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BMW 7시리즈의 완벽한 진화, "품격은 더 깊게 운전은 더 즐겁게"

입력 2026년11월06일 09시1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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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디지털 기술·고급감 모두 끌어올려
 -여전히 변함없는 BMW다운 운전의 즐거움
 -모두를 만족시키는 럭셔리 플래그십의 완성형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덕목은 분명하다. 압도적인 존재감과 고급스러운 실내, 탑승자를 배려하는 섬세한 편의 기능,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락함이다. 하지만 BMW는 여기에 한 가지 가치를 더한다. 바로 운전의 즐거움이다. 아무리 크고 화려한 차를 만들더라도 운전대를 잡는 순간만큼은 BMW여야 한다는 철학이다. 새롭게 등장한 7시리즈는 이러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한 결과물이다.

 



 

 실제로 경험한 더 뉴 BMW 7시리즈는 기대 이상이었다. 플래그십 세단 특유의 품격과 섬세함은 한층 짙어졌고 디지털 기술은 미래지향적인 감각을 더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고루하지 않다. 무엇보다 직접 운전했을 때의 만족감이 상당하다. 뒷좌석 VIP를 위한 쇼퍼드리븐은 물론 운전 자체를 즐기는 오너드리븐까지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다. 서로 다른 두 영역을 절묘하게 조율하면서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의 새로운 완성형에 도달했다.

 

 ▲디자인&상품성
 가장 먼저 외관이다. 첫인상부터 확실히 달라졌다. 기존 7시리즈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신형은 한층 정제된 모습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전면부의 변화가 상당하다. 얇게 다듬은 주간주행등과 수직적인 형태를 강조한 헤드램프는 차체의 비율을 더욱 안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분할형 헤드램프 특유의 개성은 유지하면서도 각 요소의 위치와 크기를 세심하게 조율해 전체적인 균형을 잡았다.

 

 키드니 그릴도 마찬가지다. 더욱 각을 살린 형태와 선명한 윤곽이 차체 중앙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BMW 키드니 아이코닉 글로우가 더해지면서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다. 특히 야간에는 빛으로 그릴의 형상을 또렷하게 드러내며 멀리서도 7시리즈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다이아몬드 커팅한 12개의 크리스털 글라스로 구성한 헤드램프 역시 화려함을 더하는 요소다. 햇빛 아래에서는 보석처럼 반짝이고 어두운 곳에서는 특유의 조명 그래픽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은 긴 차체를 활용한 비율이 인상적이다. 전면에서 후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이 차체를 더욱 길고 늘씬하게 보이게 한다. 거대한 차체임에도 둔하거나 무거워 보이지 않는 이유다.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매끈한 면을 강조하면서 대형 세단 특유의 우아함이 한층 살아났다.

 











 

 후면 역시 변화의 방향이 명확하다. 테일램프는 좌우로 더욱 길게 뻗었고 빛을 내는 부분은 한층 얇아졌다. 덕분에 차체가 더욱 넓고 낮아 보인다. 복잡한 장식 없이도 충분한 존재감을 전달하며 전면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전체적으로 보면 각 부분이 따로 튀지 않고 하나의 조형물처럼 연결된다. 긴 차체와 넓은 차폭, 낮게 깔린 시각적 무게중심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플래그십 세단다운 황금비율을 완성했다.

 

