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대의 속앓이

입력 2003년10월0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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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독일의 자동차시험기관 데크라(DEKRA)에서 현대 뉴아반떼XD와 르노삼성 SM3의 성능평가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는 SM3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물론 승차감이나 주관적인 선호도는 배제됐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자동차회사라는 현대자동차의 신차가 20년이 넘은 오래된 구형 모델에 기초해 개발된 SM3에 뒤졌다는 것 자체가 큰 이슈가 됐다.

데크라의 시험결과는 자동차업계에 적잖은 충격이 됐다. 당사자인 현대는 "믿을 수 없다"며 발끈했지만 르노삼성은 "있는 그대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의견과 "이론적으로 믿을만 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사태가 확산되자 이번에는 "왜? 시험을 했는가?"에 의문이 던져졌다. 시험을 진행한 아우토파워코리아측은 "비교시험이야말로 자동차회사간 경쟁을 유발시킬 수 있는 최대의 자극제"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또한 내수용 차를 굳이 독일에서 시험한 것에 대해 "최대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독일 엔지니어들이 자기네 차도 아닌 한국에서 판매되는 차를 시험하면서 굳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칠 이유가 없다는 게 시험을 진행한 아우토파워코리아측의 주장이다.

수치적 성능이 열세로 나타났던 현대는 이번 시험결과를 신뢰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승차감이나 기타 주관적인 성능평가 면에선 분명 SM3를 앞서 있다고 강변한다. 물론 이 같은 주장 뒤에는 실제 판매량이 근거가 된다. 지난달 뉴아반떼XD는 6,000여대가 넘게 팔리며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반면 르노삼성 SM3는 1,600여대 판매에 머물렀다. 소비자들이 왜 뉴아반떼XD를 선택하는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성능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현대는 정작 재시험을 해보자는 의견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시험결과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다. 결과가 뒤집어지면 본전이지만 이번 발표된 데이터가 사실이라면 스스로 열세적 성능을 인정해버리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1위 업체만의 고민이 현대에게도 닥친 셈이다.

오는 9일부터 데크라에서 안전성을 평가하는 실차충돌시험이 진행된다. 경쟁에 자극제가 되는 객관적인 시험들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되돌아온다. 문제가 있으면 개선할 것이고, 부족한 부분은 제조사 스스로 보완하는 계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시험과 객관적인 소비자정보가 여러 경로를 통해 제공되기를 바랄 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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