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시장의 지존, BMW 5시리즈의 다섯 번째 진보

입력 2003년10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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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판을 질주하는 시승차.
BMW 뉴 530i의 개성 강한 얼굴.
가을하늘과 뉴 530i.
역동적인 뒷모습.
코너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실키 식스로 불리는 직렬 6기통 엔진.
인체공학적으로 배치된 운전석 주변.
센터페시아, 6단자동변속레버, i드라이브 컨트롤러.
차 근처에 장애물을 알려주는 경보장치.
각종 정보가 잘 정돈돼 보여지는 계기판.
다른 차들과 느낌이 확연히 다른 스티어링휠.
램프와 룸미러.
도어패널에 위치한 윈도 버튼.
225/50R 17 사이즈의 타이어.
날카롭게 변한 헤드램프.
넉넉한 공간의 트렁크.
작아졌지만 역동적인 형상의 리어램프.
시트가 편한 앞좌석.
넉넉한 공간을 확보한 뒷좌석.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달리는 시승차.
뉴5시리즈의 상징이 될 헤드램프.
적어도 한국에서 BMW는 가장 인기있는 수입차다. 천하의 벤츠도 국내에선 BMW 따라잡기가 힘겨울 정도다. 물론 잘 팔린다고 좋은 차는 아니다. 반대로 좋지 않으면 많이 팔기 힘들다.

BMW 라인업의 미들필더는 5시리즈다. 월평균 150대 가까이 팔리며 국내 최다판매 수입모델의 자리를 몇 년째 이어갔었다. 가히 최고의 수입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5시리즈가 디자인을 싹 뜯어고쳤다. 거기에 첨단 기능을 추가하고 이름 앞에 "뉴"를 붙였다. 이름하여 뉴 5시리즈다.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뉴"를 쓸 수 있다는 듯 당당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1972년 1세대인 520이 데뷔한 이후 30여년동안 모두 네 차례의 모델변경을 거쳐 이번이 다섯 번째 5시리즈다.

확 달라진 디자인말고도 뉴 5시리즈는 이전과 다른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차 무게를 75kg 줄였고, 알루미늄 섀시와 서스펜션을 적용해 연비와 가속성능을 개선했으며, i드라이브 컨트롤이 달린 데다 뒷좌석 및 트렁크가 넓어졌다는 점 등이 회사측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또 하나, 액티브 프론트 스티어링을 채용했다.

▲디자인
이 차를 한 번 본 사람들은 헤드 램프의 강한 인상을 잊기 힘들 듯하다. 바람에 눈썹이 휘날리는 듯 뒤로 치켜 올라간 눈 꼬리가 매섭다. 살짝 변한 그릴은 그러나 여전히 BMW의 그 것임을 누구나 알게 해준다.

옆모습은 예술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하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의 말을 빌면 "빛과 그림자가 게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이다. 적당히 굴곡진 면에 날 선 직선이 어우러진 옆모양을 가만히 지켜 보면 이 같은 표현에 동감하게 된다.

트렁크 리드는 7시리즈의 그 것처럼 스포일러 일체형이다. 뒷모습은 품격을 갖춘 단순함을 보여준다. 조금 작아진 듯한 리어 램프는 살짝 치켜올라가게 만들어 안정적이라기 보다는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센터콘솔 앞에 위치한 i드라이브용 컨트롤러. 비디오 리모컨의 조그셔틀과 비슷하다. 실내의 다양한 편의장치를 조작하고 교통정보를 얻으며 주소록을 작성하는 등의 기능이 있다. 7시리즈에 먼저 적용된 뒤 5시리즈가 물려받은 장치다.

실내 배치는 운전자의 시선처리까지 정밀하게 고려했다는 게 메이커의 설명이다. 운전중 i드라이브 컨트롤러를 조작하지 않는다면 실제 운전하는 동안 밑으로 내려볼 일이 없다. 간단한 오디오 조작 등은 스티어링 휠을 잡은 채 할 수 있다.

시트 역시 한 단계 진보했다. 허벅지는 물론 옆구리까지 제대로 받쳐주고 헤드레스트에 옆날개를 달아 머리도 고정시킬 수 있게 했다. 말 그대로 운전자가 가장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다.

