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애무를 즐기는 4인승 컨버터블, A4 카브리올레

입력 2003년09월03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날씨가 하루가 다르다. 쾌청한 하늘, 상큼한 바람에 절로 차창을 열게 된다. 창문을 열면 차 안과 차 밖 세상은 한결 부드럽게 연결된다. 단절된 두 개의 공간 사이에 서로 섞여지는 통로가 만들어지는 것. 차가 카브리올레여서 아예 지붕을 벗어버리면 두 공간은 하나가 된다. 자동차가 열린 공간이 되는 짜릿함은 카브리올레를 타는 맛이다.

아우디가 A4 카브리올레를 들여왔다. 신차발표회장에서 처음 만난 모델은 정열적인 빨간색. 시승차로 만난 모델은 파란색으로 6단 팁트로닉 변속기가 기본장착됐다.

▲디자인
단정하게 정리된 앞뒷 모습은 A4 그대로다. 간결하면서도 아우디의 정통성이 살아 있다. 옆모습을 보면 앞으로 살짝 기운 듯한 웻지 스타일이다. 소프트톱을 덮으면 검정색 스포츠 모자를 쓴 듯하다. 프론트 윈드실드를 감싸는, A필러를 포함한 은색 라인이 파란색 보디와 검정색 지붕 사이에서 도드라진다.

운전적에 앉아 대시보드를 보면 온통 동그라미다. 스티어링 휠, 그 안에 원, 그 원안에 아우디 엠블럼. 계기판은 4개의 원으로 구성됐고 대시보드 좌우측과 센터페시아에 모두 다섯 개의 원으로 된 송풍구가 있다. 좌우측 도어 아래엔 둥근 스피커가 자리잡았다. 동그라미는 모두 몇개일까.

뒷좌석이 좁은 2+2 시트라고 아우디측은 밝혔다. 그러나 뒷좌석은 의외로 여유있는 공간이다. 같은 2+2 방식인 포르쉐보다 훨씬 넓다. 2+2 시트임을 먼저 밝히지 않는다면 판단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트렁크 공간도 뜻밖에 넓다. 소프트톱이 접히는 공간을 확보했으면서도 넉넉하다.

▲성능
2.4ℓ 170마력 엔진은 쇼트 스트로크 타입이다. 일반적으로 쇼트 스트로크 타입은 연소효율이 높고 순간 가속성능이 우수하다. 롱 스트로크는 승차감을 높이는 데 유리한 방식. A4의 순간 가속력은 무난하다. 스포츠카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도로를 주행하거나 추월하는 데 모자랄 게 없는 수준이다.

V형 6기통에 6단 변속기는 엔진 파워를 안정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엔진과 변속기가 궁합이 잘 맞아 부드럽고 파워풀한 느낌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엔진 소리는 듣기에 참 좋다. 독일차들은 일본차만큼 조용하지는 않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소리도 자동차를 구성하는 한 요소로 보고 이를 무작정 죽이기 보다 잘 튜닝해 듣기 좋게 만든다.

시속 160km까지 이 차는 거침없이 내닫는다. 조금도 주춤거림없이 쭉쭉 뻗는다. 시속 160km를 넘기며 180km까지는 좀 더디다. 그 이후의 속도에서는 가속하기가 쉽지 않다. 제원표 상의 최고속도는 시속 219km.

지붕을 벗겨내면 체감속도는 훨씬 빨라진다. 고속으로 달리면 운전자의 시야는 좁아지고 스트레스를 엄청 받게 된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 카브리올레를 타고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리는 건 너무 의미없는 일이다. 지붕을 벗겨내고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바람과 햇살의 애무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너무 빨리 달려선 안된다. 쫓기듯 서두르는 건 카브리올레와 너무 안어울리는 일이다.

카브리올레는 상태에 따라 변신할 수 있다고 해서 컨버터블이라고도 부른다. 쨍한 하늘과 하나가 되고 싶을 때 지붕을 벗긴다. 바람이 조금 차다면 차창을 올려 구분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왕 벗는 거 활짝 벗어버리자면 그 차창마저 내리자. 차와 바람과 하늘과 운전자가 하나되는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

소프트톱이라 차가 뒤집어지면 위험하지 않을까. 글쎄.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선 차가 뒤집히도록 운전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렇게 운전해서도 안된다. 만에 하나 사고를 만나 차가 뒤집어지는 상황이라면 차에 내장된 액티브 롤오버 프로텍션 시스템이 순간적으로작동한다. 뒷좌석 헤드레스트 뒤에서 고강도 프레임이 튀어 나와 안전공간을 만들어주는 것. 물론 안전띠를 매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듀얼 사이드 에어백도 있다.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지붕이 개폐되는 장치는 편하지만 작동시간이 좀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가격
이 차의 연비는 8.6 km/ℓ, 판매가격은 6,910만원이다. 카브리올레는 동급 세단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지붕이 없지만 안전도가 떨어져서는 안되는 만큼 만들기가 더욱 까다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이 팔리는 모델도 아니어서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이 차는 같은 4인승으로 7,760만원에 팔리는 BMW 325Ci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겠다. 두 차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선택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가격이 싸다고 A4를 고르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브랜드 이미지와 그 충성도에 따라 선택이 갈리지 않을까. 두 차만 놓고 본다면 어느 쪽이 좀더 고객의 마음을 잘 움직이는가, 즉 마케팅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