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현대자동차의 노사분쟁이 타결되자 이번엔 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파업의 칼날을 빼들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파업은 이제 생활의 한 부분이 된 듯하다.
파업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얼까. 물론 임금이다. 근로자는 보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파업을 선택한다. 반면 회사는 전체적인 이익 극대화를 위해 임금인상률을 낮추려 한다. 그래서 항상 노사는 대립한다.
파업 때마다 언론에 늘 오르내리는 단어가 "노사"다. 노동자와 회사의 준말인 "노사"라는 말을 곱씹어 보면 상당히 이중적인 시각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노사에서 과연 누가 노동자이고, 누가 회사일까. 지극히 단순분류를 해보면 노동자는 노조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 혜택이 돌아가는 사람들이고, 회사측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집단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기준을 들이댔을 때 국내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 현대 내 노동자는 현장직 조합원 전체와 사무직 중 사원과 대리 직급이 노동자에 해당된다. 반면 사무직 과장 이상은 모두 회사측이 된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GM대우와 대우자동차는 현장 조합원 전체와 사무직 중 부장 직급까지 노동자에 포함된다. 실제 현대는 협상타결 이후 현장직은 물론 사무직 대리 직급까지 1인당 격려금 200만원이 지급됐으나 과장 이상은 한 푼도 없었다.
이 처럼 실질적인 수혜자와 그렇지 않은 고위직급 집단을 우리는 흔히 노동자측과 회사측으로 부른다. 하나의 울타리에 두 개의 집단이 공존하는 셈이다. 회사입장을 대변하는 일선 홍보팀도 회사측에 서면 노조의 주장은 늘 황당(?)하다. 그러나 내심 수혜자인 이들은 노조 요구를 마음 속으로 지지하기 마련이다. 노조의 주장 관철로 당장 자신의 급여가 올라가는 만큼 노조의 투쟁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노동자와 회사는 모두 하나다. 노조와 회사가 다퉈봐야 하나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다. 어쨌든 두 집단 모두 차를 만들고 판매해서 돈을 번다. 이런 이유로 회사라는 울타리가 무너지지 않도록 노사는 협력해야 한다.
집단 이기주의는 늘 상대적인 피해를 낳기 마련이다. "노사"란 단어 대신 직급 구분없이 사장부터 말단 현장직까지 함께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OO자동차 한울타리 모임" 등으로 이름을 바꾸면 어떨까. 그럴 날이 올 수는 있을 지 궁금하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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