 두툼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가 본다. 사실 손으로 문을 열 필요조차 없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오토매틱 도어가 부드럽게 열리며 탑승자를 반긴다. 주변 장애물과 보행자를 감지하는 센서까지 갖춰 움직임이 한층 정교해졌다. 차에 다가서는 순간 바닥에 펼쳐지는 세리모니얼 라이트 카펫도 인상적이다. 무려 19만4,000여 개의 픽셀로 구현한 조명 그래픽은 마치 고급 호텔에 들어서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차에 타기도 전부터 플래그십 세단의 품격을 온몸으로 전달하는 셈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변화의 폭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사실상 완전변경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기존 7시리즈의 실내를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새로운 구성을 갖췄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BMW 파노라믹 iDrive다. 앞유리 하단 전체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비전은 원하는 정보를 운전자의 시야에 자연스럽게 배치한다. 특히 보닛 라인 바로 아래에 정보를 표시하기 때문에 주행 중 시선을 크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 전방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내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직접 경험해 보니 인체공학적인 설계가 상당히 뛰어나다. 기존 계기판을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아래로 내리던 과정이 크게 줄어든다.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단순히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넣었다는 차원을 넘어 운전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앙 디스플레이도 완전히 달라졌다. 평행사변형에 가까운 독특한 프리컷 디자인을 적용했고 운전석 방향으로 17.5도 기울어져 있다. 덕분에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도 화면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손을 뻗어 조작하는 과정 역시 한결 자연스럽다. 화면을 단순히 크게 만드는 대신 운전자의 움직임과 시야를 고려해 최적의 위치를 찾았다는 인상이다.

 

 속을 채운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X 역시 만족스럽다. 화면 구성은 더욱 깔끔하고 세련돼졌으며 메뉴의 배치도 직관적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낯설 수 있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복잡한 기능을 담고 있으면서도 이를 복잡하게 느끼지 않도록 만든 점이 돋보인다. 디지털 기술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운전을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동승석을 위한 배려도 특별하다. 브랜드 최초로 마련한 14.6인치 패신저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중앙 디스플레이보다 안쪽에 배치하고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해 두 화면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덕분에 동승자는 자신만의 화면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영상과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운전자에게 불필요한 시각적 간섭을 주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했다.

 

 센터 콘솔은 한결 간결해졌다. 높이를 낮추고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시각적인 개방감을 키웠다. 그러면서도 필요한 기능은 손이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에 배치했다. 새롭게 적용한 무선 충전 트레이 플러스도 반갑다. Qi2 규격을 지원하고 자석으로 스마트폰을 고정하는 방식이라 사용이 편리하다. 최대 15W 충전을 지원해 실용성도 높였다. 수납공간 역시 크기와 위치를 다시 다듬어 일상에서 활용하기 좋아졌다.

 









 

 고급 소재의 조화도 빼놓을 수 없다. 실내 곳곳에는 질 좋은 BMW 인디비주얼 메리노 가죽을 아낌없이 둘렀고 금속 장식과 유광 블랙, 크리스털 글라스 등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부드러운 소재와 단단한 장식이 만나는 부분마다 섬세한 마감이 돋보인다. 도어 패널의 디자인과 조명이 들어오는 범위까지 세심하게 조율하면서 소재 자체의 고급스러움도 더욱 부각됐다.

 

 무엇보다 균형감이 좋다. 화려함을 강조하면서도 조잡하지 않고 사치스러우면서도 과하지 않다. 각 소재가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며 하나의 완성된 공간을 만들어낸다. 값비싼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이를 고급스럽게 보여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신형 7시리즈는 그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뒷좌석은 언제나 7시리즈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신형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미 높은 완성도를 갖췄던 공간인 만큼 큰 틀을 바꾸기보다는 세부적인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안락함은 물론 엔터테인먼트와 업무까지 아우르는 다목적 럭셔리 공간으로 진화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BMW 시어터 스크린이다. 31.3인치 크기에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대형 화면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터치 반응과 UI·UX 구성도 뛰어나며 조작 과정이 무척 자연스럽다. 특히 신형에는 500만 화소 카메라를 추가해 이동 중 화상회의까지 가능해졌다. 단순히 영상을 감상하는 장비를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로 활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외부 기기와의 연결도 편리하다. 센터 콘솔에 마련한 HDMI 단자에 노트북 등을 연결하면 시어터 스크린을 확장형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직접 사용해 보니 기기 인식과 화면 전환 과정이 빨라 답답함이 없었다. 대형 화면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업무용 디스플레이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뒷좌석 도어에 자리한 BMW 터치 커맨드도 개선됐다. 4세대로 진화하면서 화면 구성은 더욱 간결해졌고 반응 속도도 빨라졌다. 스마트폰을 다루듯 시트와 공조장치, 조명, 스크린 위치 등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화면에서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시트를 최대한 펼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등받이를 최대 43도까지 젖힐 수 있고 넉넉한 레그레스트와 마사지 기능까지 갖췄다. 몸을 깊숙이 묻고 있으면 마치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에 앉아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하다. 시어터 스크린을 내리고 조명을 은은하게 조절하면 이번에는 고급 영화관의 VIP석이 떠오른다.

