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레이스가 자취를 감춘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산파 역할을 하며 온로드 레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오프로드 레이스가 내년 이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여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매년 참가자가 격감하는 데다 경기를 치르기 위한 최소한의 경비마저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올해 오프로드 레이스는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랠리위원회가 춘천과 보은에서 모두 4차례의 경기를 치렀으나 평균 참가대수가 40여대에 머물렀다. 이 정도 규모로는 스폰서로부터 지원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참가비와 KARA의 지원금 등으로 대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KARA가 내년부터는 오프로드 레이스도 주최자가 나서서 대회를 개최하면 이를 공인해주는 쪽으로 최근 가닥을 잡으면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현재로서는 대회를 개최할 역량을 갖춘 프로모터가 눈에 띄지 않아서다.
KARA 관계자는 "오프로드 레이스는 온로드와는 다른 나름대로의 특징을 갖고 있어 협회가 대회를 열거나 일정 부분을 지원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지속돼 적자가 누적되는 등 올해를 끝으로 지원을 중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협회가 오프로드에서 손을 떼겠다는 얘기다.
오프로드의 몰락(?)은 예견돼 왔다. 경기침체 여파로 오프로드 드라이버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있음에도 이들을 만류하거나 묶어둘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오프로드협의회가 있으나 명목상의 단체일 뿐 활동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드라이버의 자질시비도 꾸준히 제기됐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성적에 지나치게 집착해 욕설과 몸싸움이 경기마다 이어지는 등 파행이 끊이질 않았던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기에 염증을 느낀 드라이버들이 발길을 돌렸고, 예전의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볼 수 없으니 관중도 외면했다.
대회 주최측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늘 자금압박에 시달리느라 여러 차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또 대회를 알리기 위한 각종 홍보 등 노력이 부족했다. 참가자가 줄자 팀과 드라이버에게 거의 통사정을 하면서 참가를 권유하는 행위도 주최측의 신뢰를 추락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한 축으로 우뚝 섰던 오프로드 레이스의 명맥이 끊어지는 건 드라이버와 단체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의 입장에서도 불행한 일이다. 대회를 치르는 도시가 들썩들썩할 정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모든 이들이 합심해야 할 때다.
김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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