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판매가 와신상담하고 있다. 대우자판은 지난 9월 판매 최하위로 추락한 데 충격받아 제조사인 GM대우자동차에 판매확장을 위한 러브콜을 보냈으나 무덤덤한 반응만 돌아왔다. 결국 10월 내수판매를 1만대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상병이 속출했다.
대우자판 전 임직원은 일선 영업직뿐 아니라 관리직까지 영업직보다 더 많은 판매할당량을 채우느라 10월 한 달을 보냈다.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붙들고 자동차 판매에 매달린 직원들 중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사람은 개인적인 손해까지 감수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불만의 화살은 제조사로 돌아갔다. 게다가 GM대우 내 대우출신 임원이 "우리도 전사적인 판매운동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제안했다가 되레 외국인 임원에게 호통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감정이 폭발했고, 이는 GM대우차가 아닌 쌍용차 판매증대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우자판의 입장은 간단하다. 판매회사 입장에서 "못팔 차가 어디 있느냐"는 것. 대우자판은 현재 GM 산하의 모든 브랜드와 폭스바겐, 쌍용차까지 판매한다. 심지어 "현대차라고 마다할 리 없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제조사인 GM대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음도 잘 알고 있다. GM대우가 만약 차를 공급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야기될 수 있어서다. 물론 GM대우도 대우자판의 표정을 살핀다. 대우자판이 GM대우차를 팔지 않겠다고 버티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공생공사 관계라 해야 할까.
두 회사의 파워게임을 두고 일부에선 "제조와 유통의 초기 갈등"으로 보기도 한다. 이미 대부분의 제조사가 대형 유통사의 눈치를 보는 요즘이지만 양사는 "서로 미워하면서도 헤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설명이다. 결국 제조와 유통 간 힘의 대결구도인 셈이다.
현재까지 힘겨루기에선 GM대우가 조금 앞서 있다. 대우자판이 독점적 딜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별도의 딜러망 구축을 검토하면서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대우자판도 본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개별 딜러들과의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당장 두 회사가 손을 놓는 건 아니지만 냉혹한 현실에선 언제 남남이 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그러나 자동차 또한 유통의 힘이 막강해질 것이란 예측은 쉽게 할 수 있다. 대우자판이 GM대우의 지원사격을 기다리며 와신상담하는 이유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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