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 개최, 정부의 몫

입력 2003년09월0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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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또는 그 이듬해 국내에서 개최될 게 확실시되는 F1 그랑프리에 대해 업계의 시각은 시퍼런 빛을 뿜어내는 양날의 예리한 검과도 같다.

한 쪽에선 개최효과에 의문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2,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데 비해 효과는 미지수여서 다른 방안을 찾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런가하면 서킷의 입지조건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진해 신항만의 경우 아직 물이 빠지지 않은 곳이어서 이 곳에 서킷 건설공사를 강행할 경우 각종 부작용이 도출돼 공사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

모터스포츠인들 중에서도 실익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2008년까지 레이싱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출 수 없어 자칫 F1의 들러리나 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 예로 이들은 말레이시아의 F1 그랑프리를 꼽는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국책사업으로 서킷을 지은 후 F1 그랑프리를 열고 있으나 참여기업이 없어 외국기업과 팀에게 안마당을 제공하고 잔치를 구경하는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F1 그랑프리의 국내 개최에 대한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F1 그랑프리가 갖는 상징성을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F1 그랑프리가 바로 월드컵, 올림픽에 이은 세계 3대 스포츠의 하나라는 것. 그 증거로 매년 17경기가 개최되는 F1 그랑프리의 TV 시청자 수가 490억명이라는 각종 발표를 인용한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경기 당 평균 29억명이 시청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5% 정도 높이는 데 300억원 정도가 든다고 하니 F1을 통한 무형의 홍보효과가 어마어마하다는 지적이다.

관련산업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다. 세계의 자동차산업이 모터스포츠를 통해 발전해 온 만큼 국내업체들도 늦었지만 이번 기회를 활용한다면 품질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 현재도 다임러크라이슬러, 토요타, 포드, BMW, 혼다 등이 F1에서 기술경쟁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높이고 있다.

모터스포츠가 직접적인 시장을 형성하는 건 물론 튜닝 등 애프터마켓 활성화를 통한 관련산업의 발전도 F1 그랑프리 개최의 실익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일본은 1977년 스즈카 서킷에서 F1 그랑프리를 연 후 토요타, 닛산 등에 비해 군소업체인 혼다(60년대부터 모터스포츠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를 "기술의 혼다"로 세계 속에 각인시켰다. 또 HKS, 트러스트 등 세계적 규모를 갖춘 튜닝업체 탄생에도 산파 역할을 했다. 여기에다 서킷을 활용한 각종 안전운전교육시스템을 도입,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도 기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처럼 양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F1 그랑프리의 국내 개최가 기정사실화됐다면 위험부담을 최소한 줄이면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이제 공은 F1 그랑프리의 국내 개최를 사실상 이끌어낸 한국자동차경주협회와 경남도에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정부로 넘어가고 있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역할을 기대해 본다.




김태종 기자 kls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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