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XD에 수식어가 붙었다. 이름하여 뉴 아반떼XD다. 아반떼에서 뉴 아반떼XD까지의 진화과정은 꽤 길다. 두 모델 사이에 뉴 아반떼, 올뉴 아반떼, 아반떼XD가 자리한다. 뉴 아반떼XD에는 1.5 엔진에까지 가변밸브타이밍(VVT) 방식이 적용됐다. 엔진 실린더의 밸브를 여닫는 타이밍을 최적화시켜 엔진효율을 극대화했다는 엔진이다. 그 만큼 엔진이 우수해졌다.
아반떼는 이미 준중형차의 지존임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다. 월 판매 1만대를 넘보는 차다. 스펙트라, 라세티, SM3 등 경쟁차종의 월 판매규모와 비교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그 형에 그 동생인가. 쏘나타의 신화를 아반떼가 이어가는 형국이다. 뉴 아반떼XD 1.5 VVT 엔진의 4도어를 시승했다.
▲디자인
아반떼는 세월만큼 나이를 먹은 모습이다. 이 차의 첫인상은 경쾌, 발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앤 랩노즈 스타일에 고양이 눈이라 불렸던 브레이크등은 청바지 차림의 젊음을 보는 듯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반떼의 디자인은 점차 격식을 갖춰 갔다. 없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생겨났고 뒷모양의 강렬함도 그 정도를 낮췄다. 20대 중반의 청년이 30대에 가까워졌다. 아반떼가 그 만큼 나이를 먹은 셈이다. 중형차만큼의 무게감을 풍긴다. 4도어는 세로, 5도어는 가로 그릴이 적용됐고 헤드램프가 변경돼 분위기를 쇄신시키고 있다.
실내에는 보다 젊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인 지 우드 대신 메탈 그레인을 채용했다. 계기판에는 트립컴퓨터가 장착돼 주행거리와 잔여연료량 등을 알려준다. 스티어링 휠, 기어노브, 주차 브레이크 등 손이 닿은 곳마다 항균소재가 채택됐다. 핸즈프리는 이제 모든 차의 기본 장착품이다. 센터콘솔은 공간을 두 부분으로 나눠 필요에 따라 쓸 수 있고 뒷좌석은 6대4로 나눠 접을 수 있다.
운전석은 운전자가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게 요추받침장치와 시트의 높이를 부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듀얼 높이조절장치 등이 달렸다. 오디오는 MP3 CD까지 들을 수 있고 안테나는 리어 글래스에 내장됐다. 작동중에 이물질이나 손이 끼이면 즉시 내려가는 세이프티 파워윈도, 주위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헤드램프가 작동되는 기능 등 안전과 편리함을 두루 겸했다. 시트백포켓엔 그물망을 적용했다. 시거 라이터 아래에 별도로 파워 아웃렛을 만든 점도 눈에 띈다.
▲성능
이 차의 시승 포인트는 VVT 엔진에 있다. VVT는 가별벨트타이밍 방식으로 필요에 따라 실린더의 밸브를 닫는 타이밍을 한 박자 빠르게 하거나 늦추는 기술이다. 밸브타이밍을 늦추면, 즉 밸브를 조금 늦게 닫으면 흡입공기량이 많아져 강한 출력을 낸다. 반대로 일찍 닫으면 저속에서 회전을 안정시키고 토크를 높일 수 있다. 저속에서 일찍, 고속에서는 늦게 밸브를 닫는 기술인 셈이다. 정교하게 제어하지 않으면 기대하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
뉴 아반떼XD 1.5 엔진의 최고출력은 107마력. 엔진출력으로만 보면 준중형 3개 모델 중 가장 큰 도토리다. 출력수치는 가장 높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아 도토리 키재기라는 말이다. 몸무게는 뉴 아반떼XD가 1,230kg으로 무거운 편. 준중형이라고는 하지만 뉴 아반떼XD는 1.8 엔진이 없고 1.5와 2.0으로 라인업됐다. 아래로는 소형차, 위로는 중형차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소형차보다는 성능에서, 중형차보다는 경제성에서 매력이 있다. 그 반대로 풀면 그대로 약점이 된다.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얇다는 느낌이 온다. 손에 꽉 들어찰 만큼 두터운 느낌에 익숙한 이들에겐 핸들을 잡는 순간서부터 색다른 느낌을 준다. 107마력 짜리 1.5 엔진은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힘있게 차체를 끌고 나가지는 못한다. 1.5급 엔진이라면 받아들여야 할 숙명과도 같은 특성이다. 개인적으로는 수동변속기를 좋아한다. 엔진 배기량이 작다면 더욱더 수동변속기가 낫다. 적은 힘이지만 상황에 맞춰 적절한 힘을 쓰기에 편해서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유리하다.
이전 모델인 아반떼XD를 처음 탈 때의 강렬했던 인상을 기억한다. 서스펜션이 구형과는 달리 한 차원 높아져 차체를 제대로 받쳐주는 데서 오는 느낌이었다. 서스펜션의 완성도는 차의 주행성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반떼XD의 느낌이 워낙 강렬해서였을까, 이번 시승에서 내심 그 감동을 다시 기대했으나 어쩐 일인 지 옛날같지 않다. 둘 중 하나다. 기자의 감이 틀렸거나 모델체인지를 하면서 차가 변했거나.
▲경제성
시승한 뉴 아반떼 XD 1.5VVT 골드의 판매가격은 1,249만원이다. 1.5VVT 엔진 중 가장 싼 모델은 927만원, 가장 비싼 모델은 1,305만원이다. 하지만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에어컨은 돈을 더 주고 달아야 한다. 2.0은 두 종류가 있다. 고급형이 1,405만원, 최고급형은 1,943만원이다. 대략 1,00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로 라인업을 이룬다.
아반떼는 준중형시장에 1년새 풀체인지모델이 2종이나 출시됐는데도 여전히 5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오랫동안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 온 차라는 안정된 이미지를 꼽아야 할 것 같다. 풀체인지된 경쟁모델들이 허물기에 아반떼의 아성은 너무 견고해 보인다. 시승을 마치며 돌아서는 길, 긴 여운을 주는 차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