 

 여기에 바워스 &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지면 몰입감은 극대화된다. 최대 36개의 스피커와 1,965W 출력을 바탕으로 풍부하고 입체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단순히 이동하는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그 시간 자체를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어준다. 플래그십 세단의 뒷좌석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능
 이제 본격적으로 달려볼 차례다. 신형 7시리즈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국내에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은 740 xDrive를 비롯해 순수전기차 i7 50 xDrive, i7 60 xDrive, 고성능 i7 M70 xDrive가 먼저 등장했다. 향후 디젤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도 추가될 예정이다. 내연기관부터 전동화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가솔린 라인업의 중심이자 판매의 한 축을 책임질 740 xDrive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3.0ℓ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했다. 여기에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와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가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400마력, 최대토크는 59.1㎏·m에 달한다. 기존보다 출력이 19마력 높아졌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1초에 불과하다. 성능이 개선됐음에도 복합기준 연료 효율은 기존 10.3㎞/ℓ에서 11.0㎞/ℓ로 높아졌다. 새로운 터보차저와 엔진 제어 기술,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실제로 달려보면 숫자보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정숙성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놀라움이 시작된다. 주변이 아주 고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엔진이 작동하고 있는지조차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순간적으로 순수전기차에 올라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가솔린 엔진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 만큼 실내는 조용하다.

 

 출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면 차는 아무런 저항 없이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간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는 과정이 무척 자연스럽고 변속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과정에서 불필요한 소리가 철저하게 억제된다는 점이다. 엔진음은 물론 풍절음과 노면소음까지 실내로 유입되는 양이 극히 적다.

 





 

 플래그십 세단이라면 누구나 높은 정숙성을 기대한다. 하지만 신형 7시리즈는 그 기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단순히 소리를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움직임 전체를 매끄럽게 다듬었다.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이 서로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그만큼 차가 움직이는 과정이 우아하다. 고급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정숙성과 부드러움의 수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주행모드에 따른 성격 변화도 상당하다. 먼저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되는 퍼스널 모드다.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안락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지만 필요할 때는 예상보다 훨씬 경쾌한 반응을 보여준다. 특히 중속에서 고속으로 속도를 높이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고속도로에서 추월을 위해 추가적인 힘이 필요한 순간, 가속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기다렸다는 듯 강력한 토크가 쏟아진다. 지연 현상을 거의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반응이 빠르다. 기존 7시리즈가 묵직한 차체를 차분하게 밀어 올리는 느낌이었다면 신형은 훨씬 가볍고 민첩하게 속도를 높인다.

 

 풍부한 배기량에서 나오는 힘과 정교해진 동력 전달이 절묘하게 맞물린다. 한 번에 수백 미터 앞으로 훌쩍 뛰어오르는 듯한 감각이다. 그렇다고 거칠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가속 과정은 여전히 부드럽고 차체의 움직임도 안정적이다. 강력한 힘을 운전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율한 결과다.

 

 무엇보다 차의 크기와 무게를 잊게 만든다는 점이 놀랍다. 거대한 플래그십 세단을 몰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가속 반응이 경쾌하다. 원하는 순간 원하는 만큼의 힘을 정확하게 꺼내 쓸 수 있다. 단순히 최고출력을 높이는 것보다 실제 운전에서 얼마나 큰 만족감을 주는지 잘 보여준다.

