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EV공장 첨단 도장 설비 구축, 소재별 색상 차이 최소화
-투톤 컬러 경계까지 정교하게 구현, 고급스러운 외관 완성
-울 캐시미어 200종 이상 평가, 감성과 내구성 모두 확보
제네시스가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에 차별화된 도장 기술과 천연 소재를 적용하며 고급 감성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GV90 테크 데이'에서 고급 감성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도장 기술과 소재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핵심은 한국 전통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실제 양산차에서도 완성도 높게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부품 사이의 색상 차이와 경계선을 최소화하고 천연 소재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외관에서는 도장 품질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제네시스는 GV90을 생산하는 울산 EV공장에 자동화 도장 라인과 AI 비전 검사 설비를 구축했다. 차체를 균일하게 칠하는 수준을 넘어 소재와 제조 공정이 다른 부품까지 하나의 색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도장 공장 내부에 컬러 매칭 전용 공간도 마련했다. 도료 입자의 배열과 보는 각도에 따른 색감 차이까지 분석하고 컬러당 48차례에 걸쳐 미세 조정을 진행했다. 같은 색상의 도료를 사용하더라도 금속과 플라스틱 등 소재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GV90 네오룬 퍼스트 에디션에 적용한 투톤 컬러에는 새로운 도장 공법을 도입했다. 총 세 차례에 걸쳐 도료와 코팅층을 입히면서 두 색상이 만나는 경계의 단차를 최소화했다. 서로 다른 색상이 명확하게 구분되면서도 표면은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구현했다. 빛이 닿는 각도에 따라 드러나는 반짝임과 색감의 깊이까지 고려한 세심한 작업이다.
외관에서 보여준 정교함은 실내 소재로 이어진다. GV90에는 리얼 우드와 리얼 스톤, 울 캐시미어 등 천연 소재를 폭넓게 적용했다. 인위적인 장식보다 소재 본연의 질감과 아름다움을 강조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천연 소재는 자동차에 적용하기 까다롭다. 온도와 습도 변화는 물론 반복적인 마찰과 외부 충격까지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가 최초로 적용한 울 캐시미어 원단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자동차용 원단은 평평한 조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GV90은 직조 구조가 드러나는 입체적인 원단을 개발했다. 고급 가구에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볼륨감과 부드러운 촉감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이다.
개발 과정에서는 200종 이상의 샘플을 평가했다. 원사의 혼방 비율과 직조 구조, 후가공 조건을 달리하면서 감성 품질과 내구성의 균형을 찾았다. 특히, 승하차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마찰까지 고려해 실제 사용 환경에서도 소재의 아름다움이 유지되도록 했다.
리얼 우드와 리얼 스톤 역시 특별한 관리 과정을 거친다. 천연 소재는 특성상 무늬와 색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차에 적용하더라도 부품 사이에 이질감이 생길 수 있다. 제네시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가 직접 무늬의 방향과 색상을 분류한 실물 견본집 '마스터 북'을 제작했다. 모든 GV90에 동일한 품질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천연 소재가 가진 고유한 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식이다.
내구성 검증도 까다롭게 진행했다. 뒷좌석 우드 플로어는 스파이크가 달린 골프화를 신고 승하차하는 상황까지 고려했다. 보기 좋은 소재를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가정해 품질을 검증한 것이다. 제네시스CMF팀 남택성 팀장은 "천연 소재 고유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플래그십 모델에 필요한 내구성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GV90이 보여주는 차별화는 화려한 소재나 색상을 적용하는 데 있지 않다. 외장 컬러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십 차례 조정을 거치고 원단의 질감과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백 가지 샘플을 검증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과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최고급 자동차의 완성도는 이러한 작은 차이에서 결정된다는 판단이다. GV90은 기술과 감성의 조화를 통해 제네시스가 지향하는 새로운 럭셔리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