계기판과 대시보드를 둘러싼 윗면은 예각으로 날이 서 있어 보기에 불안하다. 안전규정에 맞췄겠지만 날카로움 그 자체가 주는 불안함까지도 배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성능
뉴 5시리즈에 처음 앉아 핸들을 잡으면 이 차가 다른 차들과는 뭔가 다르다는 걸 직감하게 된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 여느 차와는 확연히 달라서다. 핸들을 움직일 때의 반발력이 크다. 그렇다고 거부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보통의 파워 스티어링에 익숙한 이들이 느끼기에 조금 세다고 할 정도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른 차체 반응도 보통 이상으로 민감하다. 주차장에서 막 차를 빼낼 때는 핸들을 조금만 틀어도 차체가 많이 움직였다. 마치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가 1대1인 경주용 카트를 운전하는 듯했다. 덕분에 예리한 조향성능을 보였다. 이 처럼 민감한 반응은 오히려 속도를 높여 나가면서 무뎌진다. 저속에서는 핸들의 유격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지만 고속에서는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

이른바 액티브 프론트 스티어링의 효과다. BMW가 5시리즈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치다. 스티어링의 기어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고 방향조작 시 작은 힘에도 빠르게 반응토록 했다. 속도에 따라 차체의 반응각도도 달라진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실제 그랬다.

변속기를 후진으로 하면 우측 사이드 미러가 지면을 비추기 위해 아래로 꺾인다. 하지만 지면만 보여 운전자가 차의 위치를 전체적으로 가늠하기에는 애로가 있다. 과도하게 꺾인 듯했다.

이제 고급차, 혹은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차에 6단 변속기는 기본인 듯하다. 이 차의 변속기 역시 자동 6단에 수동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수동 모드로 놓고 킥다운을 하면 2단 혹은 3단으로 강제 변속이 되면서 강한 파워를 낸다.

탁 트인 곳에서 가속을 했다. 시속 180km까지 탄력을 유지하며 밀어붙이는 맛이 압권이다. 시속 200km도 수시로 넘본다. 날카로운 조향력에 파워풀한 가속. 스포츠 세단으로서도 손색없는 성능이다.

뒷바퀴굴림 방식이어서 급한 코너에서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기우였다. DSC(Dynamic Stability Control)와 DTC(Dynamic Traction Control)가 있어 주행중 차가 미끄러진다거나 헛바퀴가 도는 등의 불안한 상황을 미리 차단해준다. 각 바퀴의 회전차이, 노면상황에 따르는 구동력 차이를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해 차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되는 것. 물론 의도적인 드리프트와 카운터 스티어링은 이 장치들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에 대해 불만을 토로할 운전자는 없을 것이다.

시속 200km에서도 차의 거동은 불안하지 않았다. 서스펜션이 차를 안정되게 지지했고 앞뒤 무게배분이 50대 50에 가깝게 이뤄진 점도 도움이 됐다.

5시리즈는 뒷좌석 공간도 충분히 넓혔다. 오너 드라이버에 어울리지만 쇼퍼 드리븐카로도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다. 뒷바퀴로 구동축이 지나가면서 실내에는 센터터널이 생겨 뒷좌석 아래 공간을 차지하지만 실제 활용되는 공간은 충분하다.

궁금한 점은 남는다. 곧 닥쳐올 겨울, 눈길에서 뒷바퀴굴림인 이 차가 과연 어떤 성능을 보여줄 지는 미처 확인할 수 없었다.

▲경제성
이번에 출시된 뉴 530i의 국내 판매가격은 8,850만원이다. 프리미엄급 세단으로 BMW의 자존심이 포함된 가격이다. 530은 5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모델. 1억에 가까운 값을 부를 정도로 비싸지만 그 만큼 값을 한다는 게 BMW코리아의 설명이다.

비슷한 가격대로는 아우디 올로드콰트로 2.7(8,700만원), 아우디 A6 3.0(7,740만원), 벤츠 E320(8,890만원), 재규어 S-타입 3.0(8,150만원) 등 주로 유럽차들이 있다. 미국산 수입차로는 캐딜락 드빌이 9,250만원이다.

BMW 530i의 시가지 주행연비는 7.1km/ℓ수준. 연료 소모상황이 계기판에 표시된다. 그 표시를 보고 있으면 가속 페달을 마음껏 밟기가 쉽지 않다.

시승/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박형철 기자 pho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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