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의 자동차칼럼]
며칠 전 파주 통일동산 근처에서 400m 직선로를 가장 빨리 주파하는 차를 가리는 "드래그레이스(Drag Race)"가 불법적으로 수시 시행된다는 신문 기사를 보면서 우리의 튜닝문화에 대한 건전한 정착이 아쉽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평소 튜닝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필자로서는 그들이 주장하는 건전한 드래그레이스를 위한 경기장 건립 요구가 타당성이 있다고 여기는 한편 소수의 흥미를 위해 주변의 다수가 희생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우선 튜닝 등을 위한 바람직한 법적 테두리 및 방향에 대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튜닝은 대부분이 불법으로 규정지어져 있다. 튜닝용품의 판매는 허용되나 차에 부착되는 순간 불법으로 규정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일본 등처럼 안전, 소음, 배기가스 등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풀어주는 경우와 달리 우리나라는 간단한 머풀러 등의 부착도 어려운, ‘발전을 위한 규제’가 아닌 ‘억제를 위한 규제’가 만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좀더 개방적인, 이른바 "열린 생각"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본과 달리 튜닝을 위한 자동차문화 형성이 청소년 등 불법적인 폭주족 중심으로 편향성을 띠는 경우도 있고, 이를 전부인 양 보도하는 매체의 역할도 "튜닝문화"를 부정적으로 인식케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문화와 법규는 동일 수준에서 완화와 규제를 조화시켜야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야만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리라 본다.
한국튜닝협회(KATA) 등은 건전한 튜닝문화를 위해 제도권 안에서의 양성화된 행사를 주도적으로 벌이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 이미 활성화된 드래그레이스도 주도적으로 주최, 건전한 튜닝문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수익모델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튜닝에 대한 부가가치는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 양산차의 수익을 능가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해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튜닝제품 하나하나가 높은 부가가치를 내포, 독립적 테마산업으로의 가능성이 돋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제도권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채찍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당근도 활용하면서 실리를 취한다면 건전한 튜닝문화 정착은 물론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수익모델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튜닝문화는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문화로서 지금까지의 음성적 특성에서 양성적 특성으로 바꿔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미흡한 법적 문제가 있으면 충분한 논의를 거쳐 풀어야 할 것은 풀고, 묶어야 할 것은 묶는 것도 튜닝문화 정착을 위해 가장 우선시해야 할 부분이다.
오는 11월초에는 필자가 소속된 대림대학과 한국튜닝협회 주최로 ‘전국 튜닝카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튜닝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유도하고 건전한 튜닝문화를 위한 계기로 삼고자 기획했다. 기회가 되면 튜닝관련 세미나 및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다.
양성화된 법적 근거, 이러한 법 속에서 움직이는 절제된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건전한 튜닝문화"를 생각하는 것도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