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2위를 다투는 SK와 LG가 이번에는 수입차 판매전선에서 만났다.
SK네트웍스는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와 서울지역 딜러십 계약을 체결했다. SK사태로 토요타와 결별한 후 수입차 판매사업에 다시 뛰어든 셈이다. 공교롭게도 SK가 토요타와 이별하자마자 LG칼텍스정유가 토요타와 손을 잡았다. 물론 LG정유와는 별개의 법인이 설립돼 수입차사업을 맡게 되지만 수입차 판매에 대한 LG정유의 집념은 대단하다.
기름전쟁으로 시작된 두 회사의 경쟁은 끈질기다. 국내 1위 정유사를 표방하던 SK가 엔진오일 브랜드 ZIC를 내놓으면 곧바로 LG칼텍스정유가 시그마로 맞대응했고, LG정유가 오토오아시스 브랜드로 정비업에 진출하면 이에 뒤질세라 SK가 재빨리 스피드메이트라는 정비 네크워크를 갖췄다. 또 LG정유가 주유소 내 편의점을 개설하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SK가 뒤따랐고,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면 SK도 맞불작전을 폈다. 심지어 SK와 LG정유 중 서로 앞선다고 우기는 드라이브-인 주유소도 마찬가지다.
이 처럼 주유소 확장과 기름판매를 위해 다양한 부대사업을 경쟁적으로 발굴하던 두 회사가 새롭게 맞닥뜨린 분야가 수입차 판매업이다. 물론 새 분야지만 이 또한 양사의 오랜 경쟁관행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입차사업에는 SK가 먼저 뛰어들었고, 이에 자극받은 LG정유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이번에야 비로소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 LG정유는 비록 후발주자이긴 해도 SK의 실패사례를 본 탓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게다가 렉서스 브랜드가 크라이슬러보다는 국내에서 한 수 위인 게 사실이어서 오히려 만족해 하고 있다.
끊임없는 양사의 경쟁에 대해 LG정유측은 이미 모든 분야에서 SK를 앞섰다며 공공연히 업계 1위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1개 주유소에서 발생시키는 부가가치가 SK보다 높고, 여러 분야에서 매출 대비 이익률이 SK보다 크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이다.
물론 뼈아픈 기억도 있다. SK가 중고차사업을 시작한 뒤 LG정유도 뒤따랐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LG정유는 중고차사이트인 얄개닷컴을 개편하는 등 활발한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반해 SK는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과 투자로 미미하나마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LG정유를 완전히 제쳤다고 자신한다.
두 회사의 끝없는 경쟁이 언제 끝날 지 모르지만 새롭게 뛰어든 수입차 전쟁의 승리자는 과연 누가 될 지 벌써 궁금해진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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