=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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