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가속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주행 감각 우선
-전동화에도 디자인 정체성 유지, 한국 시장 중요성 강조
벤틀리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토르칼의 출력을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네 자릿수 이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지만 벤틀리 특유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주행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최고출력을 888마력으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벤틀리는 15일 토르칼 공개 행사에서 전동화 시대에도 브랜드 고유의 주행 철학과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추가 전기차 출시 계획과 한국 시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다음은 현장에서 진행한 주요 질의응답.
-토르칼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벤틀리다운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실제로 더 높은 출력을 구현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가속 성능을 낮췄다. 자연스러운 주행 감각을 구현하고 벤틀리 특유의 운전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벤틀리의 핵심 가치는 높은 수준의 주행 품질과 편안함, 스포티한 주행 성능이다. 토르칼 역시 뛰어난 퍼포먼스와 안락함을 동시에 제공하도록 개발했다. 품질과 장인정신에도 집중했으며 벤틀리에서 사용하는 고급 소재를 그대로 적용했다"
-전기차 시대에 브랜드별 주행 경험이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차별화했나?
"전기차를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토르칼에는 벤틀리만의 감성을 담은 독자적인 사운드를 적용했다. 이것이 우리의 차별점이다. 럭셔리 자동차는 오감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이 아름다워야 하고 만졌을 때의 감촉도 좋아야 하며 사운드 역시 만족스러워야 한다. 토르칼은 이러한 요소를 모두 충족하도록 개발했다"
-토르칼 이후 추가 전기차 출시 계획은?
"앞으로도 전기차 출시를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다만 토르칼의 의미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벤틀리는 V8과 V12 엔진, 하이브리드에 이어 순수 전기차까지 갖추면서 폭넓은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는 설계 자유도가 높은데 기존 디자인 관습을 깨거나 타협한 부분이 있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전기차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전기차임에도 벤틀리만의 디자인 언어를 유지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우리는 후자를 선택했다. 전기차 기술을 통해 실내 공간이 넓어지고 차량 전면부의 공간 구성도 달라졌다. 하지만 상징적인 그릴과 길게 뻗은 보닛 등 벤틀리의 전통적인 디자인 요소는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벤틀리 고유의 정체성을 어떻게 조화시켰나?
"새로운 소재를 활용해 신선함을 전달하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메리노 울과 옴브레 베니어다. 특히 옴브레 베니어는 자동차에 처음 적용한 사례다. 이를 통해 장인정신을 한 단계 높였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과 소재를 받아들이면서도 벤틀리만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토르칼의 아시아 최초 공개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다. 서울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벤틀리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에서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그만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벤틀리가 지난 2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시장을 개척해 왔다는 점이다. 20년 전 한국은 세단 중심의 시장이었지만 벤틀리는 컨버터블과 2도어 모델을 선보이며 새로운 수요를 만들었다. 약 10년 전 벤테이가를 출시하면서 럭셔리 SUV 시장의 성장에도 기여했다. 토르칼을 통해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 파트너들의 투자다. 파트너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높은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 왔다. 강남에 문을 연 벤틀리 큐브 역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세 번째는 한국 고객들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럭셔리 디자인에 대한 높은 안목과 새로운 취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고객들의 특성이 벤틀리가 한국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