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싱가포르서 가상 기반 자율 제조기술 고도화
-"사람 배제 목적 아냐..위험 반복 작업 등 역할 재편"
현대자동차그룹이 2032년 이후 미래 신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보틱스를 결합해 생산공장이 스스로 판단하고 운영을 최적화하는 '자율운영공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6일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 미디어 행사에서 이 같은 미래 제조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최영태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이포레스트센터장(상무)은 "2030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가상 기반 자율화 제조시스템을 고도화하고 2032년 이후 미래 신공장에서 휴머노이드와 전면적인 자율화 기술을 본격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생산설비의 자동화를 넘어 공장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 공장이 사람이 설정한 작업을 기계가 반복하는 구조였다면 미래공장은 AI가 생산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황에 따라 판단과 대응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생산공장별 역할을 구분했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는 미래 제조기술을 검증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 이곳에서 개발·검증한 기술은 신공장과 기존 공장의 특성에 맞춰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에는 조립과 물류 자동화 기술을, 울산 EV공장에는 높은 수준의 자동화 및 자율화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후 기존 글로벌 생산공장에도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체계와 핵심 제조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휴머노이드의 역할도 구체화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고난도 조립과 위험 작업에 피지컬 AI 기반 로보틱스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분야는 이른바 와이어링 하니스로 불리는 차내 배선 체결, 그리고 도장 공정이다.
공장 운영 방식도 바뀐다. 신차 개발부터 생산계획, 공장 운영, 시장 품질에 이르는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한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설비 고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품질 이상 징후를 분석한다. 가상공간에서 생산설비와 공정을 사전에 검증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활용한다.
이를 뒷받침할 제조 특화 AI 플랫폼 '폴라리스'는 지난 9월 울산 EV공장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공장 가동과 품질, 설비보전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현장 작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자율운영공장이 사람을 배제한 무인공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로봇이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맡고, 사람은 공정 관리와 품질 개선, 예외 상황 대응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재편하겠다는 설명이다.
최 상무는 "자동화의 목적은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안전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제조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데이터와 AI,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를 연결해 미래 제조를 현실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