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파리] 르노, 중국차 인정하면서도 "진짜 시험대는 따로"

입력 2026년10월13일 15시2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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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반 세갈 르노 글로벌 영업 및 운영 총괄 부사장
 -"중국서 배워야 할 건 속도..트윙고 1년 11개월만 완성"
 -"중고차 잔존가치, 향후 경쟁력 결정할 변수 될 것"

 

 르노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경쟁력이 중고차 잔존가치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빠른 신차 개발 속도는 적극적으로 배우되 유럽에서 쌓아온 유통망과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도 소개했다.

 


 

 이반 세갈 르노 글로벌 영업 및 운영 총괄 부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에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인터뷰를 갖고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과 르노의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세갈 부사장은 중국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중국 브랜드가 유럽 전반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라며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왜 경쟁력이 있는지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나 유럽연합의 규제와 결정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 몇 년간 중국 업체들이 우리보다 앞서나간 부분을 직시하고 빠르게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분야로는 신차 개발 속도를 꼽았다. 과거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신차 한 대를 개발하는 데 통상 4년을 투입한 반면 중국 업체들은 이를 2년으로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르노 역시 이러한 개발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갈 부사장은 "현재 중국 현지에 소규모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기술 동향과 새로운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본사 경영진과 엔지니어링 조직도 수시로 중국을 방문해 기술과 개발 방식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성과로는 소형 전기차 트윙고를 제시했다. 그는 "트윙고를 1년 11개월 만에 개발했다"며 "앞으로 르노의 모든 신차 개발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빠른 성장세가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세갈 부사장은 신차 판매 가격보다 중고차 잔존가치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차가 월 납입금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된다"며 "이 과정에서 잔존가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가치가 높을수록 금융 프로그램의 월 납입금을 낮출 수 있어 신차 가격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어 "르노는 무리하게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미등록 차 밀어내기나 단기 렌터카 판매 비중을 줄이고 건전한 소매 판매와 우량 법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높은 잔존가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들의 성장세에도 르노는 유럽 내 점유율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세갈 부사장은 또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판매를 늘린 차들이 2~4년 뒤 중고차 시장에 등장할 때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그때 잔존가치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협력 관계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글로벌 동맹이 아닌 제한적인 협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양사가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특정 시장과 사업에 한정해 협력한다는 원칙이다. 세갈 부사장은 "지리와의 협력은 무조건적인 글로벌 제휴가 아니라 철저하게 지역별로 이뤄지는 상호 이익 중심의 협력"이라며 "한국의 오로라 프로젝트와 브라질 사업,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호스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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