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오는 10월17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1주년을 맞이하는 요즘 GM대우 사람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다. 생산공장은 2교대로 돌아가며 활기를 띠지만 국내 판매를 보면 머리부터 떨군다. 심지어 지난 9월 내수판매는 사상 최하인 4,900여대에 그쳐 완성차 5사 중 판매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이는 판매대리점 한 곳에서 월평균 10대도 팔지 못한 것이고, 전체 영업사원 5,000여명 중 GM대우차를 단 한 대도 팔지 못한 세일즈맨이 100명에 가까웠다는 뜻이다. 게다가 쌍용차 판매는 나름대로 호조를 보인 반면 GM대우차 팔기는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게 일선 영업현장의 목소리다.
출범 1주년을 맞은 GM대우의 내수판매가 이처럼 곤두박질 친 이유는 무얼까. 나름대로 변명과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기업이 되지 못하고 있어서란 지적이 우세하다. 특히 GM이 한국 땅에 입성해 무언가 달라질 것이란 기대를 품어왔던 소비자들로선 GM대우가 출범 후 진행해 왔던 일련의 행보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레조의 엔진결함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레조의 판매는 전월대비 무려 70% 이상 떨어졌고, 이에 따른 기업이미지 하락으로 잘 나가던 라세티까지 판매영향을 받았다. 출시 후 준중형 내 2위 자리를 지켜왔던 라세티 판매량은 지난달 급기야 716대에 머무르며 기아 스펙트라에도 뒤졌다.
이런 상황에서 GM대우 경영진들은 내수판매 하락을 수출로 만회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물론 수출은 많이 늘었다. 그러나 수출이 늘어난다고 내수를 포기할 것인가. GM대우 내부에서조차 내수시장 판매가 이대로 가다간 자칫 헤어나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돌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할부금리 인하 등의 단기적 마케팅에 치중하기보다는 신제품 개발 및 고객신뢰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당분간 신차 없이 견뎌야 할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번 부산모터쇼에 출품된 오펠의 2인승 스포츠카 "스피드스터" 수입을 GM대우가 신중히 검토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대안이 될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로선 얼마만큼 신제품을 서둘러 출시하고, 추락한 기업의 신뢰도를 얻어내느냐가 내수판매 회복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선 GM대우 경영진이 한국 시장의 특성을 보다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대부분이다.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GM대우자동차는 미국, 영국, 스위스, 독일이 아닌 한국 회사이고, 출발의 기반이 되는 곳도 한국이다. 마냥 수출에 의지할 수만은 없는 이유도 곧 여기에 있다. 출범 1주년을 맞는 GM대우의 외국인 경영진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한 이유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