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보다 감각" 렉서스 신형 ES, 정숙성의 끝을 향한다

입력 2026년10월13일 16시22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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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음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소리의 균형까지 고려

 -모든 좌석에서 느끼는 편안함, 렉서스만의 감각 완성

 

 자동차의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가속 성능, 연료효율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지표가 대표적이다. 제조사 역시 이러한 수치를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그런데 렉서스는 조금 다른 접근을 선택했다. 숫자로 드러나는 성능보다 운전자가 실제로 느끼는 감각에 집중한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렉서스 신형 ES가 대표적이다. 13일 한국을 찾은 핫토리 타카유키 렉서스 인터내셔널 차량 퍼포먼스 리더는 신형 ES를 소개하며 "대화하듯 교감하는 주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자동차 개발이 다양한 측정 수치를 달성하는 데 집중한다면 신형 ES는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먼저 필요한지를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그 중심에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있다. 운전자가 차에 올라 출발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봤다. 여기에 운전석뿐 아니라 동승석과 뒷좌석까지 모든 탑승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감각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주목할 부분은 정숙성이다. 렉서스는 오랜 시간 조용하고 편안한 자동차를 만드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신형 ES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소음 차단을 넘어 실내에서 들리는 소리의 균형까지 세밀하게 조율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정숙성을 높이는 방법은 외부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다. 엔진과 노면, 바람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줄이면 실내는 한층 조용해진다. 하지만 소음의 절대적인 크기를 낮추는 것만으로 편안한 공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주파수의 소음이 두드러지거나 불규칙한 진동이 전달되면 전체적인 소음 수준이 낮더라도 탑승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렉서스가 소리의 균형에 주목한 이유다. 신형 ES는 탑승자가 차 안에서 마치 거실에 머무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소음과 진동의 전달 경로를 세밀하게 개선했다. 조용한 공간을 만드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듣기 편안한 공간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도어와 윈도 주변의 실링 구조를 개선했다. 차체와 유리 사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을 줄이고 주행 중 발생하는 풍절음도 억제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휠하우스 흡음재를 보강하고 리어 글라스의 두께를 늘려 뒷좌석으로 전달되는 소음까지 줄였다.

 



 

 특히, 뒷좌석을 위한 배려가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운전석에서 느끼는 정숙성과 뒷좌석에서 경험하는 소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엔진과 타이어, 차체를 통해 전달되는 진동의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렉서스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 뒷좌석의 소음 유입을 억제하고 모든 좌석에서 균형 잡힌 정숙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차체 구조 역시 정숙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형 ES는 프론트 필러 구조를 단순화해 진동이 발생하거나 전달될 수 있는 부분을 줄였다. 단순히 흡음재를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음과 진동의 발생 원인부터 개선하려는 접근이다.

 

 이와 함께 주행 감각을 다듬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신형 ES는 새롭게 개발한 GA-K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 파워트레인을 모두 수용한다. 서로 다른 구동 방식에서도 렉서스 ES 특유의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순수전기 버전에는 트랜스액슬과 구동모터, 인버터를 하나로 통합한 e액슬을 적용했다. 구동계의 크기를 줄이면서 출력과 효율을 높이고 주행거리 확보에도 유리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구동력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다이렉트4 시스템을 통해 주행 상황에 맞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

 

 하이브리드 역시 진화를 거듭했다.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과 리튬이온 배터리, 구동모터의 개선을 통해 가속 감각과 진동 억제 능력을 높였다. 엔진이 작동하고 구동모터가 힘을 보태는 과정에서 이질감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이는 렉서스가 강조하는 감각적인 완성도와도 맞닿아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 작동하는 과정에서 진동이나 소음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질수록 탑승자는 구동 방식의 전환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신형 ES 하이브리드에는 처음으로 사륜구동 선택지도 마련했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E-Four를 통해 앞뒤 구동력을 상황에 맞게 배분한다. 단순히 구동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앞쪽에는 맥퍼슨 스트럿을 적용하고 뒤쪽에는 ES 최초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채택했다. 부품 강성을 높이고 쇼크업소버를 개선해 차체 움직임을 정교하게 제어하도록 했다.

 



 

 이러한 변화는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도 불필요한 차체 움직임을 억제해 안정적인 승차감을 구현하려는 목적이 크다. 운전자가 의도한 만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탑승자는 불필요한 흔들림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신형 ES에 적용된 기술은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 파워트레인과 플랫폼, 서스펜션, 차체 구조, 소음 저감 기술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사람이 느끼는 감각을 완성하기 위한 요소다. 여기에는 렉서스가 오랜 시간 추구해 온 자동차 철학이 담겨 있다. 좋은 자동차가 반드시 가장 빠르거나 가장 강력한 차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탑승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이동하는 모든 과정에서 만족감을 제공하는 차가 좋은 자동차일 수 있다.

 

 전동화 시대에는 이러한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전기모터의 특성상 높은 출력과 빠른 가속 성능을 구현하는 일이 과거보다 쉬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정교한 승차감과 자연스러운 조작 감각, 균형 잡힌 정숙성은 단순히 출력 수치를 높인다고 얻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렉서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신형 ES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라는 서로 다른 선택지 속에서도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만큼은 일관되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구동 방식이 달라져도 렉서스다운 편안함과 부드러움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ES의 정체성이자 자부심인 정숙성은 더욱 완벽해졌다. 정숙성의 끝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완전한 침묵이 아니다. 탑승자가 소음이나 진동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차와 교감하는 순간 비로소 완성된다. 렉서스 신형 ES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는 여기에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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