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법인 출범 이후 한국 시장서 꾸준한 투자
-서비스·부품·안전·전동화까지 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
자동차 회사에 30년은 단순히 시간이 쌓였다는 의미만 갖지 않는다. 한 시장에서 30년 동안 사업을 이어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선택과 투자가 반복됐다는 뜻이다. 특히 승용차보다 경기 변화에 민감하고 제품을 구매한 뒤 서비스와 유지관리가 더욱 중요한 상용차 시장에서는 더욱 의미가 크다.
올해 한국법인 출범 30주년을 맞은 볼보트럭코리아의 발자취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와 부품, 안전, 고객 지원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수입 상용차 시장 1위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수입 상용차 최초 직판, 한국에 뿌리내린 30년
볼보트럭과 한국의 인연은 1987년 국내 지사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96년 6월 볼보트럭코퍼레이션이 100% 투자한 자회사 볼보트럭코리아가 공식 출범했다. 당시 수입 상용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직판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시장이 아니라 본사가 직접 책임지고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할 시장으로 한국을 바라봤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성과는 꾸준히 쌓였다. 1997년 FH12 트랙터 1호차 판매를 시작으로 2012년 누적 판매 1만대를 달성했고 불과 5년 만에 다시 2만대를 넘어섰다. 이어 국내 판매 25주년이었던 2022년에는 수입 상용차 브랜드 최초로 누적 판매 3만대를 돌파했다.
▲373억원 부품센터와 31개 서비스망
또 한가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국 시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다. 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차가 멈춰 있는 시간이 곧 운전자의 손실로 연결된다. 때문에 서비스 접근성과 수리 속도, 부품 공급 능력이 제품 성능 못지않게 중요하다.
회사는 현재 동탄과 인천, 김해 등 본사 직영 서비스센터 3곳을 포함해 전국 31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지점 역시 31개에 달한다. 수입 상용차 가운데 최대 규모의 서비스 네트워크다. 여기에 373억원을 투자해 인천 부품물류센터를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약 95%의 당일 부품 공급률을 확보했다.
평택에는 약 1만5,000평 규모의 종합출고센터도 갖췄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차량 품질검사부터 적재함 조립, 운전자 교육, 차 인도는 물론 편의시설과 휴식공간까지 한곳에 마련했다. 트럭 한 대를 판매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고 전후의 전체 경험을 관리하려는 투자가 이어진 셈이다.
서비스에서도 국내 시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 2002년에는 수입 트럭업체 최초로 24시간 고객지원센터를 열었고 2004년에는 대형트럭 가운데 처음으로 서비스 캠프를 시작했다. 2016년에는 국내 상용차 업계 최초로 야간정비 서비스를 도입했다. 운행을 마친 밤 시간에 정비를 받고 다음 날 다시 영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해 차 가동률을 높이려는 취지였다. 모바일 앱 역시 국내 트럭업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2025년 5월 기준 다운로드 수는 약 4만1,000명에 이른다.
이처럼 지난 30년 동안 볼보트럭코리아가 집중한 방향은 명확했다. 한국 운전자가 실제 트럭을 운행하면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하고 이를 제품 판매 이후의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다.
서비스 계약도 같은 맥락이다. 2020년 프리미엄 블루 서비스 계약을 통해 예방점검 보장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렸고 2021년에는 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계통 주요 부품을 5년 또는 65만㎞까지 보장하는 실버 서비스 계약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브레이크와 배터리 등 비동력 부품까지 범위를 넓힌 장거리 대형트럭 전용 골드 서비스 계약도 추가했다.
예상하지 못한 사고까지 고객과 함께 책임지려는 프로그램도 있다. 2012년 도입한 '안심케어'가 대표적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리비와 할부금, 신차 구매비용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25년 12월 기준 누적 424명의 고객에게 약 107억원을 지원했다. 상용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운전자의 생계수단이라는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 이어진 새로운 시도
안전 역시 지난 3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볼보트럭은 '무사고'를 중요한 비전으로 두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2014년부터 자동긴급제동장치, 차선이탈경고장치, 운전자경고지원시스템, 차선변경지원시스템 등을 국내에 선제적으로 선보였고 2018년부터는 관련 법규 시행에 앞서 기본 장착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투자가 전동화로 확대 중이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023년 3월 국내 상용차 업계 최초로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을 공개했고 이듬해에는 국내 최초로 대형 전기트럭 전용 충전시설을 구축했다. 350㎾급 초급속 충전 인프라를 마련해 대형 전기트럭 보급에 필요한 기반을 제품 출시와 함께 준비한 것이다.
전기트럭을 실제 운송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2025년에는 환경부·서울시와 수도권 공공 청소차량 전동화 시범운행에 나섰고 같은 해 12월에는 풀무원에 친환경 식품 운송용 FH 일렉트릭 1호차를 인도했다. 전기트럭을 가져와 판매하는 단계를 넘어 국내에서 실제 활용 사례를 만들어 시장을 넓히는 과정에 들어간 것이다.
▲30년 투자의 결실, 점유율 44%
30년에 걸친 투자는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025년 국내 수입 상용차 시장에서 약 42%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2026년 1분기에는 약 44%까지 높였다. 단일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와 국산 상용차의 경쟁력 강화라는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30주년을 맞아서는 한국 시장과 고객을 향한 의미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1996년 국내 판매 초기의 강렬한 레드 컬러 캡을 재현한 30주년 스페셜 에디션을 50대 한정으로 마련한 것. 안전운행과 차 관리를 지원하는 '다시케어 캠페인'과 30주년 기념 캠페인도 진행했다.
앞으로의 30년을 위한 방향도 분명하다. 안전과 고객 만족, 지속 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FH 일렉트릭을 중심으로 국내 전기트럭 보급을 확대한다. 전국 단위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센터 내 상용차 전용 충전 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충전사업자 및 관련 파트너와의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 차 시범사업과 민간 물류사의 전동화 프로젝트 참여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상용차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지금 지난 30년간 한국 시장에 쌓아온 서비스망과 고객 신뢰, 운행 데이터와 경험은 무엇보다 강력한 자산이다. 한국 시장에서 보낸 첫 30년이 볼보트럭의 정착기였다면 이제 시작될 다음 30년은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운송산업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