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연습 주행부터 압도..시즌 3승·통산 8승 달성
-베르스타펜, 0.196초 차 2위..하자르까지 더블 포디움
-업그레이드 가져온 맥라렌, 노리스 리타이어에 쓴맛
조지 러셀(메르세데스-AMG)이 2026 포뮬러 1(F1)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가 열린 바쿠 시티 서킷을 지배했다.
러셀은 본 경기가 열린 지난 26일(현지시간) 1시간38분02초14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막스 베르스타펜(레드불)이 불과 0.196초 뒤진 2위에 올랐고 팀 동료 아이작 하자르가 3위를 차지했다. 러셀에게는 올 시즌 세 번째이자 개인 통산 여덟 번째 우승이다.
결승만 놓고 보면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였지만 주말 전체를 보면 러셀의 우승은 일찌감치 예고돼 있었다. 러셀은 첫 번째 프리 프랙티스(FP1)부터 1분45초387로 가장 빨랐다. 2위 베르스타펜을 약 0.4초 차로 따돌렸다. 두 번째 프랙티스(FP2)에서도 1분43초347을 기록하며 다시 선두에 올랐다. 팀 동료 키미 안토넬리까지 2위에 자리하면서 메르세데스가 1·2위를 휩쓸었다.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매 경기 내내 상위권에 위치했던 안토넬리는 FP1에서 유압계 문제로 상당한 주행 시간을 잃었다. 카를로스 사인츠(윌리엄스)는 브레이크에서 발생한 화재로 피트로 돌아가야 했고 업그레이드를 거친 맥라렌은 플로어 문제로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바쿠 특유의 좁은 시가지 코스도 곳곳에서 발톱을 드러냈다. FP2에서는 아비드 린드블라드(레이싱불스)가 충돌하며 레드 플래그를 불러냈다.
마지막 프랙티스에서는 베르스타펜이 반격했다. 1분43초922를 기록해 러셀과 루이스 해밀턴(페라리)을 제치고 가장 빨랐다. 여러 차가 한계를 시험하다 런오프 구역으로 빠졌고 베르스타펜도 벽을 스치며 랩을 이어갔다. 러셀 역시 7번 코너에서 정면 충돌 직전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차를 세웠다. 랜스 스트롤은 1번 코너 안쪽 벽을 건드리며 휠을 손상시켜 주행을 일찍 끝냈다.
이런 결과 탓에 경기는 메르세데스와 레드불, 페라리, 맥라렌의 4파전이 예상됐지만 예선에서 러셀이 판을 완전히 뒤집었다. 러셀은 Q3에서 1분42초526을 기록하며 폴 포지션을 차지했다. 2위 샤를 르클레르(페라리)보다 무려 0.837초 빨랐다. 올 시즌 가장 큰 폴 포지션 격차였다. 르클레르와 3위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의 차이는 불과 0.001초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러셀의 랩이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결승은 또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러셀이 선두를 지킨 가운데 피아스트리가 르클레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러셀은 이후 격차를 벌리며 경기를 통제했다. 8위에서 출발한 베르스타펜도 차례로 순위를 높이며 선두권으로 접근했다.
다만 러셀은 경기 내내 '불안한 1위'를 지켜나가야했다. 알렉스 알본(윌리엄스)의 사고로 순위 격차가 다시 좁아지며 베르스타펜의 맹추격이 시작됐고 콜라핀토와 가슬리(알핀), 피아스트리가 휘말린 두 번째 사고로 또 한번 세이프티카가 투입되며 1위 러셀과 2위 베르스타펜이 바짝 달라붙는 상황이 연출됐다. 재출발부터 베르스타펜은 러셀의 뒤를 집요하게 따라붙었지만 추월까지 이어가지는 못했고 결국 두 차는 불과 0.196초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드불은 우승 못지않게 값진 결과를 얻었다. 8위에서 출발한 베르스타펜이 2위까지 올라온 데 이어 하자르가 복귀전에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하자르는 예선부터 베르스타펜보다 앞선 4번 그리드를 확보했고 결승에서도 포디엄을 지켰다. 두 차를 동시에 포디엄에 올리며 최근 개선된 차의 경쟁력을 결과로 보여줬다.
페라리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르클레르는 2번 그리드에서 출발했지만 4위로 밀려났고 해밀턴은 6위에 그쳤다. 르클레르는 경기 후 경쟁 팀과의 격차가 상당했다며 추가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랙티스부터 예선 한 바퀴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지만 결승 페이스에서는 메르세데스와 레드불을 따라가지 못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쪽은 맥라렌이었다. 피아스트리는 한동안 상위권을 달렸지만 실수로 순위가 크게 떨어져 14위에 그쳤다. 노리스는 사고에 휘말려 리타이어했다. 바쿠에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가져왔지만 프랙티스에서 드러난 불안정한 흐름을 완전히 뒤집지 못했다.
챔피언십 싸움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안토넬리가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러셀이 바쿠에서 15점을 더 가져가며 격차를 66점으로 줄였다. F1이 시즌 막판으로 향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 내부의 드라이버 챔피언십 경쟁 역시 다시 주목할 요소가 됐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