 







 

 이번에는 스포츠 모드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가속페달 반응이 더욱 예민해지고 변속기는 높은 엔진 회전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엔진이 가진 400마력의 힘을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가장 놀라운 부분은 파워트레인이 아니다. 바로 하체다.

 

 퍼스널 모드에서 부드럽고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던 에어 서스펜션이 전혀 다른 성격으로 바뀐다. 차체를 단단하게 붙잡고 노면을 움켜쥐는 듯한 감각이 인상적이다. 조금 전까지 말랑말랑했던 승차감은 온데간데없고 탄탄하고 정교한 움직임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특히 속도를 높일수록 믿음이 커진다. 차체가 불필요하게 흔들리거나 출렁이는 움직임이 크게 줄어들고 노면을 따라가는 감각이 더욱 선명해진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거대한 차체가 운전자의 의도에 맞춰 한 몸처럼 움직인다. 앞머리의 반응은 예상보다 민첩하고 뒤쪽의 움직임도 안정적이다. 대형 세단 특유의 굼뜬 반응을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는 정교한 섀시 기술이 한몫한다. 기본으로 적용한 어댑티브 2-액슬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 상황에 따라 차고와 감쇠력을 조절하며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뒷바퀴를 최대 3.5도까지 조향해 저속에서는 거대한 차체의 회전 부담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차선 변경과 방향 전환의 안정성을 높인다.

 

 실제로 코너를 돌아 나가는 과정에서 차체의 크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입력한 만큼 차가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뒤쪽도 지체 없이 따라온다. 긴 휠베이스와 거대한 차체를 생각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워낙 뛰어나 운전자에게 강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물론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처럼 날카로운 움직임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기본적인 성격을 유지한다. 다만 필요할 때는 BMW다운 역동성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편안하게 이동하고 싶을 때는 한없이 부드럽다가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을 때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것이야말로 신형 7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안락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운전대를 잡은 사람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쇼퍼드리븐을 지향하는 럭셔리 세단이지만 BMW가 오랫동안 지켜온 가장 원초적인 정신은 조금도 훼손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두 가지 상반된 가치를 더욱 높은 수준에서 조화시켰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낼 만하다.

 

 ▲총평
 더 뉴 BMW 7시리즈는 단순히 더 화려하고 더 편안해진 플래그십 세단이 아니다. BMW가 추구하는 럭셔리의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차다. 고급스러움은 더욱 깊어졌고 디지털 기술은 한층 정교해졌으며 주행 완성도 역시 기대 이상이다. 특히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요소들을 하나의 차 안에서 자연스럽게 조율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디자인은 더욱 선명해졌고 실내는 새로운 디지털 경험으로 가득하다. 뒷좌석은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와 고급 영화관, 모바일 오피스의 역할을 넘나든다. 여기에 운전대를 잡으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고요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플래그십의 품격을 전달하다가도 스포츠 모드에서는 운전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역동적인 세단으로 변신한다.

 







 

 사실 대형 럭셔리 세단에서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안락함을 강조하면 운전의 재미가 줄어들기 쉽고 역동성을 추구하면 뒷좌석의 편안함을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형 7시리즈는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대신 두 영역의 완성도를 함께 끌어올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BMW의 정체성이 여전히 뚜렷하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고급스럽고 거대한 차를 만들더라도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브랜드의 본질을 잊지 않았다.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도 운전자를 미소 짓게 만드는 능력은 여전하다.

 

 이제 7시리즈는 뒷좌석에 앉기 위해 선택하는 차이면서 동시에 직접 운전하고 싶어지는 차가 됐다. 럭셔리와 스포츠, 전통적인 품격과 첨단 기술, 안락함과 역동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다. 어느 하나 과하지 않고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다. 완전변경급 진화를 거친 신형 7시리즈를 두고 감히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의 완성형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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